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기자협회 소속 언론사 9곳이 제2공항 도민 의견수렴 여론조사를 추진하는 것에 대한 일부 언론의 문제 제기와 관련, 협회의 폐쇄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뉴제주일보>는 지난 21일 ‘제2공항 여론조사 추진 공정성·신뢰성 의문’ 제하의 기사에서 “여론조사 주관 언론사 선정을 위해 도의회가 제주도기자협회와 협의에 나선 결과 도내 상당수 언론이 배제, 대표성과 객관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서 18일자 <제주신문> 사설은 기자협회 소속 회원사만 여론조사를 추진할 경우 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일간지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며 방송사와 일간지 전체의 명의로 여론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020년 8월 기준 제주도 등록 언론사는 방송과 일간지, 인터넷신문과 통신사 등 모두 113개사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제주도 기자협회 소속사는 방송 5개사(KBS제주, 제주MBC, JIBS제주방송, KCTV제주방송, 제주CBS), 일간지 3개사(제민일보, 제주일보, 한라일보), 통신사 1개사(연합뉴스) 등 9개사에 불과하다. 취재 인력과 시스템, 업력 및 보도의 공정성과 도민 신뢰도 등을 감안하면 단순 비교는 어렵겠지만, 10%도 채 되지 않는 규모로 지역 언론계를 대표하는 셈이다.
회원 상호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협회지만 권한이 적지 않다. 언론계를 대표해 도내 주요 위원회 위원 추천권을 행사해 왔고 각종 세미나 패널 등도 단골로 도맡아 왔다. 이러다보니 문턱이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 2014년 기자협회에 가입했다가 5년 후 제명된 <제주매일>을 제외하면, 2006년 가입한 <KCTV제주방송>이 가장 최근 등록한 사례에 속한다. 최근 15년 동안 신규 회원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그나마 지난달 <뉴스1 제주본부>가 준회원 자격을 통과해 1년 후면 정회원 등록이 가능하다.
그동안 인터넷신문 등 많은 매체가 기자협회 가입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협회 <회칙>이 정하고 있는 정회원 자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회칙은 정회원을 ‘도내에서 활동하는 일간신문과 방송, 통신사 소속 기자’로 한정하고 있다. 방송과 일간지, 통신사가 아니면 가입이 불가능한 구조다. 방법은 있다. 회칙을 변경하면 된다. 회칙에 따라 협회 운영위원회를 거쳐 총회에서 표결에 부치면 개정이 가능하다. 다음 달 열리는 총회에서 안건으로 상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명문화된 회칙 못지 않게 ‘보이지 않는’ 분위기 역시 협회의 폐쇄성에 한몫을 했다. 인터넷신문 또는 신생 일간지가 ‘급’이 맞지 않다는 이유로 협회 가입을 제한하는데 앞장선 일부 회원사도 있었다. 제주도 기자협회에 끼지 못한 인터넷신문들은 자신들만의 협회를 별도로 만들었고, 여기에 들어오지 못한 곳들은 역시 자신만의 협의체를 꾸렸다. 불행한 배제의 순환고리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제주대학교 언론홍보학과 최낙진 교수는 “기자협회가 기존 체제 중심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인정할 수밖에 없지만 공론의 장을 통해 협회 본연의 역할을 논의하고 회원 기준에 대한 세부적인 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