[오프닝 멘트] 제주경제 진단을 사업자에 맡기는 지역 신문

고칼의 제주팟 2019년 2월 20일 에피소드 시작합니다.

대학교를 다닐 적에 가끔 공과대학을 지날 일이 있었는데요. 그때마다 항상 드는 궁금증이 하나 있었습니다.

전자공학과 전기공학이 도대체 무슨 차이가 있을까하고 말이죠.

최근에서야 찾아봤더니 이렇더군요. 전기공학은 엄청나게 센 고압 전기의 생산과 송변전, 그리고 통로인 배전선로 등을 주로 공부하는 분야이고요, 전자공학은 전자,통신분야에서의 ‘약전’ 그러니까 약한 전력의 통신설비를 공부하는 학과라고 말이죠.

조금 쉽게 풀어서 전기공학을 배우면 한전 같은 곳에서 일을 할 수 있고요, 전자공학을 배우면 삼성이나 엘지전자 같이 소형 전자제품을 만드는 곳에서 일하기에 유리하다는 것이겠죠.

비슷한 사례가 제가 나온 상과대학에도 있습니다. 바로 경제학과와 경영학과인데요.

경제학과는 국민이나 지역사회에 전반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금리 문제라든가 국민총소득, 전체 통화량이나 수요와 공급 등을 다루고 있고요. 이에 반해 개별 기업의 자금 조달이나 인사, 생산과 마케팅 등에 대한 공부를 하는 곳이 바로 경영학과입니다.

경제관료가 삼성전자의 경영에 대해 모두 아는체 할 수 없는 것처럼, 제 아무리 삼성전자 회장이라도 국가경제 흐름에 대해 아는 부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제민일보가 지난 월요일자 신문에 <제주경제를 진단한다>는 기획코너를 만들었는데요. 오라관광단지 조성에 나섰던 박영조 전 JCC 회장과의 인터뷰를 실었는데요.

현직도 아닌 전직 기업가인 박 전 회장이 보는 제주의 경제정책. 좋을리 있겠습니까? 당연히 형편없습니다. “제주가 기업하기 어려운 곳이라며 복합리조트를 적대관계로 보는 지역정서로는 제주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원래 회사 운영하는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항상 규제 철폐를 좋아하고요. 모든 행정 절차나 작용이 없어져야 할 투자의 걸림돌이라며 이걸 뽑지 않으면 경제의 미래는 없다고 노래를 부르고 다니는 사람들입니다. 기업을 했던 사람을 통해 바라보는 실물경제의 시각이 그만큼 단순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박 전 회장, 올해 초에는 제주신보 인터뷰를 통해 “제주가 개방과 혁신을 외면하면서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고 제주경제를 평가절하하기도 했습니다.

제주경제에 대한 박 전 회장의 평가…개인의 생각이니 얼마든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데요. 그런데 언제부터 박영조씨가 경제전문가로 인정을 받게 됐는지, 이 사람 개인이 진단하는 제주의 경제를 도민들이 여과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데요.

적어도 지역의 경제를 진단하기 위해서라면 경제학자나 경제관료 또는 민간의 경제연구소 관계자의 얘기를 듣는게 우선 아닐까요?

엄한 사람 데리고 와서 경제 전체가 문제가 있다고 진단하고 보도하는 것. 이것도 가짜뉴스로 봐야 하지 않을까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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