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를 구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지난 2018년 6.13지방선거 당시 라민우 전 제주도 정책보좌관실장의 사적인 대화를 불법 도청한 녹음자료를 제주도민일보에 전달한 이OO입니다.
저는 녹음 파일을 건네기 전 제주도민일보에 이 녹음 파일 자료들은 원석(다듬어지지 않은 돌)과 같은 것이라고 표현하며 사실관계를 정확히 확인하여 부풀리거나 추측성으로 확대하여 보도하지 말아 달라 신신당부하였고, 언론사의 약속을 받은 후에야 녹음파일 자료를 언론사에 건넸습니다.
하지만 언론사는 저와 한 약속과는 달리 제보 4일 만에 수 차례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달아 반복적인 기사를 내보낼 뿐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여 심층 보도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라민우 실장에게 초점이 맞춰진 기사는 그를 비리의 온상이자 파렴치범으로 묘사하여 대화내용을 그대로 기사에 첨부하여 보도하였고, 유튜브에도 올렸습니다. 이것들은 각종 SNS를 통해 확대 재생산되어 도지사선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삽시간에 퍼져나갔습니다.
재판과정에서 라민우 실장이 녹취당시 민간인이었고, 불법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적인 대화를 오해하여 제보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제가 제보할 당시 언론사에 사실관계를 정확히 취재하여 보도해 줄 것을 요청했기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것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이었는지 그때는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이로 인해 라민우 실장은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제가 어떠한 논리를 동원한다 해도 제 행동은 정당화 될 수 없으며, 제가 법적인 처벌을 받았다 해도 용서받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라민우 실장과 그의 가족들이 겪는 고통을 생각하면 정말로 죄송할 따름입니다. 수감생활과 그 이후 저는 참 많이 돌아보고 반성했습니다. 재판부에서는 피해자의 피해와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특별주문도 있었습니다.
저의 어리석은 행동이 너무나 후회됩니다. 제가 아무리 용서를 구한다 해도 한번 실추된 명예는 원상회복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만, 더 늦기 전에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라민우 실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2020년 2월 13일
이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