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14일 제주CBS 시사매거진 제주 <고재일의 뉴스톡> 방송 내용입니다.
[류도성] 월요일마다 돌아오는 뉴스톡 시간입니다. 오늘도 <제주팟닷컴>의 고재일 기자 함께 하겠습니다.
[고재일] 오늘 뉴스톡도 지난주에 이어 제2공항 여론조사 얘기 이어가보려 합니다. 지난 금요일에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제2공항 갈등해소 특위가 여론조사 합의를 발표하면서, 특위 단독 여론조사라는 파국은 피했는데요. 잘 된 합의인지 앞으로 더 이상 논란이 없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남는 결과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찬성이나 반대측 모두 여론조사 결과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형국이 됐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남은 것은 이제 ‘여론전’인 것 같습니다.
[류도성] 일단 청취자 여러분들을 위해 지난 주 제주도와 특위의 발표 내용을 정리 좀 해주시는게 어떻겠습니까?
[고재일] 네, 두 개의 여론조사 업체를 선정하는데요. 다음 달 11일까지 각각 2천명을 대상으로 한 도민 조사와 성산읍 주민 5백명의 조사가 진행이 됩니다. 도민 조사의 경우 지역별 인구와 성비 등을 고려해 가중치가 부여되고요. 무선 전화 80%와 유선 전화 20% 비율로 조사가 이뤄집니다. 조사 항목은 연령과 지역, 성별 같은 기본 통계적 질문과 제2공항 건설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를 선택하는 질문으로 구성될 예정입니다.
[류도성] 여론조사 문항을 어떻게 구성할 것이냐를 두고 어려움이 있지 않았습니까? 지금 말씀 하신 것을 들어보니 제주도가 주장했던 항목으로 정리가 된 건가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성산읍 지역 주민들에 대한 가중치 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가 이번에 막판에 살아 났고요, 현 제주공항 확충 방안이라는 선택지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제2공항의 찬반 여부만 묻기로 한 겁니다. 결과적으로 제주도의 요구 사항이 모두 관철된 셈인데요. 도의회 특위는 도민갈등 해소를 위해 문항을 양보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만, 저희가 지난 시간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시간 등 여러 조건을 감안하면 특위가 유리하게 협상을 끌고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는데 그 부분이 작용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류도성] 그렇다면 여론조사 결과는 어떻게 정책에 반영이 되는 겁니까?
[고재일] 그 부분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조사 결과가 나오면 제주도나 특위가 별다른 해석을 붙이거나 부대 의견을 달지 않고 바로 결과를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인데요. 지난 주 기자회견에서 제주도는 여론조사에 대해 참고용이라고 규정한 반면, 특위는 반대가 단 1%라도 더 나오면 국토부가 수용하기로 했다고 하는 등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시간에 쫓기다 보니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정리 없이 여론조사가 ‘개문발차’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는데요. 가장 큰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 밖에도 ‘갈등 유발 행위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했고요, 기관별 2명씩을 추천해 여론조사 관리 공동위원회도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달 11일까지 여론조사가 완료되지 않을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한 차례에 한해 10일 이내 연장이 가능하다는 단서 조항이 붙었습니다.
[류도성] 여론조사는 제주도와 도의회 특위가 진행하지만 결국 조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는 국토부의 손에 달린 셈이네요?
[고재일] 그래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도나 의회 모두 해석을 달지 않고 여론조사 결과를 그대로 국토부 제출하는 겁니다. 제주도는 거듭해서 이번 여론조사는 참고용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국민과의 대화 자리에서 도민들의 선택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무게감은 남다를 수 밖에 없지 않을까 합니다.
[류도상] 여론조사가 두 개 업체 손에 맡겨질 예정이고, 또 도민조사와 별도로 성산읍 주민조사가 진행될예정 아니겠습니까? 여러개의 조사가 동시에 진행되면 서로 다른 결과들이 나올 수가 있지 않겠습니까?
[고재일] 여론조사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의 주체는 어차피 국토부가 되겠지만 도민 사회 역시 다각적인 시각으로 해석을 하려 시도할 겁니다. 도민 여론조사와 성산읍 주민 여론조사 2개를 2개 여론조사 업체가 하니 경우의 수는 모두 8개가 되는데요. 두 개 조사업체 모두 같은 결과가 나온다면 비교적 쉽게 해석이 가능하지만 도민조사와 주민조사가 각각 상반된 결과가 나오거나 업체에 따라 조사 결과의 편차가 크다면 해석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 올지도 모를 겁니다. 그때는 청와대가 결단을 내려야겠죠.
[류도성] 앞으로의 여론조사를 가늠할 수 있는 참고자료가 있을까요?
[고재일] 가장 최근에 실시된 제2공항 여론조사를 찾아 봤는데요. <코리아리서치>가 <제주MBC>의 의뢰로 지난 9월 26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조사가 있더라고요. 표본 추출은 1천명 정도로 앞으로 진행될 조사의 절반 가량이고요. 유무선 응답 비율이 15%대 85%로 무선 응답자가 약간 높게 책정됐습니다. 공항 시설 확충이 필요한지를 묻는 질문에 ‘현재 기존 공항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가 47%로 가장 많았고, ‘제2공항을 건설해야 한다’ 32.2%, ‘공항시설 확충이 필요하지 않다’가 17.5%로 나타났습니다. 단순하게 해석하면 제2공항 찬성측 응답이 반대 의견에 비해 높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만, 절반 가량이 현 공항 확충을 꼽았고요. 다음 달까지 진행될 여론조사는 서두에 말씀 드린 것처럼 제주공항 확장안이 선택지에서 빠졌기 때문에 47%라는 현공항 확충 응답이 찬반을 묻는 질문에 어떻게 움직일지는 미지수입니다.
[류도성] 현 공항 확충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달리 보자면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는 쪽에 가깝다고 볼 수 있지도 않겠습니까?
[고재일] 기본적으로 해당 답변은 현재의 공항 인프라로는 항공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데 공감을 하는 의견과 제2공항까지 추진할 필요는 없다는 응답이 섞인 것이기 때문에 이게 찬성쪽으로 아니면 반대쪽으로 어떻게 의견이 분화될지 지금으로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 같습니다. 도의회 갈등해소특위 출범과 지난 8월 있었던 갈등쟁점해소 토론회 이후 진행된 조사인 관계로 제주공항 확장안이 높게 나왔다는 해석이 있더라고요. 결국 다음 달 여론조사는 조사가 이뤄지는 시기의 분위기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나오는데요. 이른바 겨울철의 폭설과 이에 따른 지연이나 결항, 더 나아가 공항 폐쇄 같은 돌발변수가 발생한다면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칠수도 있을 겁니다.
[류도성] 도와 특위가 여론조사 방식에 합의를 했지만, 아직도 찬성과 반대 단체별로 여전히 반발이 이어지고 있잖습니까? 어느 한 쪽이라도 결과를 수용하지 못하겠다고 굽히지 않으면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지는 것 아닐까요?
[고재일] 그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일 겁니다. 일단 반대 목소리를 냈던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 도민회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하는데요. 조건을 달았죠. 행정력을 동원하면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말이죠. 사실상 찬반이 모두 여론전에 뛰어드는 상황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논란이 불거질 걸림돌이 곳곳에 널렸죠. 쉽지는 않을 겁니다.
[류도성]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