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패배 이후 조직 쇄신과 대여 견제력 강화를 표방하며 출범한 국민의힘 제주특별자치도당 신임 지도부가 첫 구성부터 당 안팎의 여러 해석과 의구심을 낳고 있다. 의회 내 실질적 권한을 지닌 현역 도의원들이 주요 당직 인선에서 전원 빠진 반면, 핵심 보직 대다수가 직전 선거 낙선자들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일 이정엽 신임 도당위원장 취임식과 주요 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고문단과 도의원, 주요 당직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도의원 국민의힘 배지 전달식 등도 함께 열렸다. 이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제주 43개 읍·면·동을 중심으로 책임당원을 적극 모집해 2027년까지 약 1만 명을 추가 확보하고, 2028년 총선 승리를 위한 조직 정비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결속을 다지는 겉모습과 달리 공개된 인선 명단은 여러 의문을 남겼다. 수석부위원장에 강경문, 중앙위 제주도당연합회장 고경남, 청년위원장 김지은, 대변인 현경주 등이 임명됐으나 이들은 모두 지난 6월 지방선거 낙선자들이다. 도당을 이끌 이정엽 위원장 본인 역시 지방선거 낙선자 신분이다. 반면 원내에서 도정을 직접 감시·견제해야 할 현역 제주도의회 의원은 당직 인선 명단에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선거 패배에 대한 엄중한 성찰이나 참신한 인적 쇄신 대신, 낙선자들을 주축으로 한 자리 안배용 개편에 그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참패 후 뼈를 깎는 변화를 기대했던 여론과는 사뭇 다른 방향이라는 지적이다.
현역 도의원들이 전원 배제된 배경을 둘러싸고도 갖가지 관측이 엇갈린다. 지도부가 원외 세력의 결속을 위해 의도적으로 현역 의원들을 뒤로 물린 것인지, 아니면 지도부의 리더십이나 쇄신 방향에 의구심을 가진 현역 의원들이 당직 합류를 고사하며 거리두기에 나선 것인지는 해석은 분분한 상황이다.
하지만 배경이 무엇이든 이번 인선은 신임 지도부의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의도적 배제라면 지도부의 포용력 부족 및 사당화 논란을 자초하는 꼴이고, 현역들의 고사라면 출범 첫날부터 도당위원장의 리더십과 당 장악력에 균열이 생겼음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제도적 투쟁력을 갖춘 현역 도의원들과 당 조직을 쥔 원외 지도부가 겉돌면서, 국민의힘이 건전한 비판·대안 세력으로 도민 신뢰를 회복하기는커녕 도정 견제력 약화와 조직의 무기력증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