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 감사는 끝났지만…‘재밋섬’ 이제부터가 진짜 문제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19년 1월 10일(목) 오후 5시 5분

■ 출연 : 류도성 아나운서, 고재일 시사칼럼니스트

[류도성] 매주 목요일 돌아오는 <뉴스톡> 코넙니다. 오늘도 시사 팟캐스트 <고칼의 제주팟> 고재일 시사칼럼니스트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습니까?

[고재일] 지난해 저희 코너에서 한번 다룬 적이 있죠. <재밋섬> 매입 논란에 대한 제주도 감사위원회 감사 결과가 어제 발표됐습니다. 오늘은 이 내용 소개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감사위가 바라보는 이번 논란,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이겁니다. ‘감독 기관인 제주도의 방관 속에 몇몇 재단 관계자가 주도한 투명하지 않은 계약’이라고 말이죠.

[류도성] ‘주연이 몇몇 재단 관계자고 제주도가 조연이다’ 뭐 이런 느낌인데요?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매입 과정의 어느 일부분이 잘못이라는게 아니라, 시작부터 계약서 작성까지 모든 과정에 걸쳐 문제가 확인됐다고 합니다.

공공기관이 소유한 건물이나 기금처럼 덩어리가 큰 자산을 보통 기본재산이라고 하는데요. 제주문화예술재단과 같은 공공기관은 기본재산을 새로 사들이거나 처리할 경우 정관에 따라 반드시 운용계획을 짜고 이에 대한 이사회 승인과 도지사 결재를 받아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재밋섬 건물 계약이 지난해 6월 18일 체결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만큼 2017년 12월 8일 열린 재단 정기이사회에서는 기본재산인 기금 170억원 가운데 100억원을 건물 매입에 사용하겠다 같은 식의 보고가 있었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생략됐다는 겁니다. 며칠 후에 재단이 이사회 내용을 제주도에 보고하는데요. 당연하게도 건물 매입건은 담겨있지 않았습니다.

[류도성] 불과 6개월 후에 전격적으로 매매계약이 체결되는데 이사회에서는 보고조차 되지 않았나는게 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긴 합니다.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첫 단추부터 문제가 확인된 것인데요. 다음 단계에서도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재산이 기금을 투입해서 건물을 사들이기로 했다면 다음 단계에서는 기본재산관리위원회라는 것이 꾸려져야 하거든요. 감사위는 이 과정도 문제가 있다고 봤습니다.

[류도성] 기본재산관리위원회라는게 어떤 겁니까?

[고재일] 제주문화예술재단 같은 공공기관은 <지방 출자출연기관 예산편성 지침>에 따라 신규사업을 추진할 경우 타당성과 재원조달 계획을 검토하는 것은 물론 사업수지를 분석하기 위한 관리위원회를 꾸리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게 바로 기본재산관리위원회인데요.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주로 외부전문가를 참여시킵니다만, 감사위가 재단 기본재산관리위원회 명단을 봤더니 5명의 위원이 재단 이사장과 감사, 도청 국장, 재단 전 사무처장과 회계법인 직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류도성] 뭐, 위원회 구성을 보니까…건물 매입이 이미 정해진 상황이라면 다른 목소리가 나올 여지는 좀 부족해 보이는군요.

[고재일] 다음은 아마 이번 논란의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 될 것 같습니다. 매매계약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내용인데요.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사들이려고 한 재밋섬 건물의 소유권과 관련해서 법적 분쟁의 가능성이 있다는 겁니다. 재밋섬 건물은 지난 2016년 4월 신한은행과 건물주인 (주)재밋섬파크간에 ‘부동산담보신탁계약’이 체결된 상태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신한은행이 수탁자, 재밋섬파크가 위탁자가 되는 것이거든요. 만에 하나 수탁자가 계약 내용과 다르게 소유권을 행사하거나 주장하는 경우 매매 계약의 이행을 담보할 방법이 없다는 거죠.

