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를 위한 반대?…도민 모두의 ‘제주 아트플랫폼’ 투명한 추진이 먼저

[오프닝]

3년 만에 재추진 가닥을 잡은 제주아트플랫폼, 이른바 재밋섬 사업이 여전히 논란입니다. 

형식적으로 진행된 사업 설명회와 속전속결 계약체결, 허술해 보이는 계약서, 100억원 사업비의 국장 전결 처리 등 3년 전 제기된 문제에 대한 의혹들이 해소되기는 커녕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 있는 상태인데요. 

고칼의 제주팟 2021 오늘 이슈 인터뷰는 지난주 제주경실련 양시경 센터장에 이어 재밋섬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고영림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장과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질문/답변]

➀ 재밋섬 매입에 지속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이 문제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는가?(2분 15초)

  • 개인적으로 원도심 살리기 운동한 지가 10년이 넘었다. 지역에 발생하는 일에 늘 관심을 갖고 있는 편인데, 2018년 5월 문예재단이 갑자기 제주 아트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다고 해서 설명회에 참석했다. 예술가와 도민을 위한 매우 중요한 사업인데도 홍보가 많이 안 되어 있더라.  

➁ 다른 지역에서는 어떻게 아트플랫폼 사업을 추진하고 있나?(6분 00초)

  • 개인적으로 아트플랫폼하면 연상되는 것이 인천의 사례다. 오랜 시간 신문물이 들어왔던 역사적 장소인데, 하역작업 했던 건물을 멋있게 리모델링해서 사용하는 것을 답사하며 참 잘 살렸다고 느꼈다. 제주 아트플랫폼 사업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아트란 무엇이고 플랫폼은 무엇이며 왜 꼭 원도심 한짓골에 추진해야 하는지 의견을 수렴하고 경청해서 차분히 결론에 이르렀다면 비판적이지 않았을 것.

➂ 당시 재단은 사업을 급하게 추진할 수 밖에 없었던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8분 50초)

  • 매입 금액 100억원이 적은 액수도 아니고 원래 아티스트를 위해 사용하라는 금액인데 절차적으로 너무 급하게 진행했다. 문화갤러리 이아나 산지천 갤러리를 보면 원도심을 살린다며 문예재단이 추진한 유사사업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톱다운 방식의 의사결정보다 예술가들의 의견을 두루 들어보고 무엇이 불편한지,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도민들과 함께 차분하게 추진해야 한다. 특히 원도심 내에 빈 공간이 많다. 전수조사를 해서 어느 곳에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의견도 듣고 매칭하는 것이 재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직접 투자할 수도 있지만 매칭도 좋은 방법이다. 지금이라도 전수 조사를 했으면 좋겠다.

➃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문화예술적 원도심 재생의 바람직한 방향이 있다면?(14분 30초)

  • 원도심 재생에 대해 모두가 쉽게 얘기하지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현장에 물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재밋섬 건물 대신 차라리 옛 코리아극장 제주도가 매입 했더라면 제주형 퐁피두 센터로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 제주형 시네마테크가 될 수도 있었고, 미디어테크 설치하면 미래 예술을 가늠할 수 있는 등대 같은 역할을 했을 것. 소유주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재밋섬 건물이 역사성이 있는가? 건물이 미려한가? 모든 것들이 절차적으로 납득이 되게끔 이뤄졌더라면 논란이 길게 끌지 않았을 것이다. 

➄ 타당성 검토위원회의 판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20분 30초)

  • 법적 지위를 가진 위원회도 아니고, 도민 어느 누구도 위원회 구성이나 9차례 회의 내용을 모르고 있다. 공개할 부분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다양한 의견을 모아 사회적 배경을 가진 분들과 뜨겁게 공청회하고 토론했더라면 지금과 같은 비난은 받지 않았을 것이다. 

⑥ 재밋섬 건물 매입 논란이 도민 사회에서 소모적인 양상으로 가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시선도 있다?(25분 00초)

  • 문예재단은 도민과 예술가를 위해서 만들어진 도민의 기구다. 더 늦기 전에 더 투명하게 이제까지 과정을 밝히고 오래 끌게 된 것에 대한 기본적인 사과를 해야하지 않겠는가? 재단이 투명하게 했더라면 엉뚱하게 언론사간의 난타전이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지켜보는 도민의 입장으로는 안타깝다. 소모적인 시간을 마무리 했으면 좋겠다. 

⑦ 제주아트플랫폼을 추진한다면 어떻게 가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지?(29분 00초)

  • 이아는 옛 도립병원으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이다. 다음 세대들에게 전수한다는 의미 있는 공간이 방치되 안타깝다. 예술가들에게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퐁피두 센터처럼 건축물 자체가 아트인 랜드마크로 만들면 얼마나 좋겠는가 생각한다.

⑧ 프랑스는 인프라 구축이나 인력이 많이 있으니 퐁피두 센터를 조성하면 활발하게 잘 될 수 있는데 제주는 단순히 아트플랫폼 한다고 잘 될까 의구심도 든다?(30분 50초)

  • 도민들의 문화예술 수준과 인식은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리더의 철학이 도시와 국가를 바꾸고 사람들의 사고를 견인하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퐁피두 센터라고 본다. 좋은 풍광과 환경에서 어디 내놔도 자부심 있는 특색 있는 제주지만 관련 있는 인력이나 인프라가 너무 빈약하다. 현장에서 고생하는 분들 보면 눈물이 난다. 문예재단이 다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프라는 도민이 길러야 한다. 

⑨ 프랑스처럼 문화예술의 기초체력이 튼튼한 나라가 부럽다. (36분 50초)

  •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 보면서 고전의 힘이라는 것을 느낀다. 원전이 하나 있고 서로 다른 해석이 계속 재생산되는 것이다. 제주 방언으로 쓴 문학과 예술이 더 늘어야 한다. 글을 쓰는 분들을 위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활발해졌으면 좋겠다.

⑩ 제주의 역사와 자연 문화 콘텐츠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은?

  • 예술의 영역을 특정인이 독점하기보다는 열고 분야간에 통섭하고 교류할 수 있는 시도가 필요하다. 생산적인 문화 운동으로 간다면 서로 윈윈하지 않을까? 제주는 설화도 많고 신도 많고 신화처럼 콘텐츠가 풍부한 보물이다. 이제 창작자와 기획자가 힘을 모아 구슬을 꿰어야 한다. 그러려면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 행정의 문화예술정책 마인드가 필요하다. 

One comment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