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법하면 싹쓸이도 괜찮아?…제주도교육청의 궁색한 ‘우수제품’ 변명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최근 불거진 태양광 발전장치 관급자재 선정 과정의 특정 업체 쏠림 논란에 대해 다시 한번 입장을 밝혔다. 도교육청은 14일 설명자료를 통해 이번 사안이 법령을 철저히 준수한 적법한 행위임을 강조하며 반전을 시도했지만, 독점 구조를 정당화하려는 방어적 논리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거셀 전망이다.

■ 교육청 “법령 준수와 지역 특수성 따른 불가피한 결과”

도교육청은 입장문에서 조달사업법 및 지방계약법에 따른 적법성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교육청에 따르면 1억 원 이상의 다수공급자계약은 2단계 경쟁이 원칙이지만, 조달청 지정 ‘우수조달물품’의 경우 시행령 제30조에 따라 경쟁 없이 구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즉, 현재의 선정 방식이 법적 제도의 틀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명확히 했다.

특히 제주만의 지리적 환경과 산업적 특수성을 쏠림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도내 태양광 조달 우수등록 업체가 1~2곳에 불과한 실정에서, 물류비 부담과 신속한 사후관리(AS)를 고려하다 보니 특정 업체로 결과가 수렴 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교육청은 “각 기관이 독립적으로 심의했음에도 ‘우수조달 인증’과 ‘도내 업체’라는 동일 기준을 적용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 전원 내부 인사 ‘선정위원회’… 공정성 담보 가능할까

하지만 교육청이 공정성 확보를 위해 운영 중이라고 밝힌 ‘관급자재 선정위원회’의 구성을 두고는 비판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교육청은 감사(청렴팀), 사업(시설)부서, 계약부서가 함께 참여하는 제주만의 시스템이 타 시도(16개 지역)보다 우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9개 교육청은 위원회를 운영하지 않고 있으며, 7개 교육청은 사업부서가 단독 결정하고 있다.

문제는 제주교육청의 위원회 역시 전원 교육청 소속 ‘내부 인사’로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외부 전문가나 시민단체의 감시가 배제된 구조적 한계 탓에, 아무리 여러 부서가 참여하더라도 조직 내부의 이해관계나 상급자의 의중으로부터 자유롭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 인사들끼리의 협의가 자칫 ‘셀프 심의’나 ‘깜깜이 행정’으로 흐를 위험이 크다는 분석이다.

■ 개선 모델은 거부…대안 없는 방어적 논리만

특정 업체 편중을 막기 위해 1~2회 계약에서 해당 업체를 배제하는 ‘경북교육청 사례’를 제주에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교육청은 선을 그었다. 도서 지역 특성상 범위를 확대하기 어렵고, 인위적인 배제는 우수조달 업체에 대한 역차별이나 법적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결국 교육청은 ‘법적 절차 준수’와 ‘지역적 한계’라는 방어적 논리를 고수하고 있지만, 특정 업체가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현실을 개선할 실질적인 대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행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위원회 운영 기준과 절차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근본적인 인적 구성의 변화 없이는 실추된 제주 교육의 신뢰를 회복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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