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 엔젤투자 받았다는 유망기업 사실상 자본잠식?

 4 6 방송된 제주CBS 시사매거진 제주 <고재일의 뉴스톡>입니다.

# 총선 9일 전 군소 후보 단일화 이뤄질까?

[류도성] 월요일마다 돌아오는 <뉴스톡> 코너입니다. 오늘도 <제주팟닷컴> 고재일 기자와 함께 총선 앞둔 제주 지역 정가 상황 살펴보겠습니다.

[고재일] 방송이 나가는 오늘을 기준으로 총선이 정확히 9일 남았는데요. 그런데 투표는 사실 이번주 시작됩니다. 아시는 것처럼 10일과 11일 이틀 동안 도내 읍면동별 43개 투표소에서 사전 투표가 진행될 예정입니다.

[류도성] 코로나19로 감감했던 국회의원 선거가 어쨌든 다가오기는 다가왔군요. 혹시 3개 선거구 가운데 구도가 변화할 조짐 같은 것은 혹시 없을까요? 원래 선거 막판에 항상 그런게 있었던 것 같은데요.

[고재일] 큰 변화 없이 지금대로 갈 것 같습니다. 제주시을과 서귀포시 선거구의 경우 사실상 양자구도로 진행되는 선거다보니 여지가 없는 것 같고요. SNS를 보니 무소속 박희수 후보의 일부 지지자를 중심으로 제주시갑 정의당 고병수 후보와의 단일화 얘기를 꺼낸 것 같은데요. 사실 단일화를 하려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물론이고 단일화 방식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요. 9일 남겨 놓고 이게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이 시점인데요. 정치공학적으로 보자면 보통 단일화의 데드라인이 투표 용지 인쇄일이거든요. 선관위가 오늘부터 투표 용지 인쇄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류도성] 그럼 단일화 가능성은 거의 가능성이 없다고 봐야하는 건가요?

[고재일] 주변 상황도 상황이지만 결정적으로 정의당 고병수 후보 측의 본선 완주 의지가 워낙 강하다고 합니다. 박 후보 측에서 단일화 제안도 없었다고 하고요.


# 4·3 이슈에 자꾸 스텝 꼬이는 민주당…부상일, 오영훈에 도덕성 맹공

[류도성] 좋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4·3 72주년 추념식이 봉행됐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이 다녀갔습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논란이 빚어졌어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이른바 엄지척 논란, 어떻습니까?

[고재일] 국회의원 선거와 도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나란히 서서 엄지를 들어올린 모습에 대해 미래통합당이 문제제기했죠. 미래통합당이 지난 3일 논평을 내고 아무리 선거운동이 중요하다고 해도 어떻게 4·3 영령 앞에서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고요. 무소속 박희수 후보 역시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며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류도성] 올해 총선에서는 유독 민주당 후보들이 4·3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네요. 민주당이 밝힌 입장도 함께 소개해 주시죠?

[고재일] 일단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추념식 하루 전인 지난 2일 후보자 합동 참배를 하고 나오는 길에 기자단의 ‘파이팅 포즈’ 촬영 요청이 있었는데, 해당 장소에서 적절하지 않은 상황임을 설명했고 대신에 특별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와 4·3의 완전한 해결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이 같은 사진이 나온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혹여나 불편한 마음을 느낀 유족과 도민들께 사과의 말을 전했는데요. 그러면서 미래통합당을 향해서는 더 이상 4·3을 정쟁에 이용하지 말라고 맞받아쳤습니다.

[류도성] 그런가 하면 오영훈 후보에 대한 논문 표절 논란이 제기됐다고요?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부상일 후보가 제기한 문제인데요. 오 후보의 17년 전에 석사 학위 논문을 살펴 봤더니 상당 부분이 1995년 고려대학교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을 표절했다는 것입니다. 표절률이 27%라는 주장이었는데요 이에 대해 오 후보 자체 조사 결과 3%에 불과하더라고 반박했습니다. 이 밖에도 오 후보의 친인척 보좌관 채용도 거론됐습니다. 보좌관이 처조카라는 것인데요. “공정을 강조하며 관련 법안까지 추진하는 오 후보의 보좌관이 처조카”라는 부 후보의 문제 제기에 “해당 보좌관은 국회 공무원으로서 충분한 능력을 갖췄고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오 후보가 반박했습니다.


# 장성철 ‘엔젤투자’ 받았다는 회사 경영실적은?

[류도성] 확실히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도덕성 검증에 집중하는 모습이군요. 저희가 제주시갑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후보에 이어 지난 시간에 미래통합당 장성철 후보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살펴봤잖아요? 재산신고 누락 의혹이 나왔어요?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KBS제주가 지난주 월요일 장성철 후보 배우자 명의로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에 토지 2필지를 신고했는데, 붙어있는 85제곱미터 두 필지가 누락된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는데요. 이튿날 민주당 선대위가 이를 문제 삼았습니다. 이에 대해 장 후보는 수십년 전 도로 개설 당시에 제주시에 기부한 미불용지인데, 제주시가 명의 이전을 하지 않은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습니다.

