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는 (주)아이엘커누스를 ‘오영훈 도정 상장기업 육성 정책의 첫 성과’로 소개하며, 재무·기술·사업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검증의 실체를 확인하려는 본지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대부분의 핵심 자료를 비공개하거나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검증을 했다고 말하면서도, 그 근거는 공개할 수 없다는 행정의 태도가 논란을 키우는 모양새다.
본지는 지난 달 26일 상장기업 육성 지원사업과 관련해 △아이엘커누스 선정평가 조서 및 심사 점수표 △선정심사위원회 회의록과 출석자 명단(익명 가능) △심사 기준표 및 평가 매뉴얼 △기업 제출서류 목록과 접수증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특정 기업의 ‘영업 비밀’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공공재정이 투입된 정책 판단의 근거를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료 요청 차원이었다.

그러나 제주도와 사업 위탁기관인 제주테크노파크의 답변은 대부분 비공개로 돌아왔다. 평가 점수표는 “법인의 정당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공개할 수 없다고 했고, 선정심사위원회 회의록은 “작성·보관하고 있지 않다”며 정보 부존재로 처리됐다. 심사위원 명단 역시 “공정한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했다. 누가, 어떤 기준으로, 어떤 논의를 거쳐 아이엘커누스를 상장기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모두 막힌 셈이다.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는 대신 “사업공고문의 내용처럼 평가했다”거나 “정성적으로 종합 판단했다”는 설명만 반복했다. 하지만 공고문에 제시된 항목은 ‘대표자 역량’, ‘기업역량’, ‘정책 부합성’ 등 포괄적인 항목 수준에만 그친다. 실제로 각 항목에서 어떤 점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재무적 위험 신호나 기술 검증 결과가 어떤 판단으로 이어졌는지는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이같은 비공개 결정은 여러 면에서 불합리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우선 상장기업 육성 지원사업은 공공 예산이 투입되는 정책 사업으로, 선정 과정의 투명성은 필수적이다. 더구나 제주도는 해당 기업을 도정의 핵심 공약 성과로 적극 홍보해 왔다. 정책 성과로 내세운 판단의 근거를 도민에게 설명하지 못한다면, 그 정책은 신뢰를 얻기 어렵다.
또한 “회의록이 없다”는 답변 역시 심사 과정의 형식과 절차에 대한 의문을 낳는다. 다수의 전문가가 참여했다는 선정심사위원회에서 논의 기록조차 남기지 않았다는 설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점수와 논의 과정이 남아 있지 않다면, 사후 검증이나 책임 소재 역시 흐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주주민자치연대 좌광일 대표는 “아이엘커누스가 이전 두 달 만에 코넥스에 상장이 됐다고 제주도가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자본력이나 기술력, 지속 가능성 등 해당 기업의 경쟁력과 가치에 대해 면밀한 검증이 이뤄졌는지 의문”이라며 “상장기업 20개 공약을 위해 성과에 급급한 나머지 졸속으로 추진할게 아니라 도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철저한 검증과 실효성 있는 계획이 필요하고, 도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본지는 이러한 비공개 결정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행정이 말하는 검증이 무엇이었는 들여다보고, 그리고 그 검증이 정책 판단으로서 정당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검증이 있었다면, 그 과정과 기준은 설명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 본지의 문제의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