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주 제주 지역 방송 뉴스 모니터 내역 정리해보겠습니다. 태풍과 함께 지리하게 이어지던 가을장마가 서서히 그치고, 추석 명절을 맞아 모처럼 화창한 하늘을 볼 수 있었던 한주가 아니었나 싶은데요. 아무래도 내년 치러지는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 등 관련 보도가 쏟아졌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보도된 3개 방송사의 리포트 53개 가운데 14개가 총선 또는 여론조사 관련 기사였습니다.
우선 월요일인 9일입니다. 3개 방송사 모두 태풍 이후에도 이어진 가을장마와 이에 따른 농가 피해 상황을 머릿기사로 올렸습니다. KBS는 벌써 3회째 태풍 피해를 입은 서귀포시 강정크루즈항의 실태를 카메라에 담았고요, JIBS는 변압기 폭발에 따른 정전사고를 계기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보도를 내보냈습니다.
공군이 제주에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지난주 일제히 보도됐는데요. 여기서 KBS가 한 걸음 더 들어갔습니다. 공군의 예산내역서를 분석한 결과 턱없이 부족한 부지매입비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지장물 보상비를 감안해 제2공항 사용에 무게가 실린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해당 기자가 평소 관련 분야를 지속적으로 취재했기 때문에 가능한 리포트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MBC는 병원재단 이사장의 직원 갑질 의혹을 소개했습니다. 또한 추석 연휴를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한 안동우 정무부지사를 만나 총선 출마 가능성을 타진했습니다.
계속해서 화요일인 10일자 뉴스로 넘어가겠습니다. 제주문화예술재단에서 직원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는 보도를 제주MBC가 전했는데요. 규정을 어겨가며 징계수위를 내렸고, 취재가 진행되자 그제서야 재단 이사장이 재심사를 요구하겠다는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군요. 이어 동부공원 택지 개발을 두고 토지주와 행정의 갈등을 소개했고요, 명절을 앞두고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는 리포트도 잊지 않았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이날 주목한 기사는 바로 제주경찰의 기강해이를 보도한 리포트입니다. 시민들이 다니는 도로상에서 만취한 경찰관들끼리 몸싸움을 벌인 모습이 고스란히 시청자들에게 전파가 됐습니다. 공직사회, 특히 경찰조직의 느슨한 근무기강을 전하는 백개, 천개의 관련 통계보다 한 컷의 화면이 보다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증명한 리포트라 생각합니다.
KBS제주는 이날 개국 69주년을 맞아 특별히 20분으로 종합뉴스를 편성했습니다. ‘갈등’을 키워드로 제주 지역의 주요 갈등 사례, 무기력한 행정의 현주소, 다른 지역이나 국가의 갈등 해소 사례 등을 꼼꼼히 정리해서 보도하며 최후의 공을 원희룡 지사에게 넘겼습니다. 기자 대담을 제외한 4개 리포트에 모두 15개의 인터뷰를 담았습니다. 아울러 추석 연휴를 맞아 지역 현안에 대한 주요 여론조사 보도도 시작됐는데요. 지난 4일 원희룡 지사와 박찬식 교수의 제2공항 TV토론회 결과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조사했습니다. 응답자의 47.1%가 방송토론회 당시 반대측인 박찬식 교수의 주장이 찬성측 원희룡 지사의 내용보다 더 설득력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또한 제2공항 추진 여부를 공론조사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도민들의 의견이 다수라는 점도 함께 소개했습니다.
JIBS는 모처럼 화창한 날씨로 인해 탄력을 받은 복구작업 현장의 모습과 함께, 제주도의회 행정사무조사 특위의 중간조사결과 회의 내용을 소개하며 JDC를 비판했습니다. 또한 계획과는 달리 현실에서 삐걱대고 있는 제주도의 렌터카 관리 정책을 꼬집었습니다.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1일자 방송부터는 보도의 포인트가 내년 총선으로 향했습니다. JIBS는 내년 총선 제주시 갑 출마 예상자와 주요 지역 현안과 선거 쟁점을 전했습니다. 이와 함께 최근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 받은 더불어민주당 양영식 도의원과 임상필 도의원의 재판 결과를 소개하며, 내년 총선과 함께 치러지는 도의원 재보궐 선거를 상기시켰습니다. 또한 신화역사공원의 하수 원단위 산정의 문제를 지적하며 전날에 이어 JDC를 비판하는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제주MBC는 제주CBS, 제주신보, 제주의소리와 함께 진행한 공동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선거 구도와 이슈 등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아직까지는 단순한 다자간 지지율 비교라고 보면 될 것 같은데요. 전반적으로 강창일, 오영훈, 위성곤 등 현역 의원들의 지지도가 높은 가운데 서귀포시를 제외한 제주시 두 곳의 선거구에서는 민주당 내부 경선이 치열할 것임을 엿볼 수 있습니다.
KBS제주는 4일 진행된 원희룡 지사와 박찬식 교수간 TV토론회 쟁점 사안의 팩트체크를 첫 머리로 담았습니다. “지금 공항 수용 능력 늘릴 수 있는 부분은 국토부가 파리항공용역단에 (의뢰해서) 다 검토했습니다.”라는 원 지사의 발언에 “검토한 것 보셨습니까? 검토 안 했습니다.”라는 박 교수의 반박을 실제로 체크해 봤는데요. 실제 검토가 이뤄졌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주공항 남북활주로는 돌풍 때문에 제2공항보다 사용하기 어렵다는 원 지사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립기상과학연구원의 자료를 제시하며 사실이 아니라고 정리했습니다.
연휴가 본격 시작된 12일부터는 3개 방송사의 뉴스 보도량이 확 줄었습니다. KBS제주는 연휴 첫날 표정과 여론조사 결과를 전했습니다. 현재 원 지사의 중앙 정치행보에 도민들의 우려를 담았습니다. 제주MBC 역시 여론조사로 원 지사의 발언이 잘못했다는 결과를 전했습니다.
리포트 세 꼭지를 준비한 JIBS는 휴일 스케치를 시작으로 전날부터 전하고 있는 총선 관련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다만, 문대림 JDC 이사장의 인터뷰의 경우 다소 ‘쌩뚱’ 맞은 느낌이 들었는데요. “기존 추진하고 있는 사업을 제대로 마무리하고 연착륙 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는 문 이사장의 발언 내용이나, ‘다양한 대안으로 소송 이전에 풀어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습니다’는 기자의 멘트가 이날 연휴 리포트로 적절한가에 대해 의문이 들었습니다. 특히, JIBS가 지난 화요일 <JDC 개발사업장 ‘부실투성이’> 리포트와 수요일자 <신화역사공원 기술진단 용역 부실?> 등 JDC의 문제를 지적하는 보도를 내보낸 상황임을 감안하면, 문제제기에 대한 JDC의 답변이나 입장을 전하는 것이 보도의 순서는 물론이거니와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금요일인 13일 제주MBC는 제2공항과 제주신항 추진에 대한 도민 찬반 여론이 팽팽하다는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전했고요, JIBS는 한가위 영상과 차례 스케치, 서귀포 지역 총선 후보군 소개 등의 리포트를 내보냈습니다. KBS제주 역시 추석 표정을 담은 리포트와 원희룡 지사에 대한 업무수행 평가를 담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