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7일 제주CBS 시사매거진 제주 <고재일의 뉴스톡> 방송 내용입니다.
[류도성] 월요일마다 돌아오는 뉴스톡 시간입니다. <제주팟닷컴>의 고재일 기자와 함께 합니다.
[고재일] 뉴스톡 한 달 전 방송에서 제2공항 도민 의견 수렴 방안으로 ‘여론조사’ 방식이 결정이 됐지만 앞으로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번 주가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인지 그리고 또 앞으로 어떻게 될지 오늘 방송에서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류도성] 지난달에 여론조사 문항 구성과 조사 대상을 놓고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특위의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습니까?
[고재일] 저희가 지난 방송에서 예상했던 부분이 거의 모두 나타났습니다. 주민투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속력이 없는 여론조사의 특성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거나 여론조사 문항을 어떻게 할지, 누구를 대상으로 조사할지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행정이 여론조사에 개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짚어드렸는데요. 원희룡 도지사가 지난달 18일 도정질문 자리에서 여론조사는 구속력이 없는 참고용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고요. 잠시 후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여론조사 문항과 대상을 두고 도와 의회 특위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실제로 행정에서는 제2공항 관련 책자와 영상물을 제작해 관제 여론몰이 논란도 일었고 말이죠.
[류도성] 원 지사는 여론조사가 참고용일 뿐이라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는데, 막상 여론조사를 앞두고 행정은 찬성 의견을 유도하기 위한 홍보물을 만들었다는 것은 어떻게 이해하면 되겠습니까?
[고재일] 일단 관제 여론몰이 논란이 나오자 몇몇 언론보도와 도의회에서 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결국 행정에서는 이를 중단했다고 하는데요. 원 지사의 발언이나 제주도의 홍보물 배포 중단을 종합해서 본다면, 여론조사 결과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상황으로 읽힙니다. 제2공항 추진 여부가 정말 여론조사에 달려 있다고 본다면 결코 제주도가 손을 놓고 바라보고만 있지는 않을 겁니다.
[류도성] 어찌 보면 새해에 제2공항 관련 예산이 반영됐다는 점도 제주도 입장에서는 무리할 필요가 없는 이유로 봐야 할까요?
[고재일] 그렇게 볼 수도 있을것 같습니다. 지난 2일 새해 예산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죠. 국토교통부의 57조575억원 가운데 제2공항 기본 및 실시설계비 430억원과 감리비 43억원 473억원이 확정됐습니다. 도민의견 수렴과 전략환경영향평가 협의 절차 완료 후 집행이라는 부대조건이 붙기는 했습니다만, 개인적인 느낌을 말씀드리자면 제주해군기지 사업비 150억원이 처음 반영된 지난 2013년이 생각나더라고요.
[류도성] 당시 예산도 부대조건이 제시됐던 거군요?
[고재일] 지나고 보니 ‘부대조건’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정치적 수사에 불과했는지 모두 확인할 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최근 개각으로 장관이 바뀔 것으로 보이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국토부의 확고한 입장은 변함 없을 것이라는 단적인 지표가 아닐까 합니다.
[류도성] 그럼에도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해소 특위와 원 지사의 협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고재일] 예산도 반영됐겠다, 느긋한 국토부나 제주도와는 달리 도의회 특위 입장에서는 이달 활동 시한 마감으로 인해서 쫓기는 상황이라는 점을 먼저 감안해야 할 것 같은데요. 야속하겠지만 시간이 도의회의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론조사를 시행하면서 성산주민들에게만 50%의 가중치를 부여할 것이냐 전도민 대상으로 비율별 조사를 할 것이냐 하는 대상에 대한 문제는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같은데요. 가중치 조사는 일단 하지 않는 것으로 합의했을 뿐 문항을 두고 팽팽하게 대립하는 것 같습니다. 제2공항을 추진하느냐 마느냐 두 개만을 물어보자는 제주도와 달리 도의회 특위는 제주공항 확충 방안을 넣자는 입장이 맞서고 있습니다.
[류도성] 현 제주공항 확충을 선택지로 넣어야 한다는 특위와 이걸 빼야 한다는 제주도는 서로 어떤 이유를 대고 있나요?
[고재일] 특위의 입장은 이런 것 같습니다. 공항 인프라 확충에 대한 다양한 찬성 의견이 있는데, 현 제주공항 확충이 선택지에서 빠지게 된다면 마치 해당 의견들이 제2공항을 찬성하는 쪽으로 이동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고요. 제주도는 ADPi 용역보고서에 따른 제주공항 확장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선택지로 넣을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도의회 특위는 이번 주 안에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독자적으로 여론조사를 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습니다.
[류도성] 독자적인 여론조사를 하더라도 실효성에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고재일] 물론 국토부가 제주도와 의회가 공동으로 도민 의견 수렴을 할 경우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의회가 단독으로 여론조사를 진행한다면 이를 받아들이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여론조사 결과 제2공항 추진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다면 국토부가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겠죠. 효력은 없겠지만 결과에 따라 추진이 부담스러운 상황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특위가 아무리 객관성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독자적인 여론조사 역시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류도성]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제주팟닷컴>의 고재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