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훈 간판 공약 ‘상장기업 육성’ 사실상 백지화…위성곤 인수위 판단 주목

제주도 “상장보다 폭넓은 기업활동에 집중” 선회 입장

‘1호 상장’ 아이엘로보틱스, 이전·채용 한계 뚜렷

– 내일(17일) 위성곤 당선인 인수위 업무보고…승계 여부 관심

민선 8기 오영훈 제주도정의 핵심 공약이었던 ‘상장기업 20개 육성·유치’ 정책이 사실상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됐다. 당장 내일(17일) 위성곤 도지사 당선인 인수위원회의 관련 업무보고가 예정된 가운데, 전임 도정의 간판 정책 폐기를 두고 인수위가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제주도에 따르면, 도는 최근 상장기업 육성 및 유치 정책의 기조를 전면 수정했다. 제주도 담당자는 본지에 “앞으로는 상장 지원보다는 폭넓은 기업활동 지원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특정 기업의 기업공개(IPO)를 행정이 직접 지원하던 기존 정책에서 사실상 물러섰다고 전했다.

당초 오영훈 지사는 임기 내 상장기업 20개 육성 및 유치를 공언하며 컨설팅 및 전용 펀드 조성 등 행·재정적 역량을 집중해 왔지만 번번히 유치에 어려움을 겪으며 진입에 난항을 겪어왔다. 기조 선회는 도정이 정책의 실효성 한계를 인정하고 출구전략을 모색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책의 공식적인 기조 전환과 맞물려, 그동안 도정이 대대적으로 홍보해 온 유치 성과들의 한계도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주도가 지난해 본사 이전과 코넥스(KONEX) 상장까지 전방위로 지원하고 홍보했던 ICT 기업 ‘아이엘로보틱스(구 아이엘커누스)’다.

아이엘로보틱스는 유치 당시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와 현금성 자산 부족 등 재무 건전성 부실 논란과 행정의 검증 부재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기업이다. 서류상 이전 수 개월이 지났지만 당초 계획과 달리 실질적인 제주 이전과 지역 내 전문 인재 채용에 적지 않은 한계를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 지원의 혜택을 받고도 정작 지역 경제에 기여하는 고용과 투자라는 실질적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공은 내일(17일) 열리는 위성곤 도지사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업무보고로 넘어가게 됐다. 민선 9기 출범을 준비하는 인수위가 오영훈 도정의 핵심 공약 폐지와 부실 유치 논란에 대해 어떠한 스탠스를 취할지가 관심사다.

인수위 내부에서는 수십억 원의 도민 세금이 투입된 상장기업 육성 정책의 실패 원인을 면밀히 따져 묻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기류와 함께, 전임 도정의 실패한 공약을 조기에 청산하고 실현 가능한 ‘기업 지원 패러다임’으로 신속히 재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장밋빛 비전으로 시작했던 상장기업 유치 정책이 부작용만을 남긴 채 멈춰 선 가운데, 새로 출범할 위성곤 도정이 내일 업무보고를 시작으로 전임 도정의 경제 실책을 어떻게 매듭짓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할지 도민사회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