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램 : KBS제주방송총국 <탐나는 제주>
▲ 방송일자 : 3월 9일(화) 오후 5:30~6:00
[앵커] <탐나는 제주>에서만 만날 수 있죠. 꼼꼼한 언론 모니터와 분석으로 시청자 여러분의 현명한 미디어 소비를 돕는 <제주 뉴스 톺아보기> 코너입니다. 고재일 기자 나와 있는데요. 지난 한 주 건너뛰고 오늘 다시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은 할 얘기가 많으실 것 같은데요?
[고재일] 지난달 26일 제주도민의 열망인 4·3 특별법 전부 개정안이 21년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는 소식 팡팡뉴스 통해서 전해드렸죠. <제민일보>가 그 감격스러운 날의 일부를 지난 1일자 1면 톱기사 관련 사진으로 실었습니다. 본회의 표결 통과 후 국회 정문 앞에서 원희룡 도지사와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 그리고 유족회 관계자와 4·3 단체, 지역 도의원 등이 한자리에 모여 기자회견을 개최한 모습인데요. ‘제주 4·3특별법 개정을 환영합니다. 국민 여러분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통해 도민들을 대신해 특별법 개정에 힘을 모아준 대한민국 사회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역시 간절히 바라면 이뤄지는 모양입니다.
[앵커] 다시 봐도 감격적인 순간이 아닐까 싶은데요. 무엇보다 법률안 개정에 따른 후속조치가 중요하겠죠. 정부와 정치권이 뒷심을 발휘해 잘 이끌어 주시길 바랍니다.
[고재일] 지난 달 26일 중요한 이벤트가 하나 더 있었죠. 바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전국적으로 시작됐는데요. 여러 차례 말씀드린 것처럼 1차 접종은 요양시설과 요양병원 종사자와 65세 미만 입소자를 시작으로 시작됐습니다. <한라일보> 2일자 1면 사진은 관련 모습 담았습니다. 제주의 1호 접종자가 바로 사진에서 보는 요양보호사 양은경 씨라고 하는데요. 접종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이렇게 얘기하셨네요. “독감주사보다 덜 아프고 근육 뭉침도 없었다”며 “어르신들을 가까이에서 보살피고 있어 백신을 맞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하루빨리 모든 접종이 끝나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전했다는군요.
[앵커] 모든 도민이 하루속히 그날이 오길 기대하고 있는데요. 접종 못지않게 생활 방역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는 것 모두 잘 아실 겁니다. 계속해서 다음 사진으로 넘어가 볼까요?
[고재일] <뉴제주일보>가 3일자 톱기사 관련 사진으로 제주시 광양초등학교에서 열린 입학식의 모습 담았습니다. 입학식을 마친 1학년 어린이들이 부모님의 손을 잡고 행사장을 나오고 있는 모습인데요. 예전에 어르신들은 입학식 때 가슴에 손수건을 달았다고 하는데, 이제는 얼굴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 보시면 격세지감 느끼실지 모르겠습니다. 삼성초 1학년 1반 성지원 어린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학교에서 어울릴 수 있어 너무 좋다.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도록 마스크를 벗지 않고 손을 잘 씻겠다”고 활짝 웃었다고 합니다.
[앵커] 네, 성지원 어린이 좋은 친구도 사귀고, 즐거운 학교 생활 보내길 바라겠고요. 무엇보다 주말 사이 학교발 감염이 다시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어른들의 세심한 관심과 보호가 뒤따라야겠죠. 마지막 사진은 완연한 봄의 모습을 가져오셨다고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제주일보>가 지난 주 특별하게 봄꽃을 1면 사진으로 장식했습니다. 3일자 신문은 제주시 도두동 입구 도로변에서 봄을 알리는 벚꽃의 화사한 모습을 담았고요. 그런가 하면 4일은 한라산 상고대를 담아 계절이 교차하는 제주의 정취를 소개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경칩을 하루 앞둔 5일자 1면사진은요. 봄비 속 개나리 ‘활짝’이라는 제목으로 제주시 조천읍 서우봉 주변 도로에 수줍게 핀 노란 개나리를 담았습니다.
