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여론조사 고칼은 이렇게 읽습니다(1월 27일)

제주팟닷컴의 독자와 청취자, 안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설 명절 잘 보내고 계시죠? 고칼입니다.

이번 연휴도 가족, 친지들과 밥상머리에 둘러 앉아 다가오는 4·15 총선 얘기꽃을 피우셨는지 궁금합니다. 제주 지역 3개 선거구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린 곳이 바로 제주시갑 아니겠습니까? 강창일 국회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제주시갑 여론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헷갈리시는 분들 계실 것 같아요. 최근 여론조사가 주체별로 다양하다보니 흐름을 보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저 고칼이 바라보는 여론조사 독해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물론 여론조사에는 다양한 변수들이 녹아있습니다. 질문의 항목과 선택지의 배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수도 있고요. 그런만큼 최근 세 번의 국회의원 제주시갑 여론조사를 보며 추이를 고려해봤으니, 제 의견이 절대적인 것은 분명 아닙니다. 다만, 여론조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는 어디까지나 ‘해석’의 영역에 불과하니 다른 의견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 강창일 불출마, 전략공천 확정 어떤 영향 줬나

최근 세 차례의 여론조사를 보면 중요한 이벤트가 두개가 등장합니다. 첫 번째 단계가 ‘강창일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고요, 두 번째가 ‘제주시갑 전략공천 지역 확정’입니다.

한라일보와 제민일보, JIBS 등 언론3사가 지난해 12월 31일 발표한 첫 여론조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제주시갑 국회의원 적합도”를 묻는 질문에, 강창일 19.7%, 구자헌 13.6%, 박희수 13%, 박원철 8.9%, 고경실 8.8%, 장성철 3.9%, 고병수 3.3%, 부동층 21.5% 순으로 나왔더군요. (죄송합니다. 3% 미만은 생략하겠습니다.) 해당 조사는 편의상 한라일보 여론조사라 부르겠습니다. 한라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오차 범위 내이기는 하나 강창일 의원이 현역의원으로서 다소 불안하게(?)여론조사 1위에 올랐습니다.

아시는것처럼 해당 조사는 1월 중순 강창일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다소 무의미한(?) 조사가 되어버렸는데요. 그런만큼 많은 분들께서 22일 발표된 제주일보와 KCTV제주방송, 제주투데이, 헤드라인제주 등 언론 4사 조사를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아시는 것처럼 14일 전략공천 지역으로 확정되고 송재호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음에도, 해당 조사는 송 위원장을 선택지에 반영하지 않는 다소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맙니다. 그래서 “제주시갑 국회의원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 박희수 15.7%, 고경실 9.4%, 문윤택 5.8%, 구자헌 4.7%, 고병수 4.6%, 김영진 4.4%, 장성철 3.2%, 부동층 48.1%가 나왔습니다. 이 조사는 제주일보 여론조사라고 하죠.

마지막으로 명절이 시작되기 바로 전인 23일 오후 늦게 발표된 제주신보와 제주MBC, 제주CBS, 제주의소리 등 4사 여론조사를 살펴보겠습니다.(같은 방식으로 제주신보 여론조사라 칭하겠습니다) “제주시갑 선호도” 묻는 질문에, 박희수 10.5%, 고경실 10.2%, 구자헌 7.5%, 송재호 6.9%, 고병수 6.5%, 김영진 3.4%, 장성철 3.3%, 부동층 47.5%가 집계됐습니다. 제주신보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전략공천 대상자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송재호 위원장이 등장한 것이죠.

23일 박희수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제주일보 여론조사를 근거로 제주시갑을 경선지역으로 분류해 본선 후보를 선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자신이 전체 후보군 가운데 선호도 1위를 달성했고 전략공천을 반대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데 따른 자신감의 표현이겠죠.

– 박희수 빛바랜 여론조사 1위…부동층 절반 육박

그런데 박희수 예비후보의 지지율을 좀 자세히 들여다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박 예비후보의 지지율은 세 차례 여론조사 모두 10~15%대를 왔다갔다 하는 수준입니다. 물론 조사를 실시한 기관이 다르고 기관들의 샘플링 방법이 차이를 보일 수 있겠으나, 박 예비후보의 지지율이나 선호도는 23일 여론조사까지는 어떠한 ‘경향성’도 관측되지 않았습니다. 강창일 국회의원과 박원철 도의원을 지지했던 약 30%의 표심이 박 예비후보로 옮겨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박 예비후보를 아직까지 대안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관망이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면 강창일·박원철 두 정치인의 지지율은 어디로 갔을까요? 바로 부동층을 살펴보면 답이 나옵니다. 12월 31일 한라일보 여론조사에서 21.5%에 불과했던 부동층은 제주일보, 그리고 제주신보 조사에서 50%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민주당 내부에서 후보군이 정리되기 전까지는 이들 표심은 쉽사리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유한국당 고경실 예비후보도 마찬가지로 보입니다. 23일 제주신보 여론조사에서는 박희수 예비후보와 박빙의 차이로 치열하게 1위 자리를 다투는 것으로 얼핏 비춰지겠습니다만, 고 예비후보의 지지율 역시 10% 언저리에서 플러스 마이너스로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결국 박희수, 고경실 두 예비후보의 부상은 강창일 의원의 불출마로 인한 착시현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에서 1등하던 친구가 전학을 가니 2,3등이 두드러져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 자유한국당은 결집하고, 민주당은 분열하고?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확 커져버린 부동층의 여파로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힘의 균형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한라일보 조사에서는 민주당 후보들의 지지율 총합이 41.6로 자유한국당 24.7에 비해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후 제주일보 여론조사 민주 21.5 VS 한국 18.5, 급기야 제주신보 조사에서는 민주 20.8 VS 한국 21.1로 오차범위 내에서 크로스오버가 발생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지지층이 잘 뭉쳐서라기 보다는 민주당 지지층이 다변화(?) 된 결과로 해석해야 할 것 같습니다.

민주당 문윤택 후보의 22일 제주일보 조사(5.8%)와 23일 제주신보 조사(1% 미만)가 비교적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선택지의 변화(송재호 추가)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 제주일보 조사는 20~21일, 제주신보 조사는 19~21일까지 같은 시기에 이뤄졌습니다.

결국 부동층의 상당수는 정당별 후보 선출과정과 대결구도, 앞으로의 정국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투표가 임박한 시기에 이르러서야 지지후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후보 입장에서는 상당히 피말리는 선거가 될 것 같습니다.


[2019년 12월 31일 여론조사]

한라일보, 제민일보, JIBS 등 3사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2월 26일부터 28일까지 사흘간 제주시갑 선거구 만 19세 이상 남녀 511명을 대상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3%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2020년 1월 22일 여론조사]

제주일보, KCTV제주방송, 제주투데이, 헤드라인제주 등 4사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0일과 21일까지 이틀간 제주시갑 선거구 만 18세 이상 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진행.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2020년 1월 23일 여론조사]

제주新보, 제주MBC, 제주CBS, 제주의소리 등 4사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제주시갑 선거구 만 19세 이상 807명 대상으로 진행.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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