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 올해도 어김없는 보조금 사업자의 승진 축하 광고

※ 1월 25일 제주CBS 시사매거진 제주 <고재일의 뉴스톡> 방송 내용입니다.

[류도성] 뉴스톡 코너입니다. <제주팟닷컴> 고재일 기자 나왔습니다. 

[고재일] 지난 8일 제주도가 상반기 정기 인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습니까? 해마다 반복되는 현상이기는 한데요. 오늘은 공무원 승진 축하 광고에 대한 내용 가지고 왔습니다. 공무원 인사철 일부 광고가 지금처럼 이어지는 것이 적절한지 짚어보겠습니다. 

[류도성] 요즘과 같은 각종 축하 광고는 유독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라고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승진이나 합격을 축하하는 유형의 광고는 제주에서만 확인되는 독특한 형태의 광고인데요. 제주대학교 김희정, 최낙진 교수가 2005년 발표한 논문에서 제주지역에서 발행되는 일간신문에서만 특수하게 보이는 축하광고라며 ‘제주 A형 광고’라 이름 붙였습니다. 당선 광고가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고, 그 다음이 취임이나 승진을 축하하는 광고라고 하는데요. 누가 광고비를 부담했는지 살펴봤더니만 동문회가 가장 많았고 종친회가 그 뒤를 이었다고 합니다. 김 교수 등은 제주의 ‘궨당’ 문화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이른바 혈연과 지연, 학연이 총동원되고 있는 제주만의 현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류도성] 지연, 학연이라는 단어에서 약간 부정적인 뉘앙스가 비춰지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축하 광고인데 나쁘게만 볼 사안인가 싶기는 한데요?

[고재일] 물론 그렇게 볼 여지는 충분합니다. 축하할 만한 일을 널리 알린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좁은 지역사회에서 긍정적인 요인도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하지만 제가 오늘 문제 삼으려는 축하 광고는 따로 있습니다. 바로 각종 이해단체에서 낸 공무원 승진 축하 광고가 바로 그것입니다. 

[류도성] 동문회나 마을회 같은 곳이 아니라 공무원과 직접 이해 관계가 있는 단체가 낸 축하광고가 문제라는 말씀이시죠? 어떤 광고가 있었습니까?

[고재일] 이번 인사에서 양홍식 수산정책과장이 해양수산국장 직무대리로 승진했는데요. 승진 소식이 발표된 후 어촌계장 연합회와 수협 조합장 협의회, 자율관리어업연합회, 방어축제위원회 명의로 승진 축하 광고가 일간지 지면에 깔렸습니다. 제가 지금 열거한 단체들의 각종 사업 보조금은 물론이고 주요 인허가를 관할하는 부서가 바로 제주도 해양수산국이거든요. 결과적으로 이해관계가 첨예한 단체가 직접 해당 부서 국장의 승진 광고를 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사단법인 제주양배추연합회는 홍충효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의 승진 광고를 내기도 했습니다. 당사자들이 선의로 광고를 냈다고 합니다만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 할 수 있습니다. 

[류도성] 그렇게 듣고 보니..정확하게 어떻게 규정이 되어 있나?

[고재일] 청탁금지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직무관련성’이거든요. 직무관련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단체의 일간지 광고 게재가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제주도 역시 이 문제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청렴부서 관련자에게 얘기를 들어 봤는데요. 국민권익위에 관련 사안을 문의했지만 정확한 답변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류도성] 직무관련성을 따지기 위해 어떤 것을 살펴보나요?

[고재일] 딱 부러지는 것은 없다고 합니다. 해당 공직자 등의 지위는 물론이고 직제 규정, 위임전결규정 등 관련 규정에 따른 직무의 범위와 결재권의 범위를 봐야 한다고 하고요. 이 밖에도 공직자가 업무처리방향이나 결과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적으로 판단한다고 합니다. 

[류도성] 법으로 선을 긋기가 어렵다면 제주도 자체적으로 공무원 행동강령을 손보면 되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고재일] 맞는 얘깁니다. 지역 공무원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일간지에 기고하는 내용이 청렴이죠. 도정이 그토록 강조하는 가치인 만큼 조금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규정을 만들면 가능한 사안이 아닐까 싶은데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제주도는 아직까지는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해단체의 광고를 막는 규제가 자칫 일간지의 광고 영업을 방해할 수 있다며 눈치를 보는 모양새입니다. 

[류도성] 아직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뜻이군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청탁금지법이 지난 2016년 9월부터 시행됐거든요. 당시 법 시행 2달을 앞두고 제주도의 하반기 정기인사가 이뤄졌습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승진하면 화환을 보내는 일이 일상적이었는데요. 원희룡 도지사가 그때 주간정책회의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업체에서 보낸 화분이 즐비한 것은 범죄에 대한 자수이며 현장 증거다. 그것을 자랑으로 인식한다면 조용히 다른 직업을 찾는게 낫다”고 말이죠.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는 공무원상을 요구한 것인데요. 도지사 직속 부서까지 두면서 청렴에 집중하고 있다는 행정의 주장을 도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지 한번 짚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류도성]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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