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교육청(김광수 교육감)의 특성화고 정책이 ‘조변석개(朝變夕改)’하는 모습이다. ‘아침에 바꾼 것을 저녁에 또 고치는’ 것처럼 최근 발표된 학과 확정안이 불과 몇 달 전 최종 용역보고서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뒤바뀌며, 정책의 일관성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가칭 제주미래산업고 학과 편성을 최종 확정하고 202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글로벌조리과, 스마트농업과, 디지털·관광콘텐츠과,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 등 4개 학과를 설치해 미래 산업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을 선보였다.
하지만 불과 한 달 전 확정된 ‘신설·전환 특성화고 및 학생맞춤형 직업교육체제 구축’ 최종 용역보고서의 내용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당시 최종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제주미래산업고는 관광 관련 학과를 폐지하고 ‘글로벌조리·스마트농업·IoT디자인·디지털미디어’로 개편하고, 성산고는 ‘스마트운항·해양바이오·해양레포츠·해양식품조리’의 4개 학과를 설치하는 방안이 제시돼 있었다.

그러나 교육청은 보고서의 결과를 공식 발표조차 하지 않은 채 새로운 학과 구성을 내놓았다. 이 과정에서 어떤 협의가 있었는지, 정책적 판단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한 설명이 없었다.
문제는 성산고 전환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지역 출신인 양홍식 제주도의원이 최종 용역보고회에서 “특성화고로 전환하려는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며 “제2공항 추진으로 인구 유입이 예상되는데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섰다. 도교육청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가 이후 김광수 교육감이 한 방송에서 “일부 특성화 학과 설치는 제 생각과 비슷하다”며 “일반고 진학을 고려하는 지역 중학생을 위해 IB 관련 2개 학과와 특성화 학과를 혼합해 운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감이 생방송에서 사실상 용역안을 무력화시키는 발언을 한 것이다.

이 발언 이후 성산고의 특성화 전환 추진은 멈췄고, 제주미래산업고의 학과 편성도 용역안과는 전혀 다른 형태로 뒤바뀌었다. 결과적으로 제주도의 특성화고 체제 개편은 신설 및 전환이라는 ‘투트랙’에서 ‘단일 신설’로 축소됐다. 도교육청은 “지역의 다양한 의견이 상충돼 충분한 논의가 필요했기 때문”이라 해명했지만, 김 교육감이 같은 방송에서 “이미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밝히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답변으로 불신을 자초하며 혼란을 키우는 모습이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정책 추진이 너무 즉흥적이고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용역을 통해 정책 방향을 정했으면 그 결과를 존중하고, 수정이 필요하다면 다시 공론화 절차를 거쳐야지 교육감이 즉흥적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이 문제”라 지적했다.
결국 김광수 교육감이 강조해 온 ‘미래형 직업교육 체제 구축’은 구호에 그치고, 현장에서의 정책 혼선은 커지는 모양새다. 도교육청이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2027년 신설을 목표로 한 제주미래산업고의 출범조차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