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 총선 1년 앞으로…4.3 공들이는 정치권

[류도성] 매주 목요일 돌아오는 뉴스톡 코넙니다. 오늘도 시사 팟캐스트 <고칼의 제주팟> 고재일 시사칼럼니스트와 함께 하겠습니다.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습니까?

[고재일] 요즘 정치권의 4.3 행보가 눈에 띄고 있습니다. 어떤 속사정이 있고 계산이 깔려 있는지에 대해 접근해보겠습니다.

[류도성] 그러고 보니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군요. 다음 달 71주년 추념식을 앞두고 있습니다만, 특별히 지금 진행되는 상황이 있는 겁니까?

[고재일]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른 특별한 상황은 보이지 않습니다만, 도내 정치권의 4.3 끌어안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물론 해마다 4월이 되면 도내 정치권이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희생자를 기리고 참혹한 현대사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한 목소리를 내기 마련이죠. 하지만, 올해는 유독 구애의 정도가 강한 것 같은데요, 그러고 보니 내년 총선이 치러지는 4월 15일이 보였습니다. 4.3사건 72주년 추념식이 끝나자마자 내년 총선을 치르게 됩니다.

[류도성] 그러니까 지금 보시고 있다는 여야의 4.3 구애가 내년 총선을 대비한 것이라는 것인데… 아무리 시사칼럼니스트라지만 너무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하시는 거 아닌가요?

[고재일] 뭐, 어차피 제가 하는 일이 팩트를 연결해 해석하는 일이다보니 그런 경향이 조금은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씀드리고요. 사실 정치권은 지금부터 총선모드로 돌입했다고 보셔도 무방할 겁니다. 최근 개각에서 장관으로 입각한 인물도 없고, 아마 특별한 변수가 없는한 현직 국회의원 세 명의 재선 도전은 일단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것 같은데요. 예비주자들로 거론되는 인물들도 서서히 몸풀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겠습니다만, 이제껏 제주의 총선 결과를 보면 민주당이 최근 20년 가까이를 싹쓸이 하지 않았습니까? 여러가지 요인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만, 아마 시기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겁니다.

[류도성] 총선 시기가 4.3 추념 시기와 겹치면서 그동안 민주당이 승승장구 할 수 있었다라는 말씀이시죠?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제가 이제껏 총선 취재를 하면서 보수 정당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서 하는 푸념이 바로 그거예요. 왜 하필 4월에 선거를 치르냐고 말이죠. 지역 정치에서 보수 진영이 보기에는 4월 총선이 마치 ‘한 겨울에 에어컨을 판매’하는 것처럼 어려운 숙제라는 겁니다.

그런데 민주당 입장에서는 최근 없던 일로 하고 싶을 만큼 뼈아픈 실수가 하나 있었습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유족회 일부 전직 임원이 원희룡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두고 강창일 의원과 오영훈 의원이 ‘현혹됐느냐’ ‘지켜보겠다’는 발언을 해서 유족회가 강력히 반발한 일이 있었죠?

[류도성] 그분들 결국에는 사과하시지 않았나요?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으름장을 놨던 두 명의 국회의원 나중에는 결국 사과까지 하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거기다 4.3특별법 개정안이 지금 국회처리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영원할 것만 같았던 민주당과 4.3유족회의 관계가 조금씩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민주당이 조금 긴장을 하는 분위기가 관측되고 있습니다.

