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팡뉴스] 키워드로 읽는 제주(12월 5주)

▲ 프로그램 : KBS제주방송총국 <탐나는 제주>

▲ 방송일자 : 12월 31일(목) 오후 5:30~6:00


[앵커] 복잡한 뉴스를 키워드로 알기 쉽게 풀어 보는 <알고팡 보고팡 팡팡뉴스> 시간입니다. 고재일 기자 첫 키워드가 ‘야속한 날씨…제주섬 강타한 동장군’이네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세밑 한파 날씨가 매섭다 못해 가혹한 것 같습니다. 하늘과 땅, 바다 할 것 없이 제주섬이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데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국적 등 선원 7명이 탑승한 제주시 한림선적의 39톤급 저인망 어선인 ‘명민호’가 그제 저녁 9시 10분쯤 제주항 북서쪽 1.3km 해상에서 뒤집힌 채 발견됐는데요. 해경 구조대원이 선체를 두드리며 신호를 보내자 내부에서 반응이 돌아오는 것을 확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한때 구조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는데요. 이튿날 새벽 3시 50분쯤 선박이 제주항 서방파제에 충돌해 부서졌고 선원 7명은 모두 실종됐습니다만, 오늘 오전 10시 반쯤 70대 선원의 시신이 발견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앵커] 생존신호를 주고 받은 이후의 실종이라 안타까움이 더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현장 상황이 많이 어려웠다는 뜻이겠죠?

[고재일] 발견 당시 해경이 여러차례에 걸쳐 선내 진입을 시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초속 풍랑특보가 내려진 상황에서 초속 20m 안팎의 강풍과 3~4m에 달하는 높은 파도, 그리고 장애물 등으로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해경 대원 2명이 탈골과 부상 등을 입었고, 경비단정이 침수될 정도로 좋지 않은 기상상황과 장애물 등이 발목을 잡았다고 합니다. 해경은 오늘 사흘째 수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가슴 아픈 상황인데요. 앞으로 실종된 선원들을 더 찾을 수 있도록 구조작업에 최선을 다해 주시길 바라고요. 아울러 희망적인 소식도 함께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런가하면 동장군의 맹위로 지상에서도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요?

[고재일] 어제부터 제주 산간에는 대설경보, 해안 지역은 대설주의보 발효됐는데요. 산간에는 내일까지 3~8cm 이상의 눈이 더 쌓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요, 시내권에도 5cm 안팎의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산간은 물론 빙판길로 변한 주요 시내 도로의 차량 운행이 통제되면서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하는 것은 물론, 접촉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고요. 대중교통이 우회 운행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버스를 30여명의 시민들이 막아내면서 SNS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대설특보와 윈드시어의 영향으로 제주기점 항공기 약 1백여편이 결항됐고요,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 역시 무더기로 발이 묶였습니다. 


[앵커] 가급적이면 올 연말연시는 외부 이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행정의 제설작업 역시 좀 더 속도를 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 번째 키워드로 넘어가죠. ‘범죄 없는 마을의 아이러니’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시죠?

[고재일] 서귀포시 강정마을은 한 때 주민들 스스로 ‘범죄 없는 마을’이라고 자처할 정도로 구성원들간 연대와 자부심으로 유명했는데요. 아시는 것처럼 제주해군기지 건설 과정의 갈등으로 약 250여명의 주민이 사법처리된 바 있습니다. 정부가 새해를 앞두고 오늘자로 3024명에 대해 특별사면을 단행했는데요. 여기에 집행유예 10명을 비롯해 선고유예 2명, 벌금 선고 이후 2년이 지나지 않은 6명 등 사법처리된 강정마을 주민18명이 포함됐습니다. 지난해 3·1절과 올해 초 각각 19명과 2명에 이어 이번 특별사면으로 모두 39명으로 대상이 늘어난 셈이죠. 범죄 없는 마을에서 같은 사건으로 여러 명이 특별사면을 받는 상황을 키워드에 담았습니다. 

[앵커] 이번 특별사면을 포함하더라도 전체 사법처리된 250여명 가운데 채 20%가 안되는 셈인데요. 주민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고재일] 일단 마을회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강희봉 마을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특별사면이 공동체 회복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 환영한다면서도 사면 규모가 미미해 다소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반면, 반대주민회의 경우 사법처리된 상당수가 이미 실형이나 집행유예 기간이 대부분 끝나 별 효과가 없는 보여주기식 사면일 뿐이라며 오히려 진상조사를 통한 명예회복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특별사면과 더불어 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길 바랍니다. 세 번째 키워드 살펴보죠. ‘안심번호의 배신’ 소개해 주시죠. 

[고재일] 안심번호라는 것이 있습니다. 실제 번호가 아니라 이동통신사업자가 암호화 프로그램으로 생성된 ‘가상번호’인데요. 예를 들어 010-1234-5678 같은 번호를 050으로 시작되는 11자리 번호로 암호화하는 방식입니다. 이 안심번호, 개인정보 유출 염려를 차단하고 조직 동원을 통한 여론 조작이나 왜곡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정치권이 지난 2016년 총선부터 도입한 제도입니다. 그래서 이번 제2공항 도민의견 수렴 여론조사를 앞두고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2천명의 도민 여론조사 가운데 80%를 차지하는 무선번호를, 안심번호로 진행하려고 했는데 이게 문제가 생긴 겁니다.

[앵커] 이게 왜 문제가 되지? 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건가요?

[고재일] 바로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안심번호 제공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선관위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 관련 여론조사에만 안심번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 추진 여부를 묻는 이번 여론조사에 안심번호 제공이 어렵다는 입장이고요. 개인정보보호위 역시 예외적으로 안심번호를 제공할 경우 개인정보가 노출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시각입니다. 결국 제주도와 제주도의회가 법률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덜컥 안심번호 여론조사를 추진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도민 의견 수렴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예정대로라면 다음 달 11일까지 조사를 완료하기로 하지 않았습니까?

[고재일] 도민의견 수렴 합의문 발표가 있었던 지난 11일 제주도와 도의회는 다음 달 11일까지 여론조사를 마무리하겠다고 했습니다.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1회에 한해 10일 이내로 연장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이 있음에도, 지금 상황으로는 기한을 지키기 어려워 보이는데요. 언론사에 여론조사를 위탁하는 등 대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도민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현명한 대안 마련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올 한해는 유독 무거운 일이 많았던 것 같은데요. 새해에는 밝고 따뜻한 소식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고요. 팡팡뉴스도 더 알찬 내용으로 새해에 다시 여러분들 찾아뵙겠습니다. 오늘 소식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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