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칼럼] 내수용 원희룡, 수출용 원희룡

국내 자동차 제작사가 내수용 제품과 수출용 제품의 부품 차별을 둔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5년 8월 공개 충돌 실험까지 해가며 국내 소비자들의 오해를 벗어나고 싶었지만, 지금도 수출용과 내수용 차별 논란은 잊을만하면 한 번씩 터져 나올 정도로 뿌리가 깊다. 독과점인 국내 시장과 달리 세계적 메이커와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해외시장이라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었겠지만, 결국 내수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차별을 가능하게 했던 이유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요즘 화제다. 전국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언론에 유독 부각되는 모습이다. 기본소득과 뉴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미혼모 문제까지 정치면 정치, 경제면 경제, 사회와 외교까지 전국적인 현안을 두루 섭렵하며 팔방미인임을 적극 어필하고 있다. 관심도 많고 발도 빠르며 무엇보다 몸을 사리지 않는다. 쌍꺼풀 수술 이후 얼굴 표정도 확 살았다. 뭐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읽힌다.

21일 원 지사가 제주도청 기자실을 찾아 모처럼 지역 언론과 소통을 시도했다. 사실상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고, 국정감사와 영리병원 1심 판결, 공직선거법 재판, 제2공항과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한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입장을 듣기 위해 많은 기자들이 모였다. 굵직한 뉴스가 서울발로만 나온다는 지적과 함께 대권 도전에 대한 입장을 도민들께 정확히 밝히라는 요구에 그는 “따로 자리를 갖겠다”고 했다 한다. 다른 현안에 대해서도 그는 나중에 자세히 밝힐 자리가 있을 것이라는 두루뭉술한 답변으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모르거나 자신감이 있어야만 보일 수 있는 오만한 태도다. 제주의 민심은 원희룡의 마르지 않는 내수시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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