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ESS 사업 결국 ‘철회’ 수순… 제주도교육청, 신설 학교 도입 재검토

오경남 의원이 24일 속개된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학교 ESS 설치에 대한 질의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안전성 우려와 법적 의무 면제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려던 학교 현장 에너지저장장치(ESS) 확대 정책이 결국 철회 수순을 밟게 됐다. 본지가 지난 3월부터 집중 보도한 사업의 법적·재정적 모순이 도의회 상임위원회에서 공식 입증되면서, 교육청이 무리한 신설 학교 도입 계획을 사실상 거둬들이는 모양새다. 

지난 24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제453회 임시회 교육위원회 회의에서 오경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도교육청 실무진을 상대로 ESS 도입 사업의 타당성을 집중 추궁했다. 오 의원은 본지가 최초 제기했던 핵심 의혹들을 제시하며 교육청의 행정 모순을 조목조목 짚어냈다. 

오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2023년 8월 1일 규정을 개정해 화재 위험성과 대피 능력 부족을 이유로 초·중·고교를 ESS 의무 설치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면제)한 점을 문제 삼았다. 법적으로 설치 의무가 사라졌음에도 교육청이 2024년 3월 첨단초중학교 설계 공모 과업지시서에 5억 원 규모의 ESS 설치를 포함시키고, 한림항공우주고에 올해 예산을 편성해 사업을 강행한 이유를 따져 물었다. 

경제성 결여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이어졌다. 오 의원은 한림항공우주고 ESS 설치에 집행된 5억 7천500만 원 대비 연간 절감액(약 4,300만 원)을 감안할 때 투자 회수 기간만 최소 13년 이상이 걸린다며, 배터리 수명과 교체 주기(10~20년)를 고려하면 손익분기점도 맞추기 힘든 예산 낭비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변광필 학교시설과장이 배터리 수명에 대해 “관리에 따라 20년 이상 갈 수도, 덜 갈 수도 있다”며 명확한 대답을 피하자, 오 의원은 “무책임한 답변”이라며 강하게 질타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의회의 집요한 추궁과 본지의 연속 보도로 압박이 거세지자, 교육청은 결국 신설 학교 ESS 도입 철회 의사를 내놓았다. 변 과장은 첨단 초중학교 ESS 설치 건과 관련해 “법상 안 해도 된다는 조건 때문에 현재는 안 하는 방향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미 사업이 마무리된 한림항공우주고 외에 신설 학교로 사업을 확대하려던 당초 구상을 사실상 철회했음을 자인한 셈이다. 

도교육청은 정부 규정까지 역주행하며 ‘도내 최초’, ‘친환경 에너지’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실상은 경제성 분석 결여와 행정 보안 유출 정황 속에 무리하게 추진된 사업임이 거듭 확인된 것이다. 

비록 첨단초중고 도입은 철회 수순에 들어갔으나, 대외 공고 전 사업 계획이 민간 업자에게 유출된 경위와 기존 한림항공우주고 사업 결정 과정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다. 도민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리한 사업 추진 과정 전반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수사 당국의 객관적인 조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된 태양광 업체 대표가 단톡방에서 김광수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며 올린 글 <출처:KBS 보도 내용 갈무리>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