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일시 : 2023년 3월 24일 15:00
고칼의 뉴스 브리핑 다시 이슈 인터뷰로 돌아왔습니다. 오늘 모처럼 다시 정치 관련 내용으로 진행했는데요. 사실 지난해 지방선거 이후 이곳 소식이 궁금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2012년 창당 이후 10년 동안 활동하면서 단 한번도 도지사 후보를 내지 않았고, 결국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원내 진출에 실패한 곳, 바로 정의당 제주도당인데요. 처절한 자기 반성에 입각해 새롭게 조직을 재건한다는 목표로, 최근에는 각종 지역 이슈 선점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습니다.
고 허창옥 도의원의 부인으로도 알려지신 분이죠. 농민운동가 출신의 김옥임 도당위원장 만나 봤는데요. 정치 상황 진단과 제주의 현안, 정의당이 풀어야 할 앞으로의 숙제 등에 대한 김 위원장님의 속내를 들어봤습니다.
➀ 도당위원장 취임 6달을 맞는 소감이 어떠신가요?
5개월까지는 5년처럼 보낸다는 각오로 살았습니다. 정의당이 빨리 회복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발로 뛰었는데요. ‘위기를 기회로 비상하는 도당’이라는 슬로건을 실천하기 위해 밤잠을 설칠 때도 많았습니다. 노력들이 바로 성과로 나오지는 않겠지만, 그런 마음으로 도민들에게 다가가길 언제나 소망하고 바라봅니다.
② 각종 지역 현안에 활발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원외 정치세력으로서 힘들거나 어려운 점도 있어 보이는데, 어떠신가요?
어느 인터뷰에서 ‘도의원 한명도 없는데, 어떻게 정치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아 난감했던 기억이 있어요. 하지만 진보정당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의원이 없었으니, 그때 생각하면서 도민들이 더 열심히 하라 채찍질 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도의원이 있으면 정의당이 내거는 정책을 알리고 도정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는 시너지가 나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러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디에서 정답을 찾을지 고민을 했는데요. 민생 현안이나 각종 연대의 문제에 집중해 보다 민심 속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는 정의당을 믿어준 마음을 다시 얻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③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을 시작으로 이른바 4·3 흔들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맥락을 같이 한다고 보십니까?
맥락을 같이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작정한 것 같습니다. 저도 오늘 4·3 왜곡 현수막을 보면서 여기에 왔는데요. 태영호 의원의 색깔론 제기가 그냥은 아니겠다 싶어서 생각해 보니, 윤석열 정부 들어서 맨 처음 했던 것이 공안탄압이더라고요. 저도 농민운동을 했습니다만, 활동가들을 다 색깔론을 뒤집어 씌워 탄압을 하는 현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극우적인 시각에서 커져가는 색깔론이 어디까지 갈지 경악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특히 4·3 왜곡 현수막 같은 경우 명예훼손이나 역사적 사실을 호도하는 부분에 대해 방책이 마련되어야 하지 않나 싶고요. 4·3 특별법 개정에 그런 근거를 둬야 하는 운동까지 해야하지 않느냐 라는 생각에 공감하게 됩니다. 현수막도 가급적 자진 철거해서 75주년 추념식을 애도의 마음을 가지고 맞이했으면 좋겠네요.
④ 핵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공동대응을 주도하셨습니다. 앞으로 어떤 활동에 나설 예정이신가요?
핵오염수 방류 문제는 제주도 어민의 문제, 또는 제주도민의 문제가 아니고 전 국민의 생존권에 달린 문제입니다. 빠르면 4월 늦으면 7월 방류된다고 하는데 사후 대책이 아닌 방류를 막는 어떤 선제적인 방안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1인 시위를 하고 전국대회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제주도와 정부는 이렇다 할 입장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정의당 차원에서 그래서 대통령에게 한일정상회담에서 해법을 논의할 것을 요구했던 것이고요. 동시에 야 5당이 공동 대응을 통해 도민들의 문제를 해야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제안했는데 다들 흔쾌히 받아주셨습니다. 그래서 일정이 조율되면 원포인트 간담회를 개최해 각자의 중앙당과 연결해 정부가, 그리고 국회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노력에 나서고자 합니다.
⑤ 제주 제2공항 건설이 최근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 결정으로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최근 주민투표를 요구하셨는데, 기본 입장이 어떠십니까?
정의당은 제2공항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 입장입니다. 심상정 국회의원이 국토위에 있어서 저희와 소통하면서 이 문제를 국회에서 끌고 가고 있는데요. 도당은 주민 수용성 문제부터 지속 가능한 제주를 만드는 길이 무엇인지를 늘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관광 수용력은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정말 공항이 필요한 것인지, 현재 공항으로 수요를 채울 수 없는지..이런 근거들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려는 의도가 불투명하고요. 그러면서 군사공항화하는 문제들이 국민의힘 특별위원회에서 제기되면서 한바탕 소용돌이가 있었잖아요. 저희 당이 심상정 의원을 중심으로 비상도민회의와 연결하면서 전략환경영향평가 보완서 공개 요구를 지속했습니다. 그런데 안 했죠. 이건 도민을 무시하는 것이고, 도민의 자기 결정권을 짓밟는 행위인 것이죠.
