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팡뉴스] 키워드로 읽는 제주(3월 2주)

▲ 프로그램 : KBS제주방송총국 <탐나는 제주>

▲ 방송일자 : 3월 11일(목) 오후 5:30~6:00


[앵커] 어렵고 복잡한 뉴스를 키워드로 풀어보는 <알고팡 보고팡 팡팡뉴스> 시간입니다. 첫 키워드가 흥미로운데요. ‘뒤집기의 달인(?)’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실까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생후 3,4개월이 된 아기들이 잘 하는게 있죠. 바로 ‘뒤집기’ 인데요. 이 분도 아기들 못지 않은 뒤집기 선수입니다. 바로 원희룡 제주도지사 얘기입니다. 반대가 높게 나온 제2공항 찬반 도민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를 뒤집고 제2공항을 정상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어제 공식 입장을 밝혔기 때문인데요. 지난 2018년 영리병원 반대 공론화 조사를 뒤집은 이후 두 번째 비슷한 결정을 내린 것입니다. 어제 기자회견을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제2공항 같은 국책사업은 찬반의 숫자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공항 입지에 대한 성산읍 주민들의 수용성에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규정했습니다. 도민 조사에서 반대 비율이 높게 나온 부분에 대해서는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과 제주 전체 균형발전에 대한 보다 획기적인 개선 방안, 전반적인 환경관리에 대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자의적으로 해석했습니다. 결국 제2공항 추진이라는 결론에 따라 여론 조사 결과 데이터를 끼워 맞췄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앵커]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도민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고 먼저 목소리를 냈던 인물이 바로 원희룡 도지사 아닙니까? 어제 기자회견은 스스로의 약속을 뒤집는 결과가 아닐까 하는데요. 반발이 크겠죠?

[고재일] 그렇습니다. 기자회견 자리에서 원 지사는 국토부가 이날까지 공문으로 제주도정의 공식 입장을 요구함에 따라 기자회견을 개최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는데요. 공문으로 밝혀도 될 입장표명을 굳이 기자회견으로 끌고가 쟁점화 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예상처럼 기자회견 직후 반대단체와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게 일었습니다.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는 “기어코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너고 말았다”며 “본인의 정치적 생명을 건 도발을 도민사회에 감행한 만큼 책임을 지고 당장 지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원 지사를 원희룡씨라고 표현하면서 매우 격앙된 반응을 보였는데요. 더불어민주당은 “갈등 유발 행위를 하지 말자는 도의회와의 약속을 저버린 후안무치하고 여론조사를 무용지물로 만든 ‘답정너’식 행태”라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원 지사의 입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국토부는 원희룡 제주도정의 제2공항 사업 추진 결정을 적극 수용하고, 법적 절차가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임을 고려하여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앵커] 원 지사가 영리병원 공론조사에 이어 또 다시 민의를 거스르는 정치적 부담을 선택했는데요. 여기에 정치적 고려가 깔려 있다는 시각이 있다고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어제 기자회견 사실상 정부를 향한 선전포고이자 제2공항을 둘러싼 문제를 제주 지역에 국한시키지 않고 전국적인 이슈로 쟁점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는데요. 기자회견 직후 이어진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판의 날을 세웠습니다. 특히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과 대비해 “대통령이 직접 가덕도를 방문해 신공항을 추진하면서 제주에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며 “제주의 역사와 조상들, 그리고 미래 자손들을 위해 절대 그렇게 넘겨주고 저 혼자 편하자고 눈감을 수는 없다”는 정치적 수사까지 동원했습니다.


[앵커] 앞으로 제2공항 추진과 관련한 도민 사회의 논란과 갈등이 더욱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마음이 드는데요. 제2공항 이슈는 좀 더 지켜보도록 하죠. 두 번째 키워드로 넘어갑니다. ‘다시 그라운드 ‘제로’’ 좀처럼 감이 오지 않는 키워드인데요?