[앵커] 계속해서 기사의 이면으로 들어가 보는 차례인데요. 지난주 동물테마파크와 관련한 신문 보도에서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됐다고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일대에 대규모 사파리를 조성하려던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이 지난 주 열린 개발사업심의위원회에서 부결 처리돼 사실상 추진이 어렵게 됐다는 소식 접하셨을 겁니다. 도내 일간지 역시 4일자 신문에 해당 내용을 비중 있게 다뤘는데요. 기사의 배치와 제목 등을 살펴보니까 약간 미묘한 분위기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민일보>는 2면 하단 기사로 ‘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 개발심의위서 제동’이라고 비교적 작게 전했고요. <뉴제주일보>는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실상 무산’이라고 3면 사이드 기사로 배치했습니다. <제주일보> 역시 같은 제목으로 1면 하단 기사로 보냈는데요. <한라일보>는 ‘동물테마파크 무산…‘송악선언’ 현실로’라는 제목의 1면 톱기사로 다뤘습니다.
[앵커] 얘기를 듣고 보니까 다른 신문과 달리 <한라일보>가 동물테마파크 개발사업심의위 부결 소식을 가장 비중 있게 다룬 것 같은데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고재일] 사실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인 경우 원희룡 도지사의 지난해 송악선언으로 정상 추진이 힘들겠구나 하는 예상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사업의 좌초가 어느 정도 예견되면서 언론의 주목도 역시 떨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기사의 제목과 배치, 내용을 보면 <한라일보>의 기사가 개발사업 제동에 따른 위기감이나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예전에 소개해 드린 것처럼 한라일보의 대주주인 부영그룹이 추진하는 부영호텔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인데요. 부영호텔 역시 주상절리대의 경관을 파괴하는 난개발로 지목돼 송악선언에 포함되기도 했죠. 때문에 송악선언에 거론된 사업 하나하나의 운명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신문사의 현실이 반영된 결과가 아니냐는 시각입니다.
[앵커] 확실히 시야를 넓히고 다시 기사를 보니, 어느 정도 맥락도 읽히고 나름의 이유가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가 하면 제주에서는 보기 드물게 언론간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다고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뉴스 톺아보기에서 제주아트플랫폼 사업, 즉 재밋섬 논란과 관련해 지역의 두 인터넷 매체가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단순한 견해차가 아니라 감정싸움으로 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발단이 된 것은 지난 달 9일자 <제주의소리> 기사 ‘제주아트플랫폼 3년 만에 재가동…“발목 잡기 이제 그만”’인데요. 해당 기사가 익명의 문화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하며 “소설 같은 의혹을 기정사실처럼 제기한 언론”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동안 재밋섬 추진에 비판적 입장을 보여온 자신들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미디어제주>가 받아들였는데요. 그래서 <미디어제주>가 15일 ‘언론은 따옴표가 아닌 진실 확인자여야 한다’는 편집국장 칼럼으로 <제주의소리>에 반박했습니다. 자사 보도에 비판을 하려면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하면 될 일이지 불특정한 사람의 발언을 가져다 쓰는 것은 이른바 비겁한 따옴표 저널리즘이라며 해명을 요구한 겁니다.
[앵커] 해당 칼럼에 대해 <제주의소리>는 어떤 반응을 보였습니까?
[고재일] 관련해서 <제주의소리>는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시민사회단체의 논평까지 비판하고 있는 양상인데요. 제주경실련이 재밋섬 사업 추진 비판하는 논평을 통해 ‘정치 자금’ 또는 ‘검은 뒷거래’가 의심된다고 주장하자, ‘설득력이 떨어진다’, ‘원색적으로 비난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제주경실련의 양시경 센터장은 언론이 나서 행정의 주장을 수긍하라는 말이냐고 반발하며 공개 토론을 제안했습니다만, <제주의소리>로부터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앵커] 사안에 대해 찬반이 엇갈릴 수는 있겠습니다만, 마치 진흙탕 싸움처럼 언론과 언론, 그리고 언론과 시민단체가 난타전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재일] 사실 제주사회에서 특정 사업을 놓고 언론과 언론, 언론과 시민단체가 반대 입장을 제시하거나 토론한 사례는 많았습니다만, 이번처럼 대놓고 비판하고 대립하는 일은 좀처럼 보기 어려운 장면임이 분명합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과민 반응에 대해서 언론계 일각에서는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이상 나오기 힘든 모습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언론에서도 입장과 시각차가 다양한 만큼 제주아트플랫폼 사업의 조건부 재추진도 순탄하지 많은 않을 것 같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