⑥ 제2공항 도입에 대한 주민투표를 요구하셨는데,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전망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안이 있는지?
주민투표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는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반드시 받아들이도록 배수의 진을 치고 있는데요. 그래서 도민회의에서 바로 서명에 돌입했습니다. 여기에 도민궐기대회 등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경청회나 도민의견수렴 과정에도 적극 참여해서, 국토부가 발표했다고 끝난것이 아니구나 하는 여론을 형성해 나갈 겁니다. 아직 끝난거 아닙니다. 주민투표 반드시 실시하게 해야죠.
⑦ 오영훈 도정의 공약사항인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입장도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용역이 9월에 나올 것으로 알고요. 비공식적으로 제주연구원에서 진보정당의 의견을 듣는 자리도 있었습니다. 우리 정의당의 입장은 행정시를 자치시로 만드는 부분, 그리고 기초자치단체장을 직선제로 하는 부분, 자치시의 기초의회 부활 그리고 광역의회나 기초의회 할 때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하는 것을 큰 틀에서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행정 체제를 몇 개로 나누는 것이 좋냐 이런 지엽적인 문제에 빠져들면 안된다고 보거든요. 협조하면서 슬기롭게 가야 될 문제라 생각합니다. 제주도가 특별자치도의 장점을 잘 살려서 도민들의 삶을 낫게 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⑧ 지방선거 이후 당이 많이 힘들어졌다는 평가가 안팎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당 재건은 어떻게 진행하고 계십니까?
도민들이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우리 당을 지키고 있는 당원들의 상실감을 빨리 풀어내는 것이라 생각하고 소통 창구를 활발하게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당원들 마음을 추스리고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있고요. 여기에 더해 ‘정의당이 예전 같지 않다’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이런 얘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민생현안 특별위원회를 가동하고 있습니다. 현안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중심에 서서 도민들과 함께 해답을 찾는 정의당의 정체성을 살려가고 있고요. 정말 이렇게 하다 보니까 너무너무 해야 될 일이 많더라고요. 도의원 한 명이 없는 아쉬움이 정말 큽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야 할 이유를 찾고 있습니다.
⑨ 지난달 일찌감치 총선 체제 전환을 선포했습니다만, 늘 그렇듯 인물난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떻게 대비하고 계십니까?
고 노회찬 의원이나 심상정 의원도 처음부터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그 말은 어떤 평가 기준에서 인물이냐의 문제인 것이고요. 그분들께서는 진보 정당인으로서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인물이 되신 분이죠. 지금까지 지방선거를 준비 없이 치렀다는 반성이 있어서 지금부터 총선과 함께 4년 후를 대비하는 위원회를 구성했는데요. 조만간 운영위를 꾸리고 그 안에서 후보들을 발굴하고 도민들이나 지역민들에게 어떤 공약이나 사업으로 다가갈지 구체적으로 발굴할 계획입니다. 지금 제주시을 지역위원회에서 1년 동안 지역 생활 정치를 하고 계시는 분도 계신데요. 그렇게 지역 정치를 하면서 생활 정치의 모범을 보이고 구상하면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금방 성과가 나타나지 않겠지만 진보의 방식에 맞게 뚜벅뚜벅 주민들에게 다가가겠습니다.
⑩ 중앙당 차원에서 봐도 정의당이 바뀌었다며 탈당 등 이른바 부침도 있었습니다. 위원장님의 진단은 어떠신지요?
페미니즘이냐 노동이냐 당내에서도 그런 문제 제기가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페미니즘 문제를 의제화시킨 것이 잘못이 아니라, 노동 중심성을 많이 잃어버린 게 문제라고 판단이 듭니다. 그렇게 보여지는 모습 속에서 그런 부분이 실망스럽다는 얘기들을 많이 듣고 있고요. 노동 중심성을 잃어버리지 않았다는 자기 반성과 고민으로 나온 것이 바로 저희가 심혈을 기울인 ‘노란 봉투법’입니다. 그래서 같이 ‘노란 봉투법’이 본회의서까지 통과돼서 노동자들의 권리가 법적으로 보장됐으면 좋겠고요. 그 길에 정의당이 함께 뚜벅뚜벅 갈 겁니다. 그리고 서민을 위한 법도 만들어서 더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초심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⑪ 마지막으로 앞으로 앞으로 활동 방향과 계획 소개해 주신다면?
정의당에 대한 도민들의 문제 제기는 애정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정이 없으면 잘 하라는 소리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반성하는 입장에서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고요. 앞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당원분들이 더욱 참여를 높이면서 생활 정치에 해나갈 수 있는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더 촘촘히 당원들과 함께 힘을 낼 거고요. 민생 현안위원회 가동해서 현안 문제에 정의당이 정말 앞장서서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도민 여러분 정말 채찍과 함께 응원도 함께 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