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만취? 서울서 업무 보던 중”…오영훈 지사 비상계엄 당일 행적 공개

지난해 12월 4일 오영훈 지사가 주재한 비상계엄 관련 긴급회의

지난해 12·3 불법 비상계엄 사태 당시 행적과 관련,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4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자신의 동선을 직접 설명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청사 폐쇄를 통한 계엄 동조’ 의혹에 “사실과 다르다”고 적극 반박함에 따라, 초기 대응에 관한 논란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오 지사는 기다렸다는 듯 “문제 제기는 팩트에 근거해야 한다”며 의혹의 출발점이 “오영훈이 술자리에 있었다는 소문”이었다고 작심 발언을 시작했다. 오 지사는 “저는 당시 제주에 있지 않았고, 서울과 오산에서 AI 기업 관계자, 특보단 등과 일정을 소화하는 중이었다”며 ’28만원’이라는 식사 비용까지 언급했다. 일정 직후인 오후 9시 비행기로 제주에 도착왔고, 10시경 자택에 도착해 수행비서(운전원)를 돌려 보냈다고 말했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10시 반 이후에는 자택에서 상황을 파악했다고 이어서 설명했다. 진권신 비서실장 및 여창수 대외협력특보와 수시로 통화하며 필요한 조치를 했다는 것이다. 이 사이 1시간 가량 떨어진 자택으로 퇴근한 수행비서를 다시 호출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오 지사가 도청으로 돌아온 시간은 약 2시간 후인 다음 달 새벽 1시 30분이다. 국회가 비상계엄의 해제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가결한 1시 2분 이후다. 그는 도청 화상회의에서 해병대 9여단과 경찰 관계자에게 “상부 지시가 있더라도 불법적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동의를 받았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 지사는 “전체 간부 공직자들이 있는 상황에서 철저히 대비하고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역할들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계엄 동조 의혹을 거듭 일축했다.

오영훈 도지사가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비상계엄 당일 자신의 행적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기자들은 자택 도착 후 도청으로 복귀하기까지의 약 3시간의 공백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왜 곧장 도청으로 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오 지사는 “즉시 도청에 와야 한다는 규정이 있거나 상황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평소에도 집에서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린다”며 일상적 업무 방식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만약 합법적 계엄이었다면 당연히 청사로 나갔을 것”이라며 이번 상황이 불법 비상계엄 임을 부각시켰다. 민주당 일각에서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 도청 청사 폐쇄 논란에 대해서는 “폐쇄를 하지 않았고, 폐쇄했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설명이 필요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기자들은 또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초기부터 SNS에 계엄의 불법성을 지적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대비하며 “좀 더 용기 있게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오 지사는 군경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점을 봐달라고 했지만, 결국 “더 노력하겠다”는 답변으로 마무리했다. 법적 책임과 별개로, ‘정치적 리더십 부재’에 대한 비판은 수용하겠다는 태도로 읽힌다.

오 지사는 사실관계 공개를 통해 내란 동조 의혹을 차단하는 데 집중했지만, 위기 대응 리더십의 상징성과 도청 폐쇄 보고의 진위라는 두 질문에는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제주도의 시간대별 대응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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