[류도성] 신한은행 쪽에서 계약이 하자가 있다는 식으로 인정하지 못한다고 하면 대책이 없다는 건가요?

[고재일] 네, 현실적인 가능성 여부를 떠나 법적으로 그런 문제가 상존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재밋섬 건물이 100억원 대의 가치를 지니고 있느냐하는 감정평가의 문제 역시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앞서 재단은 두 곳의 감정평가법인을 통해 재밋섬의 평가금액이 110억원에 달한다며 매매계약의 정당성을 강조한 바 있는데요. 국토교통부의 감정평가금액 타당성 검토 결과는 이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달 24일 최종 회신을 받았는데요. 국토부 설명은 이렇습니다. “물건의 특수성과 인근 지역의 쇠퇴상황을 고려할 때 적정 가치 산정을 위한 검토가 필요하였으나 이에 대한 검토가 없었다”며 “감정평가액이 적정 가치를 반응한 것으로 단정하기 곤란하여 감정평가가 다소 미흡하다”고 말이죠.

[류도성] 표현을 상당히 완곡하게 돌린 것 같군요. 좋습니다. 감사위가 그래서 재밋섬 매입의 전 과정이 문제가 있었다고 보는 것 같은데..그렇다면 계약 자체가 원천 무효가 되는 건가요?

[고재일] 많은 도민들을 놀라게 한 것 가운데 하나가 또 ‘1원 계약금’ 아니겠습니까? 계약금은 1원으로 해놨는데 중도 해약금을 20억원으로 책정해서 비상식적이다라는 논란이 있었거든요. 감사위는 이에 대해 일반적인 거래관행에 비해 과도하게 약정을 설정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만,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계약 자체는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류도성] 어쨌든 감사 결과 매입 전반에 걸쳐 많은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계속 진행될 수 있을까요?

[고재일] 아마 ‘진퇴양난’이라는 표현이 이번 건을 설명하기 딱 좋은 사자성어가 아닌가 싶은데요. 참고로 말씀드리면 재밋섬 매입은 지난해 6월 1차 중도금으로 10억원이 지급된 이후에 2차 중도금 60억원 지불은 연기된 상황이거든요.

이번 감사처분요구서를 들여다보면 몇몇 직원들에 대한 경징계와 주의 처분 요구가 있었습니다만,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장으로 하여금 사업추진 여부 등 해결방안을 강구하라는 대목이 있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감사에서 문제로 제기된 제주아트플랫폼 조성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라든가, 공론화 과정, 건물에 대한 감정평가작업을 완전히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올 겁니다.

[류도성] 그렇다면 매입 계획을 완전 백지화하는 방법 뿐인가요?

[고재일] 그 부분도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아시겠지만 이번 재밋섬 매입건은 계약이 특이합니다. 이미 지난 6월 계약금으로 10억원으로 입급이 됐다는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일방이 계약을 중도에 해지할 경우에는 무려 20억원을 위약금으로 물게 되어 있습니다.

[류도성] 다시 들어도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 아닌가 싶은데요. 어떻게 그런 계약을 할 수가 있는지…

[고재일] 문제의 해법이 가장 복잡하게 꼬인 부분이 바로 이 대목인데요. 아시다시피 이번 재밋섬 매입 계약은 전임 박경훈 이사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사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지난해 8월 임기 만료로 이미 퇴직을 했죠? 현직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감사 결과로 별다른 영향은 받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이미 지난해 도의회를 통해서 위약금 20억원을 걸어 놓은 비상식적인 계약이 이사회의 결정이 아니라 박 전 이사장의 의지라는 증언이 나왔죠. 도의회 역시 전임 이사장에게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던 만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류도성] 역시 ‘진퇴양난’인 상황이군요. <뉴스톡> 오늘은 재밋섬 매입 논란 감사 결과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고재일 시사칼럼니스트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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