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뉴스 톺아보기(1월 2주)

▲ 프로그램 : KBS제주방송총국 <탐나는 제주>

▲ 방송일자 : 1월 18일(월) 오후 5:30~6:00


[앵커] 꼼꼼한 뉴스 모니터와 분석으로 시청자 여러분의 현명한 미디어 소비를 돕는 <제주뉴스 톺아보기> 코너입니다. 고재일 기자와 함께 지난 한 주 제주 지역 언론보도의 면면을 살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고재일] 지난 한 주를 시각적으로 돌아보면 겨울과 관련한 유명 소설의 한 대목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일간지 1면 사진도 유독 눈과 관련한 앵글이 많았습니다. 먼저 <제주일보> 12일자 1면 ‘눈에 덮인 용눈이 오름’인데요. 닷새 동안 내린 많은 눈으로 하얀 비경을 연출한 용눈이 오름의 모습을 상공에서 렌즈에 담았습니다. 분화구 속 말굽 모양의 화구가 인상적인 곳으로 꼽히는 제주 동부의 대표 오름이죠.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된 이후 탐방객이 급증해 파이고 부서지고 잘려 나가면서 몸살을 앓았는데요. 마침 다음 달부터 2년 동안 식생복원을 위해 자연휴식년제에 돌입한다고 하니 당분간은 접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앵커] 하얀 눈이 오름의 상처를 감싼 붕대처럼 느껴집니다. 휴식년을 통해 싱싱하고 푸른 옛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길 기대해 보겠습니다. 그런가하면 눈날씨로 도민과 관광객의 이동에 불편이 많았던 것 같아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마침 13일자 <뉴제주일보>에 1면 ‘겨울왕국으로 변한 평화로…차량은 정체 행렬’이라는 사진을 게재했습니다. 보통 신문 지면에 세로 구도의 사진을 담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요. 출근 차량으로 옴짝달싹 못하는 평화로의 정체 모습을 유수암리 입구에서 포착했습니다. 산간 도로에 눈이 내려 결빙이 되면 아무래도 평화로로 몰리는 경향이 있죠. 눈으로 어림 잡아도 2~3km 가량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는 모습이 답답하고 힘겨워 보이는데요.올 겨울은 자가용 운전이나 버스 이용 모두가 힘들어 장거리 출퇴근하는 분들에게는 유독 기억에 남을 겨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올해 유독 북극한파의 위력이 강하긴 했지만 눈에 띄는 기후 변화에 맞춰 앞으로는 제설이나 월동준비 계획도 좀 새롭게 세워보는게 어떨까 싶어요. 다음 사진으로 이어가죠?

[고재일] 지난 주에도 소개해 드렸죠. 폭설과 한파로 월동채소 가운데 80% 가량이 피해를 입었는데요. <한라일보> 13일자 1면 톱기사 관련 사진으로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의 한 무밭의 풍경이 실렸습니다. 수확을 앞둔 무가 눈 속에 파묻힌 모습을 바라보는 밭주인의 심정이 얼마나 안타까울지 가늠도 할 수 없는데요. 오늘까지 피해 신고 접수가 마감되면 구체적인 피해 규모와 액수 등을 확인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다행히 목요일부터 날이 조금씩 풀렸죠. 따뜻해서 좋긴한데 좀 탁하게 느끼지 않았습니까? <제민일보> 15일자 1면 사진으로 ‘미세먼지로 뒤덮인 제주’가 담겼습니다. 14일 오전 한때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기록하면서 뿌옇게 변한 제주시내의 모습을 포착했는데요. 예전은’삼한사온’ 요즘은 ‘삼한사미’라고 하죠. 추위가 물러난 제주에 상륙한 미세먼지, 올 겨울은 또 우리를 얼마나 답답하게 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앵커] 평소라면 시원하게 탁 트인 하늘과 바다의 모습이 지금 사진에서는 구분이 되지 않네요. 기사의 이면을 살펴보는 순서입니다. 어떤 내용 가져 오셨나요?

[고재일] 독자나 시청자가 무엇에 관심과 의문을 갖고 있는지 취재하고 보도하는 것은 언론 활동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죠. 지금 <탐나는 제주> 시청하시는 여러분께서는 공무원 인사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이 있으십니까? 지역 언론의 공무원 인사보도 관행 과연 적절한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앵커] 지난주 발표된 제주도의 상반기 정기 인사 내용을 소개하시려는 거군요. 인사보도의 관행이라면 어떤 문제를 지적하고 싶으신 건가요?

