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처장 쥐락펴락에 망가진 제주도 체육회…원희룡 회장 책임이다

제주도체육회의 근무평정과 승진 등 인사 업무가 일부 임직원들에 의해 좌지우지 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주도의 보조금과 국민체육진흥기금 등 한해 예산 130억원을 주무르는 제주도 체육회의 회장은 다름 아닌 원희룡 도지사입니다.

어떤 분들은 그러실지 모르겠습니다. 또 원희룡 까는 얘기 올리는 것이냐고요? 제가 의도한 바는 아닙니다만, 제주도 감사위원회가 오늘(18일) 제주도 체육회에 대한 재무감사 결과를 공개했기 때문에 다룰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제주도 체육회의 현재 임직원수는 26명에 불과하지만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130억원의 예산을 다루는 것은 물론, 2개 행정시 체육회와 65개 종목단체를 관리하는 도내 최대의 체육단체입니다. 막대한 보조금이 투입되는 만큼 원희룡 지사가 회장인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지사가 회장으로 이름을 올린만큼 체육회의 운영은 상임 부회장 체제일 수밖에 없겠죠. 2017년 9월 취임한 부평국 상임부회장은 생활체육협회장 등을 지냈고,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 제주도당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린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난 2013년 11월에는 소나무 재선충병 고사목 제거 작업을 하던 마을이장이 숨졌는데도 우근민 전 도지사와 함께 새누리당 서상기 국회의원을 만나 접대골프를 친 인물로 언론보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잡설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감사 결과를 소개해드리죠. 올해 2월과 3월 어간 체육회 내부에서 재미있는 일이 발생합니다. 체육회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친 직원 11명에 대한 승진 인사가 단행이 됩니다.

인사의 기초자료가 되는 것이 바로 근무평정인데요. 소속 직원에 대한 근무평정은 각 부서장이, 부서장에 대한 평정은 또 사무처장이 하는 구좁니다. 평정이 마무리되면 상임부회장의 확인(최종 평가) 작업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그런데 2015년부터 2017년까지의 근무평정 자료를 감사위가 들여다본 결과, 사무처장의 평가까지만 받고 상임부회장의 확인 작업을 거치지 않은 것이 확인됐습니다. 더구나 일부 평정 서류들의 경우 몇 년째 사무실 책상에 쳐박혀 있다가 이번 감사에서 세상의 빛을 봤다고 합니다. 승진대상자 선정 역시 성과나 실적보다는 근무경력만으로 임의적으로 마련했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하이라이트는 2월 22일에 있었던 제3차 인사위원회입니다.

내규에 따라 인사위원회가 개최되기 위해서는 위원 7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참석해야 합니다만..체육회는 4명이 참석했음에도 인사위원회를 강행해 직원들의 승진을 의결처리합니다. 이승만 때나 있을법한 ‘사사오입’이 백주대낮에 자행된 셈이죠. 감사위는 결과 보고서를 통해 “적법하게 구성되지 않은 인사위원회에서 승진 의결한 사항에 대해 무효 논란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사위원회 만큼 중요한 의사결정 기구가 바로 이사회입니다. 이사회 운영도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5년부터 올해 8월까지 체육회에서 열린 34회의 이사회 가운데, 절반 이상인 18건이 서면 의결로 처리됐습니다. ‘긴급한 안건처리다’ 또는 ‘이사회 성원 구성이 어렵다’는 이유인데요. 감사위는 “서면 의결한 심의안건을 보면 추경예산의 편성이나 규정의 개정, 관리재산의 매각 등으로 대부분 처리시점을 충분히 사전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항인데도 소홀히 처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조금 정산도 아주 엉망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체육회는 ‘지방재정법’에 따라 제주도로부터 받은 보조금을 종목단체에 대행으로 집행하고 정산검사를 하고 있는데요. 지난해부터 모두 137건에 대한 실적보고서를 제출받고도 정산검사를 하지 않았고, 10개 단체의 집행잔액 1590만원에 대한 반납조치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감사위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감사위는 행정상 18건, 재정상 1건, 신분상 7건 등의 조치를 제주도 체육회장에게 요구했는데요. 마지막으로 수미상관식으로 상기시켜 드리겠습니다. 제주도 체육회장은 다름 아닌 원희룡 도지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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