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선거개입] ③ “선거 앞둔 보은 인사 중단하라” 진보당 김명호, 개발공사 사장 인선 ‘정조준’

제주 지역 최대 공기업인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JPDC) 차기 사장 인선을 둘러싼 파문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여론조사가 진행되던 시기 ‘오영훈 도지사를 지지해달라’는 메시지를 대량 살포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는 현직 상임이사가 사장 후보자로 응모한 사실이 본지 보도로 알려지자, 진보당이 “코드·보은 인사를 즉각 중단하라”며 포문을 열었다.

■ 진보당 김명호 도지사 후보 “도민 자산 책임질 자리에 ‘정치적 논란자’ 안 돼”

진보당 김명호 제주도지사 후보는 25일 성명을 내고 “공기업 상임이사 신분으로 특정 후보 지지 의혹을 받아 선관위 조사를 받는 인사가 사장 후보군에 포함된 것은 도민사회에 큰 충격”이라며 이번 논란을 중대한 의혹으로 평가했다. 김 후보는 “공공기관 임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선택이 아닌 법과 상식의 문제”라며 “선거를 앞둔 시기에 공기업 임원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했다는 의혹 자체가 심각하며, 그런 인사가 수천억 원의 도민 자산을 관리하는 공기업의 수장으로 거론되는 것은 도정 인사의 공정성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직격했다.

■ “인사 절차 즉각 중단, 선거 전 인사 전면 동결하라”

나아가 김 후보는 이번 사안을 전형적인 ‘코드·보은 인사’로 규정, 세 가지 핵심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우선, 현재 진행 중인 개발공사 사장 인선 절차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 임명을 강행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인 셈이다. 김 후보는 또한 선관위의 철저하고 신속한 조사를 비롯해 선거 전까지 모든 공기업과 산하기관의 인사를 전면 동결할 것을 선언하라고 오 지사를 압박했다.

제주도는 현재 4월 임기가 끝나는 백경훈 제주개발공사 사장 외에도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3월), 문순덕 제주여성가족연구원장(5월) 등에 대한 후속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후보는 “돈과 줄이 아닌 원칙과 실력으로 평가받는 제주를 만들겠다”며 “무리한 인사 강행은 도정의 신뢰를 무너뜨릴 뿐”이라고 경고했다.

■ 문제 제기에도 ‘난 모르쇠’…개발공사, 오늘(25일) 후보자 면접 강행

정치권의 이 같은 반발은 본지가 취재한 송형관 상임이사의 부적절한 행보와 맞닿아 있다. 송 이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장 응모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조사 중인 신분으로 응모한 것에 대해 “난처하다”는 답변만 반복하며 답변을 피했다. 특히 언론인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기사를 천천히 써달라”며 보도 시점을 조절하려 했던 시도는 도민의 알권리를 무시한 행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임추위는 오늘(25일) 제주시 모처에서 송 이사를 포함한 후보자에 대한 면접 심사를 강행하고 있다. 개발공사 사장 공고문에는 필수 요건으로 ‘준법성’과 ‘도덕성’이 명시되어 있는데, 이를 스스로 저버린 인사가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의 서류 전형을 통과한 것에 대해서도 ‘들러리’ 심사라는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다.

백경훈 사장(오른쪽)에게 임명장을 받고 있는 송형관 기획이사(왼쪽)
■ 임명 강행 시 ‘관권 선거’ 논란도… 민주당 경선판 ‘시한폭탄’

정가에서는 만약 오영훈 지사가 송 이사를 사장 후보자로 최종 낙점할 경우, 다가오는 도지사 경선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매수 및 이해유도’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선거 공신을 공기업 수장에 앉히는 행위가 사실상 불법 선거운동에 대한 대가성 보상으로 비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방공기업법상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연 퇴직 사유가 된다는 점에서, 임명 강행 시 제주개발공사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부 사장 체제라는 거대한 리스크를 안게 된다. 도민 살림을 책임지는 공정한 행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오 지사가 정치적 부담을 무릅쓰고 송 이사 카드를 고수할지 도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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