[고재일] <KBS제주>와 <제주MBC>는 짤막한 단신 보도로, <JIBS제주방송>은 관련 내용을 리포트 한 꼭지로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지역 일간지와 인터넷신문은 다소 과열된 취재 행태를 보였는데요. 인사 발표 전에는 ‘누가 하마평에 올랐다’. ‘A와 B가 퇴임하고 C가 교육으로 빠지니 갑과 을이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처럼 인사를 전망하는 기사를 내놨습니다. 발표 당일은 제주도와 행정시가 발표한 인사명단 파일을 신문들이 다퉈가며 속보로 올렸습니다. 이튿날인 14일 지면 편성이 놀라운데요. <한라일보>와 <제주일보>, <제민일보>, <뉴제주일보> 모두 16면 가운데 공무원 정기 인사 소식을 4~5면에 걸쳐 집중 할애했습니다. 전면 광고와 동정, TV 편성표 등을 제외하면 기사가 들어가야 할 지면의 절반 가량을 공무원 승진 또는 전보 명단을 그대로 찍어낸 것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앵커] 물론 공무원들의 인사에 관심을 가진 분들도 계실테지만, 신문 지면의 절반 가량을 채울 만한 보도인가에 대해서는 평가가 다를 것 같은데요?

[고재일] 물론 제주에서 공무원 사회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몇 개 면을 수두룩 채울 정도의 가치 있는 보도인가 의문을 제기하는 도민들이 많은데요. 일부 일간지와 인터넷신문이 지향하는 저널리즘의 대상이 일반 도민이 아니라 공무원 사회로 설정돼 이른바 관가에서만 관심을 갖는 보도에 몰두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데요. 도민들의 삶에 보다 가깝게 다가가는 시도가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앵커] 다음 소개할 보도는 어떤 내용인가요?

[고재일] 오늘 방송을 앞두고 확인해 보니 유감 표명이 나왔습니다만, 국민의힘 강충룡 제주도의원의 지난 달 동성애 혐오 발언을 두고 지역사회의 논란이 커지고 있죠. 하지만 지역 미디어의 보도는 시큰둥합니다. 당사자를 만나 발언의 취지와 유감 여부를 묻는 인터뷰 기사는 고사하고 발생하는 사실조차 제대로 전하고 있지 않은데요. 지난 12일 도내 1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차별금지연대가 강 의원 등을 피진정인으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거든요. 지역 정치인의 혐오 표현이 인권위에 진정되는 상황이 그냥 넘어갈 상황은 아니겠죠. 뜻밖에도 상당수 매체가 이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취재 인력이 부족해서 보도를 하지 못했나 생각했는데요. 일부 일간지의 경우는 인터넷판 기사로 게재했지만 끝내 지면에는 담지 않았습니다. 축소 보도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인권위가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을 때는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해 지네요. 기사의 탄생 하나 더 가져오셨다고요?

[고재일] 언론의 가십성 보도 행태를 지적하고 싶습니다. 최근 제주 지역 대형 복합리조트인 신화월드 내 카지노에서 145억원이 사라졌다는 보도가 나왔죠. 이 내용을 다루지 않은 언론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일부 매체의 경우 ‘영화 같다’, ‘미스터리다’, ‘숨겨진 반전’ 처럼 속칭 제목 장사를 하려는 시도가 포착됐는데요. 이후 120억 가량이 같은 카지노 내 비밀금고와 제주시내에서 발견되자 ‘돈의 주인은 누구냐’, ‘남은 20억은 어디에?’ 식으로 흥미 위주 보도를 이어나갔습니다. 확실히 카지노 사업장에서 많은 현금이 사라졌다는 사건 보도는 많은 독자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만한 사안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사건 보도는 주로 경찰의 수사 진행 내용이나 카지노 관계자와 같은 비공식 코멘트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보니 때로는 기자의 상상력과 추리력이 동원되는게 현실입니다. 추가 내용은 없는데 제목만 바꿔서 비슷한 기사를 생산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보도가 되지 않은 카지노 노조의 진상 규명 요구나 열악한 노동 실태를 취재하면 좋지 않았을까 아쉬운 마음에 소개해 드립니다. 


[앵커] 다음은 고 기자가 한 주 동안 주목한 보도를 소개하는 차례인데요. 어떤 뉴스 눈 여겨 보셨나요?

[고재일] <KBS제주>가 지난 14일 보도한 감귤원 태양광 농사 후속 보도를 소개합니다. 제주도가 전국 최초의 ‘태양광 농사’라며 2016년 당시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사업인데요. 20년간 연평균 5천만 원 이상의 수익을 임대료로 얻을 수 있다고 약속했지만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2천만원에서 최대 1억원에 달하는 개발부담금 부과인데요. 농가 대부분이 개발부담금 부과 사실을 모르고 사업에 참여했는데요. 문제 해결을 약속한 제주도가 결국 농민들이 부담하도록 내부 결론에 이르렀다는 보도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개발부담금이 부과됐거나 부과될 예정인 도내 감귤원 태양광발전소이 71곳에 달하는데요. 4년 동안 사업이 지연된 것도 모자라 전기판매 가격 하락, 이제는 개발부담금 부과까지 철저하게 실패한 태양광 농사의 민낯을 취재했습니다. 

[앵커] 행정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 두 번 다시는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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