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 ‘답정너’ 제주교육에 화난 엄마들

※ 6월 8일 방송된 제주CBS 시사매거진 제주 뉴스톡 방송 내용입니다. 기사 하단에 인터뷰 풀영상 유튜브 링크도 있습니다.

[류도성] 한 주간 화제의 인물에 대해 얘기해보는 뉴스톡 시간입니다. <제주팟닷컴>의 고재일 기자 나와 있습니다.

[고재일] 오늘 시간을 위해 모처럼 제주 교육계 이슈를 하나 들여다보고 왔습니다. 바로 설립 15년이 된 공립 제주외국어고등학교의 일반고 전환 문제인데요. 교육 당국의 일방적인 전환 추진에 반발하는 지역주민과 학부모들이 지난 달 28일 도의회에 공론화 폐지 청원을 제기했습니다. 오늘의 키워드를 <답정너, 교육정책에 화난 엄마들>로 소개해 드리며 자세한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류도성] ‘답정너’, 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된다는 표현이죠. 제주외고 학부모들을 만나고 오셨다는 말씀인 것 같은데, 청원을 제출하게 된 계기 좀 소개해 주실까요?

[고재일] 교육청이 지난 달 제주교육공론화위원회를 열고 다음 달 중으로 ‘제주외국어고등학교의 일반고 전환 모형’ 정책 권고안을 확정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뉴스로 전해졌습니다. 일반고 전환을 전제로 학교를 지금 자리에 존속하느냐 아니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느냐 두 가지 대안 가운데 하나를 선정하는 것인데요. 이런 논의 자체가 직접적 이해 당사자인 제주외고 학생과 학부모, 동문들의 의견을 배제한 일방적인 행보라는 것입니다. 제주외국어고등학교 운영위원회 오경미 부위원장의 얘기 들어보시죠.

[인서트 1] 오경미 / 제주외국어고등학교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제주외고가 일반고 전환이라는 얘기에 대해서 교육부 지침이 내려오고 진행되는 부분은 이해하고 있었는데, 공론화위원회가 제주외고를 일반고 전환에 앞서서 제주시권으로 이전한다 현위치한다는 공론화 의제 채택 여부 자체를 몰랐다. 뉴스를 통해서 알다보니 학교에서 생활하는 학생들과 교사, 학부모들, 졸업생들이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공감할 수 없었다. 교육청에서 일방적으로 공론화위 선정 주제이기 때문에 추진하겠다는 입장일 뿐. 저희는 학부모들을 충분히 이해시킨 후에 진행하도록 요청했다. 코로나 때문에 일정이 연기됐는데 교육청 입장에서는 추진 입장을 밝혀왔다. 그래서 저희가 이 답답한 상황을 알려야겠다는 취지에서 청원서를 위원장 외 주민 1500명 받고 제출하게 됐다.”

[류도성] 뉴스를 보고나서야 일반고 전환 계획을 아셨다는 얘긴데…방금 학부모 인터뷰에도 잠깐 언급됐습니다만, 이미 정부가 지난해 특목고 폐지 계획을 밝히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일반고 전환은 필연적인 수순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요?

[고재일] 물론 얼핏 생각하면 그렇게 볼 여지도 있습니다. 정부의 특목고 폐지 계획이라는 것이 바로 지난해 11월 발표된 고교 서열화 해소방안이라는 것인데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명시된 외국어고등학교와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의 설립 근거를 삭제한 것입니다. 교육청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일반고 전환 절차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이혜련 학부모의 반론을 들어보시죠.

[인서트 2] 이혜련 / 제주외고 학부모

“그것 자체가 교육청이 학부모들과 도민들 속이는 것이다. 교육부가 발표한 일반고 전환 방침에 따르면 저희가 특목고라는 지위를 버리고, 사실 제주외고가 특목고 지위를 누린 적도 없지만, 특목고라는 학교 분류에서 일반고 범위로 들어가는 것 뿐이지. 교육부가 작년 11월 7일 고교 서열화 해소방안 발표했는데 거기서도 ‘학교이름’, ‘지금의 특화된 교육과정’은 일반고 전환을 해도 유지해도 좋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교육청은 그 부분을 빼고 교육부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다. 교육부 시키는대로 하면 특목고를 일반고로 바꿔서 일반고 선발할 때 같이 선발하면 하등 달라질 것이 없거든요. 그것을 쏙 빼고 신제주권 일반고 티오 수요 충족을 위해서 무조건 외고를 신제주로 옮겨서 표를 얻겠다. 3선 가겠다는 것이죠.”

[류도성] 일반고 전환은 결국 이석문 교육감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셈이네요?

[고재일] 공론화 의제 선정과 논의 과정에 대한 불신도 높습니다. 현재 공론화 논의의 타이틀이 일반고 전환 모형을 위한 의제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먼저 교육 목표와 과정, 성과 등을 검토해 제주외고가 일반고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는 생략하고 <고성고등학교>로 바꿀 지 아니면 <신제주고등학교>로 바꿀 것인지에 대한 이전 논의 뿐이라는 것입니다.

[류도성] 그래서 답정너라는 것이군요.

[고재일] 학부모와 주민들은 현재 제주도교육청을 상대로 공론화 의제 청원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한 상태라고 합니다. 청원인이 500명 이상일 경우에 공론화 의제로 선정해 논의하게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여론 왜곡으로 보이는 수상한 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 사립 외국어고등학교나 특목고와 달리 제주외고는 제주교육의 다양성을 대표할 만한 공교육 시스템임에도 잘못 전달된 측면이 너무 많다고 안타까워 하고 있었습니다. 이은영 학부모의 얘기입니다.

[인서트 3] 이은영 / 제주외고 학부모

“제주외고는요. 지금 한 학년이 많이 차면 100명이다. 300명이 전학년 학생인다. 아까 말한 것처럼 육지에 사립에 특목고, 외고 같은 경우는요 사교육 조장과 고교 서열화가 있습니다. 그런데 제주외고 같은 경우 아이들이 기숙사에 있으면서 전혀 사교육을 어떻게 (해보지 못해)…지금 학원에서 외고 애들은 받지 않아요. 선생들이 가르치지 못한다고. 또 하나는 예를 들어 대기고, 일고 묶어서 아이들 가르쳐야 쉬운데 외고는 인원수가 적으니 맞춰서 가르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외고 애들은 혼자서 자립해서 인강 듣습니다.”

[류도성] 결국 기숙사 생활과 교육과정 때문에 사교육 시장에서도 별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군요. 어쨌든 공론화 위원회가 계획대로라면 다음 달에 권고안을 발표해 이석문 교육감이 수용여부를 결정하지 않겠습니까? 갈등이 좀처럼 가라앉기 쉽지 않겠죠?

[고재일] 오늘 키워드를 답정너 교육정책에 화난 엄마들이라고 소개하지 않았습니까? 학부모들은 인터뷰 내내 이석문 교육감에 대해 ‘진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는데요.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던 이석문 교육감의 슬로건에 빗대 ‘교육감은 외고 학생들을 포기했지만 엄마들 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며 일반고 전환이 강행될 경우 강경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아이들의 교육과 미래가 달린 문제가 일부의 논리로 ‘강대강’으로 치닫는 모습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인데요. 보다 열린 마음으로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 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방송 시간 관계로 모든 목소리를 담지 못했는데요. 인터뷰 풀영상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류도성]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제주팟닷컴>의 고재일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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