[류도성] 좋습니다. 관련해서 오늘도 장 후보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내용 취재해 오셨다고요?

[고재일] 네, 일단 지난주 방송 내용 간략히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장 후보가 우근민 도정 정책보좌관 자리에서 물러난 지난 2012년 9월 농업회사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장 후보 외에도 2개의 농업회사법인이 모두 1억2천5백만원을 공동 출자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후에 일명 ‘엔젤투자’를 받아서 해당 사업체의 자본금 규모가 4년 만에 20배 가까이 커졌다는 사실도 전해드리지 않았습니까? 장 후보가 당시 어떤 이유에서 그리고 얼마에 자신의 지분을 매각했는지 질문했지만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소개도 해드렸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것이 엔젤투자를 받을 정도로 회사의 기술력과 재무 상황이 탄탄한가였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해당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재무제표를 공개하는 대상기업이 아니다보니 금융감독원에 자료가 올라와 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제주팜플러스가 과거 구인구직 사이트에 기업 소개를 위해 공개한 자료가 일부 남아 있었는데요. 설립 4년차인 2015년부터 2018년까지의 데이터가 나왔습니다. 2015년 13억2700만원의 매출을 거두고 이후에는 절반 이하로 매출액 규모가 뚝 떨어졌고요. 당기순이익 역시 2018년과 2017년 연속으로 마이너스 13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015년부터 2018년 4년 동안의 당기순이익을 합쳐보니 마이너스 35억원에 달했습니다. 회사의 자본금이 23억원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데이터로만 해석하자면 내부유보금이 없는 상황에서 이 회사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로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 창업 초기부터 보조금 지원…일부 사업 관련법 위반 논란 소지도

[류도성] 엔젤투자까지 받은 회사가 적자를 거듭하다가 결국 자본잠식이 이뤄졌다는 얘긴가요?

[고재일] 공동 출자한 A농업회사법인의 대표 김모씨가 엔젤투자가라고 말씀 드리지 않았습니까? 투자 배경을 들어보기 위해 연락을 했는데요. 답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하면서 흥미로운 부분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회사의 업력이 상대적으로 짧음에도 설립 초창기에 꽤 많은 보조금 지원이 이뤄졌다는 사실입니다. 제주도가 운영하는 보조사업자 운영시스템을 통해 확인해 봤는데요. 2016년까지 모두 15차례 5천7백여만원의 보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류도성] 규모를 봤을 때 적은 액수라고는 할 수 없어 보입니다.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고재일] 법인 설립 이듬해에 바로 인턴지원사업 대상 사업체로 선정이 돼 인건비 지원을 받았고요, 식품엑스포 같은 행사의 참가비 지원과 포장디자인 개발지원 사업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주목할 것이 바로 2014년에 받은 보조금입니다. ‘고부가가치 식재료 가공시설 현대화 지원 사업’이라고 3600만원의 보조금과 자부담 3천만원을 더해 금속검출기와 반자동조합계량기라는 장비를 구매했는데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분이 제한된 중요재산으로 관리되어야 하는 품목입니다. 보조사업이 완료된 후에도 지자체장의 승인이 없으면 함부로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양도나 교환, 대여 등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는데요. 좀 들여다 볼 소지가 있어 보입니다.

[류도성] 법률 위반이다 아니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내용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는 말씀이시죠?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해당 장비’는 장 후보가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당시에 제주팜플러스라는 농업회사법인이 보조금 사업자로 선정됐고, 이에 따라 구입했던 장비입니다. 그런데 이후에 장 후보가 자신의 주식을 모두 매각해 회사에서 완전히 나왔고요. 엔젤투자자라는 A농업회사법인의 김모씨가 장 후보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물론 해당 장비를 제주팜플러스라는 법인이 소유하고 있는 만큼 외형적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만, A농업회사법인의 홈페이지를 보면 2016년 2월에 제주팜플러스를 인수했다고 공지하고 있습니다. 보조금 사업을 받은 법인이 다른 법인에 인수 또는 합병이 되는 경우 중요재산의 처분 문제에 대한 위법 여부는 제주도가 좀 따져봐야 할 것 같습니다.

[류도성] 중요재산의 경우 행정에서 사후 관리 하도록 되어 있지 않습니까?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해당 보조금 사업은 지난 2014년 2월에 선정돼 같은해 12월 완료됐는데요. 관련법에 따라 사후관리 기간이 5년이니 지난 2019년 12월 까지인데요. 제주도는 해당 내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덧붙여서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제주팜플러스 홈페이지를 살펴봤는데요. 다른 사업자명으로 홈페이지가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제주팜플러스라는 등기 사항 역시 아직도 유효하고요.

[류도성] 뉴스톡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제주팟닷컴>의 고재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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