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 공론화 조사 결국 ‘시간벌이용?’…원희룡 지사 정치적 운명 갈린다

“숙의형 공론조사 위원회의 권고를 최대한 존중해야 하지만, 행정의 신뢰성과 대외 신인도, 좋은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회복을 고려해 최종결정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제주도가 어제 난데 없이 발표한 보도자료 내용 가운데 일붑니다. 허가 관련 주무부서인 보건복지여성국이 발표한 자료가 아닌 ‘공보관실’ 명의로 발표한 내용인데요.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최종 허가여부를 이번 주 안에 결정하겠다는 일종의 예고 자룝니다. 다분히 정무적인 스멜이 느껴지는 것은 비단 저만이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렇습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이날 아침 행정부지사와 정무부지사, 기획조정실장과 관광국장, 보건복지여성국장, 서귀포시 부시장 등 관계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관련 총괄 검토회의’를 열었다는데요.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공유한 내용이 이거랍니다. “최근 다른 지역 외국인 투자실적에 비해 제주도가 사실상 정체수준이다” “전국적인 경제침체 상황에서 신속한 결정을 통해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투자자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라고 말이죠. 전반적인 분위기가 불허의견을 낸 공론화위원회 권고도 권고지만 현실적인 상황을 모두 고려한 대안 마련이 더욱 시급하다는 논립니다.

어찌보면 녹지국제병원 허가 여부를 이번주 안에 결정하겠다며 보건의료 공공성이나 주민 사회에 미칠 영향력을 나열하는 대신 투자와 경제침체 상황을 내놓은 공보관실의 논리가 신박하기만 한데요.

보도자료는 이날 오후 원지사가 병원허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서귀포시 주민들을 만나러 갈 것이다라는 동선까지 제시하며 언론에 미끼를 던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총괄 검토회의에 이은 주민간담회 개최가 도내 신문들에게는 어떻게 비춰졌을까요?

한라일보 1면 사이드에 실렸습니다. 제목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이번주 결정”이라고 박혔고요. 부제목으로 ‘원 지사, 어제 검토회의 개최해 의견 모아…지역주민 간담회 “도 후속 대책 마련해야”

제민일보도 1면 사이드 박스 기삽니다. 제목 “녹지병원 금주 최종 허가여부 결정 ‘주목’”이고요. 부제가 ‘원 지사 3일 총괄검토회의 및 동홍-토평주민 간담회, 주민들 “해법 제시” 결단 촉구…원 지사 “금주중 결정”이라고 뽑았습니다.

제주신보가 유일하게 1면 머릿기사로 다뤘습니다. 제목이 “녹지병원 허가 여부 결론난다”이고요. 부제로 ‘원 지사 어제 동홍-토평 주민 간담회서 “금주중 최종 결정”…일부 주민 “도가 현명하게 결정 내렸다는 평가 나오도록하라”고 달았습니다.

제주일보만이 3면으로 해당 내용을 뺐습니다. 제목이 “녹지병원 해법, 후속대책 제시해야”이고요. 부제는 ‘지역주민 간담회서 공사 재개 주장…원 지사 “차선의 방안이라도 노력하겠다”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 아니겠습니까? 병원 개설을 허용해야 한다는 지역주민들만 만났으니 이런 제목이 나오는 것이겠죠.

원 지사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만 이거 하나만은 확실합니다.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3월 난데 없이 발표한 녹지국제병원 공론화조사 추진은 결국 선거를 위한 시간 벌기용에 불과했다는 것이라고 말이죠.

정면 승부보다는 꼼수만 익숙한 원희룡 지사의 일관되고 한결 같은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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