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키운 내 지역 인재…출범 열돌 맞은 서귀포시 교육발전기금

[오프닝] 

유치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요. 저희 어릴적만 하더라도 햄버거 가게 같은 유명 프랜차이즈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좋은’ 동네냐 ‘안 좋은’ 동네냐를 구분하고 했는데요.

그러고 생각해보니 같은 제주도라고 하지만 생활의 여러 기준을 따져보면 제주시에는 흔한데, 서귀포시에는 없는 것들이 꽤 많았던 기억이 있는데요. 

그런데 제주시에는 없는 것이 간혹 서귀포시에 있기도 하더라고요. 예전에 그게 감귤밭이었다면 요즘은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리 지역의 인재를 우리 손으로 길러보자’며 시작한 지역의 소중한 자산 바로 ‘교육발전기금’이 아닐까 싶은데요. 

안 들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듣는 경우는 없죠. 제주 지역 최초 최고의 시사 팟캐스트 <고칼의 제주팟 2021> 오늘 이슈 인터뷰는 현봉식 이사장님과 함께 10주년을 맞이한 서귀포시 교육발전기금에 대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답변] 

➀ 취임 3년차를 맞이하는 소감은?(3분 25초)

  • 이사장 임기 2년이 기본인데, 지난해는 코로나 사태로 사업 실적이 저조했다. 작년에 못한 것을 올해까지 이어서 새로운 교육프로그램도 만들어야겠다는 이사진 의견이 있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연장하게 됐다. 평소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으로 교육 현장의 문제점이나 바뀌어야 할 정책이나 문화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이사장으로 있는 동안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➁ 서귀포시 교육발전기금이 출범 10년을 맞이했다.(5분 5초)

  • 재단 출범 당시 초대 송형록 이사장과 고창후 서귀포 시장 등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행사장마다 이사진들이 천막을 세운 후 지나가는 분들에게 서명 받고 기부금 받는 것을 본적이 있다. 막상 8년이 지나고 직접 이사장을 맡아 보니 너무 많은 분들의 도움이 없이는 힘들었겠다는 생각이다. 역대 이사장님과 이사님들, 시청 관계자분들이 도움 주셨다. 실질적으로 지역 학생들이 많은 것을 누리지 않았나 생각한다. 

➂ 다른 지역의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 서귀포시 교육발전기금은 어떻게 시작됐나?(6분 50초)

  • 2011년 당시만 해도 서귀포시 교육환경이 지금보다 열악했다. 중학생들은 제주시내 고교만 진학하려고 했고 졸업 후에는 육지에만 가려하니 서귀포시에 남아 능력을 발휘할 젊은이가 없었다. 지역 청년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자녀들이 살만한 곳으로 서귀포시를 만들어야겠다는 많은 분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을 논의하다가 교육발전기금을 시작했다. 처음 3억원의 종자돈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교육기금을 활용한 다양한 여건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서울에서 스타강사를 초빙해 서귀포에서 강의도 했다. 많은 학생들이 만족해 했다.

➃ 어떤 분들이 모금에 참여했나?(10분 15초)

  • 너무 많아서 다 나열하기 힘들다. 재활용센터에서 고철을 수집해 생계를 꾸리는 분들이 주기적으로 기부하고, 부모의 조의금을 기부했던 분도 계신다. 경시대회에서 받은 상금을 기탁한 학생들도 있고, 학생 때 기금의 지원을 받은 한 학생은 군대에서 모은 월급을 보내기도 했다. 

➄ 그동안 기금이 활용된 사례를 소개해 주신다면(16분 00초)

  • 3억원에서 출발해서 76억원의 자산을 모았다. 법령에 따라 기본자산을 유지해야 하는 관계로 한계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지역 학생들에게 매년 2~3억원 정도는 집행하려고 한다. 진로박람회를 개최했고 유명 유튜버를 초대해 진로축제도 열었다. 학생들을 해외 미국이나 유럽, 중국으로 데려가 견문을 넓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대면행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박람회 형식은 힘들 것 같고, ‘칠십리 직업 100선’이라는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서귀포 관내의 다양한 직업을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온라인 콘텐츠로 만드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⑥ 기억나는 장학생이 있다면?(19분 30초)

  • 기금이 출발한지 어느덧 10년이다. 사업 초기의 학생들은 이제 직장을 얻을 정도의 나이가 됐다. 지금도 1년에 한번식 진행하는 대중문화캠프 행사에 초창기 학생들이 참가해 멘토 역할도 해주고 행사 진행도 도와주고 있다. 지금도 기금 지원받거나 행사 참여한 학생들이 직간접적으로 돕는 경우가 많다. 

⑦ 교육발전기금의 향후 목표에 대해서(21분 10초)

  • 예전에는 서귀포시 지역의 학생들을 좋은 학교 보내는 것이 1차적 목표였다. 그러다보니 진로나 진학 관련 일을 많이 했다. 이제는 고등학교보다 초중학교 위주로 전환하고자 한다. 제주에서 살면서도 직업을 찾고 살 수 있게 교육프로그램도 바꿔야 한다. 또 앞으로는 학생 뿐만 아니라 유치원, 노인들까지 평생교육에 관계된 목표를 갖고 바꿔 나갈 것이다. 차츰씩 바꾸면서 교육발전기금의 영역이 확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⑧시민과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23분15초)

  • 예전의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서귀포시 교육을 살리려고 많은 기부도 했고 노력도 했다. 감귤 농사도 짓고 그래서 대학나무라고 하지 않았다. 국토 최남단 서귀포시는 항상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많이 뒤쳐져 있다. 지금도 학생들이 제주시만 가려는 경향이 남아 있다. 앞으로 학생이나 젊은이들이 더 앞선 생각과 다양한 체험을 통해 지역을 조금식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성세대는 이를 지원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모든 세대가 후손들이 서귀포시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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