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원의_주객전도
[앵커] 알고팡 보고팡 팡팡뉴스 이어가겠습니다. <제주팟닷컴>의 고재일 기자 나와 있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 시작하죠. <도시공원의 주객전도?> 주인과 손님이 바뀐 것 같은데 누가 주인이고 누가 손님인가요?
[고재일] 제주시 도심의 중앙 경계선 역할을 하며 남북을 가로 지르는 곳이 있습니다. 수원인 한라산에서 출발해 방선문을 거쳐 바다로 빠지는 바로 한천인데요. 한천을 끼고 있는 도심숲이자 생태축인 오등봉공원에 난개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제주도가 지난해 오등봉공원 도시공원 조성사업을 민간업자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는데요. 사업자가 이곳에 1400세대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을 제출했는데 제주도 도시계획위원회가 이를 조건부로 수용했기 때문입니다.
[앵커] 하천과 생태숲이 있는 도시공원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추진된다고 하니 언뜻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는데요. 어떻게 추진되는 사업인가요?
[고재일] 약간 설명이 필요한 부분인데요. 정부와 지자체가 공원을 조성하겠다며 과거 이곳저곳을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해 토지주들의 재산권을 제약했지만, 예산 부족으로 토지를 매입하지도 않고 집행을 차일피일 미뤄둔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지난 1999년 20년 안에 사업을 집행하지 못하면 공원용지에서 해제해야 한다고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는데요. 이에 정부는 공원용지가 대거 해제돼 난개발이 이뤄지는 것을 막기 위해 5만㎡ 이상의 도시공원을 민간사업자가 매입해 조성할 경우 70%를 공공의 재산으로 기부채납하는 대신 나머지 30%를 아파트나 상업시설을 지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걸 민간특례 제도라고 하는데요. 오등봉공원이 바로 이 민간특례 제도로 추진되는 사업입니다.
[앵커] 제도의 취지가 어느 정도 이해가는데요. 사실 지금도 교통체증이 심한 곳이기도 하고 상하수도 문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요. 특히 환경에 부담이 많이 가는 개발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가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우려의 목소리가 만만치 않습니다.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도심공원 조성 사업이 난개발을 가속화 시키고 생활환경 악화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도심에 반드시 필요한 녹지와 숲을 파괴하고 토건기득권의 사익을 대변하기 위한 개발사업을 강행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주택과잉공급과 부동산 투기, 생활쓰레기와 상‧하수도, 교통, 지역균형발전 정책 붕괴 등의 문제를 비롯해 자연환경과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아무도_몰랐던_교표의_비밀
[앵커] 앞으로 남아 있는 각종 심의 절차에서 꼼꼼하게 잘 살펴 좋은 결론을 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두 번째 키워드 넘어가죠. <아무도 몰랐던 교표의 비밀>?
[고재일] 학교를 상징하는 무늬를 새긴 마크를 바로 교표라고 하죠. 중학교는 한자로 가운데중자, 고등학교는 높을고자 쓰면서 펜촉 모양라든가 책이나 월계수 모양을 많이 사용하는데요. 도내 몇몇 학교의 교표에서 친일 잔재가 확인돼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많은 분들 익히 아실 겁니다.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 태양이 뜨며 햇살이 퍼지는 욱일 문양이라고 하는데요. 이게 교표에 버젓이 사용되는가 하면, 친일 전력의 음악가가 만든 교가가 사용되는 등 제주의 교육현장 곳곳에서 일제의 잔재가 확인됐다는 것입니다.
[앵커] 올해가 광복 75주년이잖아요? 지금도 교육현장에서 이런 교표가 버젓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고재일] 제주도교육청이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일제강점기 식민잔재 청산 연구용역을 진행중인데요. 최근 도내 학교의 유무형 일제 잔재에 대한 1차 조사가 끝나 중간 결과가 나왔습니다. 조사 결과를 살펴 보면요, 현재 도내 4개 초등학교가 욱일기를 바탕으로 도안된 교표를 사용하고 있었고요, 조선총독부 초대 통감인 이토 히로부미가 1909년 식민통치를 알리며 우리나라에 심었다는 ‘가이스카 향나무’를 교목으로 지정한 학교도 무려 35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밖에 일본 황실을 상징하는 국화나 일제강점기 일본이 들여온 영산홍을 교화로 지정한 학교도 다수 있었고요. 몇몇 학교 교가는 누가 만들었나 확인해 보니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었다고 합니다.
[앵커] 예전에 ‘국민학교’라는 명칭이 일제의 잔재라며 ‘초등학교’로 바꿨던 기억이 있는데요. 학교 현장의 각종 용어들 역시 유사한게 많다면서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흔히 학급을 대표하는 학생을 지칭하는 용어죠. 반장이나 급장이라든가 교실의 업무를 보조하는 역할을 일컫는 주번이나 당번, 수학여행, 학예회, 조회, 종례 등의 단어 역시 일제의 잔재라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교육청은 오는 11월 최종보고를 바탕으로 일제식민잔재 청산 컨설팅에 필요한 예산을 학교에 지원하는 한편, 교육공동체 협의를 통해 청산과정을 거칠 예정이라고 합니다.
#출근_일주일_만에_가시밭길
[앵커] 하루 속히 교육의 현장부터 친일 잔재가 말끔히 청산되길 기대하며 세 번째 키워드 살펴봅니다. <출근 일주일 만에 가시밭길>…가벼워야 할 출근길이 안타깝게 변했네요. 누구의 출근길일까요?
[고재일] 바로 고영권 정무부지사와 김상협 제주연구원장의 출근길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지난 달에 도의회 인사청문회를 통해 각각 ‘미흡’과 ‘부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원희룡 지사가 결국 임명을 강행했죠. 하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청문회 자리에서 농지법 위반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까? 농민단체가 고 부지사의 자진 사퇴와 원 지사의 사과를 요구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고요, 결국 정의당 제주도당이 어제 제주지검에 고발 조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김 연구원장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김 원장이 대표로 있던 한 연구단체에 제주도가 편법으로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김 원장이 연구책임자로 이름을 올린 한 보고서는 내용이 수준 이하라는 평가와 함께 표절률이 47%에 달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요. 제주주민자치연대가 용역 선정과정과 결과물의 적절성에 대해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요구했습니다.
[앵커]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