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와 한국은행이 기후위기를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닌 경제성장의 핵심 전략으로 접근하는 새로운 지역발전 모델을 제시했다. 중앙은행과 지방정부가 협력해 에너지 전환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제주도와 한국은행은 18일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통한 발전전략 모색’을 주제로 ‘2025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지난 2월부터 약 9개월간 진행된 공동 연구프로젝트의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오영훈 제주도지사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비롯해 전문가 200여 명이 참석했다.
심포지엄 주제를 ‘에너지 전환’으로 선정한 것은 기후위기가 금융 안정성과 국가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다. 한국은행은 2023년부터 지역경제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지역경제 심포지엄을 개최해 왔으며,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기후·에너지 분야를 집중 조명했다.
이창용 총재는 “지속가능한 사회로의 대전환을 앞두고 제주가 지닌 상징성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며 “재생에너지 비중이 20%로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사실상 독립적인 전력망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주의 한 발 앞선 계통 운영 경험은 전국 단위의 에너지 전환 체제를 구축하는데 테스트베드로서 기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도가 추진하는 모든 정책에 탄소중립과 에너지 대전환의 기조가 반영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서는 이재명 정부의 세부적인 정책과 콜라보를 이루면서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진전하게 됐다”며 “분산에너지와 재생에너지 간헐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그리드 시스템이 제주에서 만들어지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제주도가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도민이 발전사업에 참여하고 발전사업의 성과와 혜택이 도민들에게 돌아가는 시스템이 갖춰져 에너지 민주주의 시대를 제주가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포지엄은 두 개 세션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기후변화의 경제적 영향(김덕파 고려대 교수) ▲2035 제주 탄소중립 달성 방안(부호준 제주에너지공사 센터장) ▲제주 에너지 전환의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이수지 한국은행 과장) 등 연구 발표가 이뤄졌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지속가능한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 발전방안(이지원 한국은행 과장) ▲전력 수급자원을 활용한 제주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완화 방안(전우영 서울과기대 교수·박상훈 한국은행 과장 공동 연구)이 제시됐다.
마지막 순서로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 사회로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나승호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장, 오형나 경희대 교수, 김영환 제주도 에너지특별보좌관, 이태의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토론에서는 기후변화의 경제적 영향과 탄소중립 실현,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확대, 전력 수급자원을 활용한 출력제한 완화 등 제주형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에너지 전환의 주요 과제와 발전방향, 제도·기술적 대응전략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