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길, 그는 왜 상관을 쏴야했나…KBS다큐멘터리 ‘암살 1948’

[오프닝]

고난을 상징하는 긴 계절, 겨울을 버틸만한 것은 한 번씩 모습을 드러내는 한 줄기 따스한 햇살 때문일까요?

그 햇살 한 줄기에 몸과 마음을 녹이며 뭇 생명들은 또 추위 속을 견뎌갈 힘을 충전하고는 합니다.

그러고보니 칼바람 같은 비극의 역사, 싸늘한 사람들의 광기 사이에서도 간혹 36.5도 영장류의 따스한 체온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더라고요.

한 사람을 구함은 한 세상을 구하는 것이다.

정의감 아니면 선의, 그것도 아니면 그저 우연일지라도 엄혹한 시절 누군가의 따뜻한 온기 덕에 누군가는 자신의 세상을 이어갈 수 있지 않았을까요?


[질문/답변]

➀ 암살 1948에 대해 소개한다면?(3분 55초)

-1948년 6월 18일 제주주둔 제 11연대에서 발생한 박진경 대령 암살 사건에 대해 다룬 다큐멘터리다. 48년 6월을 전후해 4.3사건이 발생하게 된 배경과 암살 사건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서 알아보고, 당시 박진경 대령을 암살한 문상길 중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프로그램이다.

➁ 어떻게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는지?(9분 40초)

-KBS 아카이브를 통해 박진경 대령의 장례식 영상이 최초로 확인되면서 이 영상을 활용 할 방법을 찾게 됐다. 이 과정에서 문상길 중위라는 사람에 대해 알게 되었고 한 번도 조명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4.3이라는 역사 안에서 왜 이 사람이 조명 받지 못했는지 한번쯤 다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➂ 4·3의 의인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김익렬 연대장이나 문형순 서장 등이 아닐까 싶은데, 많고 많은 인물 가운데 어떻게 문상길 중위를 꺼내게 됐나?(11분 00초)

문형순 서장의 경우에도 처음 이 분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경찰 측 인물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고 의아해 했다고 들었다. 문상길 중위에 대해 알아보면서 이 분 또한 좌우 이념 때문에 이분이 한 행동이 제대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잘 모르던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➃ 사료가 많이 부족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제작이 쉽지 않았다는 느낌이 드는데(13분 35초)

처음 작가님이 왜 이렇게 힘든 길을 가냐고 물었다. 사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어찌된 일인지 문상길 중위와 관련된 군 관련 기록들은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 

다행인것은 안동 지역에 계신 안상학 시인이라는 분이 계신데 4.3 평화문학상 심사 뒷풀이 자리에서 문상길 중위가 안동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우리보다 먼저 문상길 중위에 대한 정보를 모아 오셨다. 안동 사람이라는 사실이라던가 남평문씨 종갓집 이야기들도 듣게 됐다. 이 밖에도 문상길 중위 사진은 딱 두 장 밖에 남이있지 않았다. 추가로 취재하는 과정에서 문상길 중위 졸업앨범을 확보 할 수 있어서 조금 더 앳된 모습을 확인하기도 했다.

➄ 안동 취재 에피소드나 분위기를 소개한다면?(현지에서 문상길에 대한 기억이나 가치 평가 등등)(19분 45초)

안동 지역에서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는게 마침 문상길 중위의 고향이자 종갓집이 있었던 마령리 이식골이 댐 방류로 몇년만에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황량한 사막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는데 마치 수면 아래 숨겨져있던 사실이 드러나는 것처럼 마을 흔적을 찾을 수 있어서 프로그램이 잘 되려나 싶었다. 

문상길 중위 집안은 암살 사건 이후로 많은 풍파를 겪게 됐다. 연좌제 문제로 가족들이 취직이 안되기도 하고 손가락질 받기도 했다. 문상길 중위 집안 종가집은 다 만주로 간 상태였다. 

문상기씨라고 문상길의 사촌동생 되시는 분도 그때 당시 제대로된 평가가 있었더라면 자기 집안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라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셨다. 지금이라도 사람들에게 다시 평가를 받길 원하기도 하셨고 그게 저희의 바람이기도 했다.

⑥ 일부 색깔론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입장은?(27분 10초)

4.3을 여전히 좌우 이념을 가지고 이야기 하려는 분들이 계신다. 이 부분에 대해서 프로그램을 준비하기 전부터 고민이 많았고 KBS 에서 방송을 한다는 것이 부담되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가 내린 결론은 문상길 중위의 행동은 좌우 이념에 의해서 행해진 것이 아니라 정말 제주도민들의 희생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이다. 좌우 이념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 해줄 많은 자료들을 모았고 방송에 내보낼까 생각도 했지만 오히려 이런 부분을 방송으로 다루게 된다면 문상길 중위의 행동에 힘을 실어주기 어렵고 논란만 키우게 될 것이란 판단이 들었다. 미군정의 지시로 많은 제주도민을 학살한 박진경 대령의 행동과 그것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자신의 신념과 도민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상관을 암살한 문상길 중위를 생각해주길 바란다.

⑦ 4·3 관련해서 앞으로 다루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32분 20초)

4.3에 대한 내용은 선뜻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다. 이번 다큐도 문상길 중위에 대한 내용도 있지만 사실 4.3의 전개 과정에 있어서 미군정의 역할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다. 우리 나라에는 가장 큰 우방 국가이기도 한 미국이 해방 전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좀 더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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