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모든 답을 갖게 되는 시대, 인간에게 남은 역할은 ‘질문하는 능력’입니다.”
지난 24일 탐라교육원이 마련한 명사 초청 특강에서 박태웅 녹서포럼 의장은 ‘AI 시대, 교육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이날 강연장은 웃음과 공감 속에서도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인공지능의 빠른 확산이 불러올 교육 현장의 변화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사실에 교사들의 표정에는 기대와 함께 깊은 위기의식이 함께 묻어났다.
박 의장은 강연을 갈무리하며 “지금은 질문의 시간”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AI는 거의 모든 경우의 수를 탐색하고 답을 제시할 수 있지만, 여전히 궁극적인 질문을 던지는 권리는 인간에게 있다”며 “앞으로 인간은 ‘최고 질문 책임자(Chief Question Officer)’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양이 복권되는 시대가 온다. 풍부한 교양을 지닌 사람만이 AI와의 대화에서 진정한 상호작용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은 졸업과 동시에 낡아간다”며 “앞으로는 평생 처음 보는 문제를 스스로 탐색하고 학습해 자기만의 지식 체계를 세울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즉, 자기주도적 학습 능력, 논리적 사고력, 질문하는 태도가 AI 시대 교육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어 박 의장은 현재의 경직된 교육 제도도 비판했다. “교육과정을 7년이나 8년에 한 번씩 바꾸는 것은 낡은 관행”이라며 “정부가 세세하게 교과를 지정하는 대신, 교사들이 직접 시도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율적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AI 시대의 학교 운영 방향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제안을 내놨다. “AI 교과서를 도입하는 것은 가장 어리석은 방식”이라며 “행정 업무의 자동화, 경계성 지능 학생을 위한 전문교사 확충, 그리고 AI 튜터를 통한 맞춤형 학습 지원이 학교에서 AI를 가장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AI 윤리와 인간성 회복에 대한 질문도 대한 해법도 제시했다. 박 의장은 “AI는 인간처럼 생존 본능이나 종족 보존 본능이 없다”며 “AI의 위험은 악의적 의도보다 ‘의도 없는 충돌’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만큼 인류가 처음 맞이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AI 연구는 기술 중심이 아니라 역사·철학·심리학 등 모든 학문이 결합된 범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청년 세대의 일자리 위기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미국에서는 이미 로펌이나 컨설팅 기업에서 주니어 인력을 뽑지 않는다”며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의 일부를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돌려야 한다. 청년 채용을 유도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연의 마지막에서 박 의장은 “AI 시대의 진짜 교육은 도구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AI가 무엇인지 이해시키는 일”이라고 정리했다.
탐라교육원 관계자는 “AI의 파고가 몰려오면서 교사들의 역할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며 “박 의장의 강연은 교육의 본질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