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 3주년을 맞아 제주연구원에 의뢰해 실시한 도정 성과 인식조사 결과가 20일 발표됐다. 이번 조사에는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 추진’에 대한 도민 의견이 포함됐는데, 연구원은 찬성이 46.3%로 반대(34.9%)보다 11.4%포인트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항 설계와 결과 해석을 둘러싸고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문제는 첫 번째 문항이다. 조사 문항에는 “제주도는 행정의 민주성과 주민 참여를 강화하고, 지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동제주시, 서제주시, 서귀포시 3개 기초자치단체 설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라는 긍정적 설명이 붙은 뒤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설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는 사실상 ‘찬성을 유도하는’ 전제 문구가 포함된 셈이다. 여론조사 문항은 가치 판단이 개입되지 않도록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원칙과 거리가 멀다.
또한 연구원은 찬성이 반대보다 높았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모름·무응답이 18.9%에 달했다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다. 응답자의 다섯 명 중 한 명꼴은 입장을 보류한 셈으로, “찬성이 높다”는 결론보다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는 해석이 더 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두 번째 문항 역시 논란거리다. “기초자치단체 설치의 적정 출범 시기는 언제라고 보느냐”는 질문은 이미 설치 자체를 전제로 하고 있다. 선택지는 2026년과 2030년 두 가지뿐으로, 반대 의견을 가진 응답자는 애초에 답변할 수 없는 구조다. 결국 응답의 분포는 찬성 입장을 가진 이들의 선호도만 반영한 결과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번 조사는 도정의 3주년 성과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진행된 만큼, 정책 홍보 성격이 강하게 묻어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특히 제주도의회가 자체 여론조사를 강행하고, 제주도정은 이를 “수용 불가”라고 선을 그은 상황에서 같은 날 제주연구원 조사 결과가 발표된 것은 정치적 해석의 여지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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