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팡뉴스] 키워드로 읽는 제주(3월 5주)

▲ 프로그램 : KBS제주방송총국 <탐나는 제주>

▲ 방송일자 : 4월 1일(목) 오후 5:30~6:00


[앵커] 복잡한 뉴스를 재치 있는 키워드로 풀어보는 <알고팡 보고팡 팡팡뉴스> 시간입니다. 첫 키워드 ‘1992 실제상황’부터 시작해 보죠.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는 키워드인데요. 어떤 내용인가요?

[고재일] 맑은 하늘을 볼 수 있는 것이 참 복받은 것이라 느낄 수 있는 한 주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마스크도 써보고, 외출을 자제한다고 자제했는데도 목이 따끔따끔하거나 칼칼하다고 느끼신 분들 많을텐데요. 지난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 동안 제주 지역 미세먼지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10년 4개월 만에 황사경보가 발효됐습니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황사경보가 발령된 29일 제주권역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 세제곱미터 당 578㎍(마이크로그램)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한 시간당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평소의 30∼40배가량 치솟기도 했는데요. 29일 오후 9시 제주시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 세제곱미터 당 1195 마이크로그램을 올랐고요, 서귀포시 성산읍의 경우 같은 날 오후 8시에는 1992 마이크로그램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그동안 봄철마다 황사는 항상 있어왔던 현상이잖아요? 올해 유독 심한 이유가 있을까요?

[고재일]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보건환경연구원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지난 26일부터 몽골 고비사막과 중국 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한 황사가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에 유입됐는데요. 그런데 이 황사가 초속 2m 이하의 느린 속도를 보이면서 한반도를 빨리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체된 상태로 남하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바람까지 불지 않으면서 대기에 정체된 초미세먼지나 미세먼지가 밀려나지 않아 이 같은 최악의 황사가 발생했다는 관측입니다. 

[앵커] 최악의 황사 때문에 제주도가 미세먼지 비상 저감조치를 내리기까지 했는데요. 어느 정도로 효과가 있었나요?

[고재일] 말씀하신대로 제주도가 3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고농도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고 배출가스 5등급 차량의 운행을 제한했는데요. 제대로 지켜졌을까요? 도내 5등급 차량 3만4천여대 가운데 30일 하루 사이에 CCTV에 찍힌 경우가 1200여대에 달하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합니다. 시민들의 참여가 저조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관련법에 따라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합니다. 그런가하면 차량 2부제가 적용된 공공기관도 거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강제사항이 아니다 보니 나타날 수 밖에 없는 결과라는 건데요. 공사장 역시 단속의 실효성이 없다보니 정상적으로 작업을 진행한 사례가 상당수 확인됐다고 합니다. 


[앵커] 공동체를 조금 더 배려하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관심이 아쉬운 것 같습니다. 두 번째 키워드 ‘제주의 봄’ 가져오셨군요. 어떤 내용일지 예상되는데요?

[고재일] 21년 만의 4·3 특별법 개정과 수형인 무죄 판결 등으로 올해는 아마 그 어느 때보다 각별한 추념식이 될 것 같은데요. 모레 추념식은 제주에 진정한 따뜻한 봄이 찾아왔다는 의미로 ‘돔박꼿이 활짝 피엇수다’라는 타이틀이 붙었습니다. 다만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추념식 참석 인원이 150명 미만으로 대폭 축소될 예정인데요. 많은 유족과 도민분들의 평화공원 방문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는 조금 힘들 것 같습니다. 대신 추념식장을 찾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추모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행사가 생방송으로 중계되고요. 도청 홈페이지에 ‘온라인 추모관’운영 등이 개설될 예정입니다. 

[앵커] 올해 추념식은 제주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개최될 예정이라고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올해는 서울에서도 추념식이 동시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행정안전부와 제주특별자치도처럼 관이 아닌 제주 4·3 범국민위원회가 개최하게 되는데요. 수형인들이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내 옥외공간에서 오전 11시부터 봉행됩니다. 서울 추념식에선 제주 4.3 특별법 제개정에 노력해 유족회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한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추념사를 맡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앵커] 추념식을 앞두고 모처럼 희생자 유해 발굴 소식도 들어왔다고요?

[고재일] 4·3 당시 희생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 3구가 발견됐습니다. 초토화 작전이 진행됐던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우구리동산’이라는 곳인데요. 제주 4·3 평화재단은 4·3 당시 몰살당한 후 암매장된 일가족 7명 중 일부가 포함된 유해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시료를 채취한 뒤 유전자 감식을 통해 희생자의 이름을 찾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하루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세번째 키워드 넘어갑니다. ‘나 혼자 빌린다’ 소개해 주시죠?

[고재일] 혼밥이나 혼술 같은 말 한번 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자기 자신에게 셀프대출을 한 농협직원이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는 소식입니다. NH농협은행 본부 감사부가 최근 서귀포시 모 농협은행 지점 간부 A씨가 약 25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의혹을 확인했기 때문인데요. A씨는 2019년 3월부터 최근까지 2년간에 걸쳐 친인척 명의 자산 등을 담보로 혼자 대출심사 서류 작성과 지점장 결재까지 처리하는 등 불법 대출을 받았다고 합니다. 

[앵커] 수십억원대 셀프 대출이라고 하니 어느 정도 규모인지 감이 오지 않는데요. 피해자가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고재일] 일단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A씨의 친인척 수십 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하는데요.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입니다. 또한 A씨가 불법대출금을 가지고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도 아직 미궁인데요. 적지 않은 파장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또한 농협 스스로도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불법 대출이 이뤄진 것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허술한 내부 감시 제도가 도마에 오를 전망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식 더 살펴보죠. 국토부 직원의 친인척이 제2공항 사전 정보를 이용해 성산읍 일대에 대규모로 투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국토교통부 직원의 친인척이 이사로 재직했던 한 부동산 개발회사가 제2공항 예정지가 발표되기 직전에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의 대규모 토지를 매입했다고 <JIBS>가 지난 29일 보도했습니다. 개발회사가 지난 2015년 11월 12일 제2공항 예정지 인근인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의 임야 1만 5천㎡ 가량을 24억원에 사들였다는 건데요. 해당 회사의 사내 이사가 바로 국토부 직원의 친인척이라는 겁니다. 때문에 해당 토지의 실소유주가 국토부 직원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요. 당사자가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습니다만, <제주 제2공항 강행저지 비상도민회의>는“사전정보 유출과 투기 개입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제2공항이라는 국책사업은 국토부 공직자들의 탐욕을 위한 부동산투기의 장에 불과하다”며 “정부는 사업을 취소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제2공항 투기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앵커] 의혹이 불거진 만큼, 정확한 사실 관계가 확인 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관련 소식 나오는 대로 발 빠르게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소식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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