지난 6일에는 이례적으로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중앙당 지도부가 제주에서 최고위원회의와 예산정책간담회를 개최했죠. 제주에 내린 지도부가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이 바로 4.3평화공원입니다. 유족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해찬 대표가 이렇게 얘기를 했더군요. 자유한국당 정치인들이 제주도의 아픔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어 설득이 쉽지 않다며 냉전을 이용해 정치한 사람들이라 쉽지 않지만 특별법 처리에 민주당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이죠. 내년 총선을 앞둔 위기의식의 단면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류도성] 어쨌든 민주당 입장에서는 촛불혁명의 여세를 몰아서 지난 지방선거에 이어 내년 총선까지 가져가고 싶은 모양인데, 뜻대로 쉽지는 않은 것 같군요?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제주도의회 차원에서도 민주당 소속 도의원을 중심으로 조례 발의라든지 4.3특위 활동 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의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기회를 활용해야 할 자유한국당에서는 아직 특별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는 있는데요. 오히려 원희룡 도지사쪽의 행보가 빨라 보입니다. 2016년 선거 당시 원희룡 마케팅을 간접 지원하면서 비난을 샀던 원 지사가 지난해 지방선거 재선 후에는 “2020년 총선에는 절대 관여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기는 했습니다만, 유족회장까지 지낸 양윤경씨를 서귀포시장에 임명하면서 뭔가 포석을 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류도성] 그래서였나요? 지난 도의회에서 민주당 도의원들이 양 시장에 대해서 내년 총선에 나올 것인지를 계속 캐묻지 않았습니까?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물론 양 시장은 출마입장을 묻는 질문에 단호하게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긋기는 했습니다만, 전직 유족회장이 원 도정의 행정시장 자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 민주당이 느낄 부담감은 적지 않을 겁니다.

어제였죠. 원 지사가 유족회 관계자 등과 함께 국회를 찾아 특별법 개정안 처리를 요청하지 않았습니까? 여야 원내대표를 잇따라 만났는데요.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는 합니다만, 지금 정국이 급랭한 상황에서 처리여부를 장담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어쨌든 원 지사 입장에서는 도지사 본인이 직접 나서서 4.3을 챙기고 있다는 신호를 확실히 도민 사회에 보낸 셈이죠.

[류도성] 확실히 그렇게 듣고 보니 원 지사 입장에서는 민주당보다는 다소 여유있는 모양새 같네요?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지사의 관심이 쏠린 지점이다보니 행정 역시 4.3과 원희룡 지사를 연결시키기 위한 물밑작업에 분주한 모습인데요. 아마 다음주부터 도내 모 방송사를 통해 송출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제주도가 5천만원을 들여 4.3 홍보 캠페인 영상을 제작하고 있거든요. 원래 처음에는 이 영상에 원희룡 지사의 예전 추모식 현장에서의 모습을 편집하려고 했다고 합니다만,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어 결국 포기했다고 합니다.

[류도성] 도지사가 홍보캠페인에 출연하는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것이죠?

[고재일] 네, 그렇습니다.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가 공직선거법 제86조 7항을 제시했는데요.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소관 사무나 그 밖의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방송이나 신문, 잡지나 그 밖의 광고에 출연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대신, 제주도는 캠페인 영상에 대통령의 70주년 추념식 장면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원희룡 도지사의 외곽 팬클럽으로 알려진 ‘프랜즈원’이라고 있지 않습니까? 저희가 지난 지방선거 당시에도 잠깐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올해 4.3 71주년 추념식에 이 분들이 평화공원에 모여 참배도하고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희생자의 넋을 위령하고,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려는 취지라고는 합니다만,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특정 정치인의 팬클럽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역사적 장소에서 이런 행사를 갖는 것이, 4.3을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여지가 있습니다.

[류도성] 예전에도 그랬습니다만, 항상 추념식이 돌아올 때면 대통령의 참석 여부가 도민사회의 중요한 관심사가 되는 것 같은데요. 올해는 참석하실까요?

[고재일] 대통령의 일정은 사실 저 뿐만이 아니라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대충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아마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 대신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해 추념사를 대독하지 않을까 하는 전망이 있더군요. 다만, 내년 72주년 추념식의 참석 여부가 또 변수가 될 것 같은데요.

문 대통령이 예전에 이런 말씀을 하셨더군요. “제주4.3사건과 광주5.18민주화운동, 부마항쟁 등 역사적 행사에는 임기까지 매년 참석하도록 노력하고, 안된다면 격년으로도라도 참석하겠다”고 말이죠. 때문에 내년 72주년 추념식에는 함께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류도성] 그렇다면 내년 대통령의 추념식 참석 여부가 총선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지 모르겠군요. 뉴스톡 지금까지 고재일 시사칼럼니스트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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