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 영리병원 1심 선고 D-1…조건부 허가는 신의 한 수?

※ 10월 19일 제주CBS 시사매거진 제주 <고재일의 뉴스톡> 방송 내용입니다.

#1 선고 하루 앞으로

[류도성] 월요일마다 돌아오는 <뉴스톡> 시간입니다. <제주팟닷컴>의 고재일 기자 나와 있습니다.

[고재일] 한때 제주도가 제발 ‘투자개방형 외국병원’이라는 명칭으로 불러달라고 언론에 호소한 기억이 있는데요. 영리병원이 내일 1년 6개월여 만에 1심 선고가 나오는데요. 그동안의 과정과 앞으로의 전망 정리하겠습니다. 아시는 분들 많으시겠습니다만, 간단히 설명드리면 영리병원은 수익을 병원 밖으로 유출할 수 있고, 투자자들에게 배당할 수 있는 병원인데요. 제주도특별법과 경제자유구역법에 따라 제주도와 전국 8개 지역에서만 설립이 가능한데요. 주주에게 많은 이익을 돌려줘야 하는 만큼 진료 수가가 높을 수밖에 없고 건강 보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높은 임금 등으로 의료인들이 선호할 수밖에 없고, 때문에 공공의료 체계 붕괴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반발이 이어져 왔습니다.

[류도성] 지금 2건의 행정소송이 제기된 상태죠?

[고재일] 외국인만 진료하라는 제주도의 조건부 허가가 잘못됐으니 취소해달라는 <외국 의료기관 개설 허가조건취소 청구 소송>이 있고요, 병원 허가 후 90일 이내에 진료를 시작하지 않았다며 제주도가 병원 개원을 취소했는데, 이것이 잘못됐다는 <외국 의료기관 개설 허가취소처분 취소 소송> 등 2건입니다.


#2015년 설립 계획서 제출 후 12월 18일 복지부 승인

[류도성] 청취자 여러분들을 위해서 그동안의 추진 경과를 정리해 주실까요?

[고재일] 영리병원 논란은 지난 2005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정부가 외국 의료기관에 한해 건강보험 적용이 배제된 영리 의료기관 설립을 허용하는 제주도특별법을 의결했습니다. 진료 대상을 내국인이냐 외국인이냐 구분하지 않고 병원 설립의 주체만 외국계로 한정했는데요. 첫 시도는 지난 2013년 서귀포 호근동에 추진하려던 싼얼 병원이었습니다. 여러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부가 승인하지 않았죠. 그러다 2015년 3월에 중국 녹지그룹이 ‘녹지국제병원’ 설립 계획서를 제출합니다. 제주도가 타당성 검토를 거쳐 보건복지부에 사업계획 승인 신청했는데 국내 병원의 우회 투자 의혹이 제기됐고요. 결국 2015년 7월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라는 한국법인을 세워 승인을 요청하게 됩니다.

[류도성] 이때부터 본격적인 영리병원 설립이 추진된 것이군요?

[고재일] 제주도특별법에 따라 보건복지부가 사업계획을 승인하면 제주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도지사가 최종 허가 여부를 판단하는데요. 2015년 12월 18일 보건복지부가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승인합니다. 2017년 3월 개원을 목표로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 4개 진료과목에 의사와 간호사 등 134명 규모로 확정이 됐고요. 녹지 측은 다음 달 부지 매입 등을 마치고 바로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류도성] 이제 제주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심의와 최종 도지사의 허가 여부만 남은 것이네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아마 대통령이 바뀌지 않았다면 녹지국제병원은 예정대로 개원했을지도 모를 일이죠. 그런데 대통령이 바뀐 상황에서 녹지 측은 2017년 7월 개설허가 신청서를 접수합니다. 제주도의 분위기도 느슨해 집니다. 9월까지는 개원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하는데 보건의료정책심의위 위원들의 임기가 끝나간다는 이유로 심의를 자꾸 연기하고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2018년까지 넘기게 됐는데요. 이제부터는 많은 분들 아시는 대로입니다. 원 지사가 결과에 승복하겠다며 영리병원 설립 여부를 묻는 공론조사를 띄우죠. 60% 가량의 반대 의견이 나왔지만 결국 2018년 12월 5일 조건부 승인이 나온겁니다. 원 지사는 조건부 승인에 대해 소송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신의 한 수’라 자평했습니다.


#신의 한수냐 신의 악수냐? 재판부 판단은?

[류도성] 내일이면 원 지사의 결정이 ‘신의 한 수’인지 아니면 ‘신의 악수’인지 판가름이 나겠네요. 제법 오래 걸렸습니다만,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까요?

[고재일] 아마 지금쯤이면 판결문을 다 써놓지 않았을까 생각되는데요. 법조계는 원 지사가 내건 내국인 진료 금지 조건이 재량권이라고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영리병원의 개설 요건은 조례로 정하도록 제주도특별법이 규정하고 있는데요. <제주특별자치도 보건의료 특례 등에 관한 조례>는 자본금과 법인 형태를 비롯해 승인과 취소 절차, 우회투자 금지와 시설 기준 등을 나열하고는 있습니다만, 내국인 진료를 금지한다는 조항은 없거든요. 그래서 제주도는 공공의료체계 보호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서 법리보다는 재판부의 판단이나 여론에 호소하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행정소송의 경우 법리만 따지는 민사소송과는 달리 공익을 함께 고려하기 때문에 내세운 전략이라고 보는 시선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류도성] 법원이 조건부 허가의 ‘공익적’ 취지를 어느 정도 수용하느냐가 관건이겠네요?

[고재일] 그렇다면 영리병원이 공익을 해치거나 저해한다는 객관적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요. 영리병원을 제도화하고 있는 몇몇 다른 나라는 심각한 공공의료 보건체계를 갖추고 있는가하는 반문이 생길 수 있거든요. 법원이 이 부분을 납득하지 못하면 조건부 개설 허가는 재량권의 남용이 되는 것이겠죠.


#결국 ISD 불가피…원만한 합의 의견도

[류도성] 녹지측에서는 내국인 진료 가능성을 미리 예상하고 있었다는 증거자료를 제출하기도 했죠?

[고재일] 보건복지부가 사업계획을 승인한 2015년 12월 18일에도 그런 표현이 있었고요. 원 지사의 도정질문 답변에도 이미 내국인 진료를 염두에 둔 표현이 나와 있습니다. 제주도의 홍보물 자료 역시 영리병원에서 내국인 진료가 이뤄지더라도 공공의료체계는 문제가 없다는 문구가 담겼고요.

[류도성] 내일 판결에 따라 어느 쪽이 이긴다고 하더라도 이 문제 결국 대법원까지 가지 않을까요? 끝으로 앞으로의 전망 간단하게 정리해 주신다면요?

[고재일] 물론 그렇습니다.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만, 대법원의 최종 판결까지 받아야 할 문제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특히 이미 대권 도전을 선언한 마당인 점을 감안하면 당장 내일 판결에 따라서 원 지사의 정치적 위상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은데요. 법원 판결 이후에도 ISD, 투자자 국가간 소송도 불가피 할 겁니다. 대한민국의 법 체계나 국민 정서보다 투자자 보호에 초점을 맞춘 제도 아니겠습니까. 예래휴양형주거단지와 관련해 JDC와 버자야의 사례를 보면요. 결국 소송보다는 합의가 원만한 사태 해결의 길이라는 시각도 있는 것 같습니다.

[류도성] 뉴스톡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주팟닷컴> 고재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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