[고재일] ‘그라운드 제로’는 폭발이 있었던 지점을 뜻하는 용어인데요. 비유적으로 어떤 것의 시작이나 시초를 뜻하기도 합니다. 제주 지역의 모든 갈등이 응축돼 담긴 곳이 있습니다. 바로 제주도청 앞 천막촌인데요. 제2공항을 시작으로 카지노 이전, 비정규직 문제 등등의 현수막이 붙어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제주도청 앞 천막농성이 2년3개월, 날짜로 812일 만에 종료됐습니다. ‘제주도청 앞 천막촌 사람들’이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오늘을 기점으로 농성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활동하고자 한다”며 천막 자진철거 입장을 밝혔습니다. 단체는 “이번 시민 불복종 직접행동은 제주 민주주의 수호와 난개발 반대 투쟁의 중요한 기폭제였다”며 “지난 812일의 시간은 시민 정치의 시간이었다”고 자평했습니다.

[앵커] 천막 철거를 결정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고재일] 처음 제주도청 앞 천막농성은 제2공항 반대 목소리를 내는 한 개 동에서 시작했습니다.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가 기본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이던 곳이었는데요. 제주도가 천막을 철거하는 행정대집행 과정에서 김경배씨가 부상당하는 등의 소식이 알려지며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 정치권 등이 연대의 목소리를 내면서 한때 11개동까지 크게 늘어났던 것입니다. 천막촌 사람들 관계자는 제2공항 찬반 도민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최종적인 정책 결정이 남아 있는 시점 임을 감안해 전환적인 선택을 했다면서도 시민불복종에서 출발한 저항과 연대의 정신은 다른 방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모처럼 일상의 모습으로 돌아간 제주도청 앞마당의 모습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라겠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정치와 행정이 갈등 이슈를 잘 관리해야겠죠? 세 번째 키워드 살펴보죠. ‘용서받지 못할 어른들’ 어떤 내용인가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요즘 LH 직원들의 신도시 부동산 투기 의혹 못지 않게 국민들의 분노를 부르는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아동학대 사건인데요. 제주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이 상습 아동학대 혐의로 무더기 입건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제주경찰청은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제주시내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5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애초에는 어린이집 교사 2명이 아동 10여명을 상습 학대한 혐의를 조사하다, 다른 교사 3명도 일부 학대에 가담한 혐의를 잡아 추가 입건된 상황인데요. 피해 아동이 무려 13명에 달하고요. 나이도 한 살에서 세 살에 걸쳐 있습니다. 교사들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이 아이들의 머리와 몸 등을 여러차례 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피해 아동 가운데는 원장의 손녀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지금 해당 내용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간 상황이라고 합니다.

[앵커] 피해 아동들의 부모는 얼마나 억장이 무너질까 싶은데요. 피해가 확인되지 않은 부모들도 불안하실 것 같아요. 관련해서 제주의 아동 학대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2019년부터 제주의 아동 학대 건수가 급증했습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아동학대 건수는 지난 2017년 344건과 2018년 335건이었는데요. 이듬해인 2019년 갑자기 두 배 이상 늘어난 647건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지난해는 536건으로 조금 줄기는 했습니다만 2017년과 2018년에 비해 높은 현황을 보이고 있는데요. 아동학대 의심 사례 역시 2019년 1천23건, 지난해 881건 등이라고 합니다. 아동 학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고 등이 활발히 이뤄진 결과라고 해석됩니다만 부모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안전한 보육행정 체계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더 전해주시죠. 제주에서 외제차 수출 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제주경찰청은 외제차 수출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는 A씨 등 2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는데요. 도민 2백여명이 600억원 정도의 돈을 떼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고차를 중동 같은 해외에 팔면 관세가 면제되니 명의만 빌려주면 할부금은 모두 자신들이 내고 차액 2천만원을 수익금으로 주겠다고 속인 것인데요. 차량 구매 후 처음 한 두 달 정도만 할부금을 지급한 후 잠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2백여명의 피해자들은 고스란히 할부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인데요. 경찰은 추가 피해자 등을 확인하는 한편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또 다른 피의자의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앵커] 하루 빨리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해서 피해를 보신 분들의 답답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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