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부터 제주 지역화폐 도입…과제는?
– 면담요청 쇄도하는 원희룡 제주지사
– 오라관광단지 좌초 위기, 동물테마파크 순풍…애매한 기준
▲ 프로그램명 : KBS제주방송총국 <탐나는 제주>
▲ 방송시간 : 8월 6일(목) 오후 5:30~6:00
[앵커] 계속해서 ‘알고팡 보고팡 팡팡뉴스’ 이어가겠습니다. 제주팟닷컴의 고재일 기자와 함께 하는데요. 첫 번째 키워드를 보고 과연 어떤 내용일까 무척 궁금했는데요. <찍으면 돈이니> 어떤 소식인가요?
[고재일] 삼땡 페이, 카카땡 페이, 토땡 말고도요, 요즘 다른 지역에 보면 부산시 동백전, 대전시 온통대전, 세종시 여민전, 과거 탄광 도시였던 태백시의 탄탄페이, 서울 강동구 강동빗살머니까지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화폐가 있습니다. 바로 지역 화폐인데요. 제주도가 도민과 관광객의 소비를 늘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을 돕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지역화폐가 발행하기로 했습니다. 탐나는 페이? 아니면 탐나전으로 이름을 추천합니다. 올해 200억 원을 시작으로 해서 내후년까지 3년간 총 3700억 원 발행할 예정인데요. 모바일 시대 편리한 사용을 위해 카드나 모바일 전자상품권의 형태로 출시한다고 하는데요. 대형마트와 유흥업소 제외한 도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니까 ‘찍으면 돈이니’ 바로 현금 결제처럼 사용할 수 있겠죠.
[앵커] 지역화폐와 기능이 비슷한 제주사랑상품권이 이미 있잖아요. 아쉽게도 제주사랑상품권은 큰 호응이 없었는데 지역화폐는 성공할 수 있을까요?
[고재일] 지역화폐 도입되면 지난 2006년 도입된 제주사랑상품권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제주사랑상품권, 사실 지역상권에 나름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유사한 상품권과 비교해 사용처도 제한되고 인센티브가 부족했다는 문제 제기로 활성화되지 못했는데요. 때문에 제주도는 지역화폐 이용 활성화를 위해 할인 또는 캐시백 제공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수립 중이라고 합니다. 조만간 발행과 운영 책임질 전문기관을 선정하고, 가맹점 통합관리와 부정유통 방지, 빅데이터 분석 활용 등의 통합관리 플랫폼을 운영한다는 계획을 제시했습니다.
[앵커] 은행사, 카드사 등 요즘 다양한 간편 결제 방법이 쓰이고 있는데 굳이 사람들이 지역화폐를 사용할가 의구심이 들어요. 지역화폐,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시나요?
[고재일] 다른 지역에서는 지역화폐가 높은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가 역시 가맹점 확보일텐데요. 이 밖에 포인트와 마일리지 적립 등 부가서비스에 도민들이 얼마나 관심 가질지도 관건입니다. 다들 신용카드나 다른 포인트들 많이 쌓으셨잖아요. 그걸 버리고 지역화폐로 바로 이동한다? 제주사랑상품권의 실패 사례에서 보듯 단순 애향심에 호소하는 접근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고요, 마일리지 인센티브의 경우 예산이 수반되는 숙제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지역경제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니만큼 촘촘하고 꼼꼼하게 설계되길 기대해 봅니다. 두 번째 키워드 살펴보죠. ‘이러다 팬사인회 여나요’인데, 누구 이야기인가요?
[고재일] 안검하수, 즉 쌍꺼풀 수술로 회춘의 효과를 온 몸으로 톡톡히 느끼고 계실 원희룡 도지사를 향한 면담 요청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연예기획사나 방송국 관계자가 아니라 도민들인데요. 그냥 도민이 아니라 바로 화가 난 도민들입니다.
[앵커] 도민 사회를 술렁이게 했던 몇 가지 사건들이 머릿속을 스치는데요. 면단 요청 이유가 구체적으로 뭔가요?
[고재일] 제주도가 2017년 발주한 2km 구간의 제주 해군기지 진입도로 공사가 추진 중입니다. 당초 아무 문제 없다던 환경영향평가와 달리 올해 초 강정천에서 천연기념물 원앙이 발견, 멸종위기종 솔잎란 등의 위치 등이 잘못 기재됐다고 강정평화네트워크 주장하며 도로공사 과정에서 상수원 훼손이 우려된다며 면담을 요청했고요.
<고를말 이수다>에서 소개한 서귀포시 우회도로 건설 반대 주민들 역시 면담 요구했다는 소식입니다. 제2공항과 연계한 무리한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 구간을 쪼개는 꼼수와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고 있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는데요. 이 외에도 비자림로 확장 공사와 관련해서도 시민단체가 최근 원 지사가 방송에서 왜곡 발언을 했다며 면담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앵커] 크게 세 단체에서 면담 요청이 있는 건데 모두 대립각이 뚜렷한 갈등의 현장이네요. 달리 말하면, 제주도가 갈등 해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보이기도 합니다?
[고재일] 일부 도민이나 공무원의 시각으로 보면 무조건 반대만 하는 사람들의 생떼 아니냐고 폄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반대 목소리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것 역시 정책 추진자의 숙제라 생각합니다. 실제 면담이 성사될 지 여부는 좀 지켜봐야겠습니다만. 다르게 보자면 실무자와 대화가 안되니 도지사를 만나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만큼 원 지사의 본격적인 대권 행보 선언 이후 행정의 갈등관리가 느슨해 진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행정과 도민이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사안을 깊게 들여다보면 좋을텐데요. 이런 과정 속에 대승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보다 성숙한 제주사회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세 번째 키워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입니다. 무엇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건가요?
[고재일] 5조원 규모의 제주 지역 최대의 개발사업이라 불린 오라관광단지 사업이 좌초 위기에 처했습니다. 최근 제주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가 재검토 결정을 내리고 국내 여건 변화 반영한 사업계획 전면 재수립 요구했는데요. 이거 중복투자 아니냐 제주 발전을 위한 투자가 맞느냐고 따지면서 사업자를 돌려 보낸 셈인데요. 어쨌든 제주도는 사업계획을 재수립하면 기존 사업과 다른 새로운 사업으로 보고 모든 행정절차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거치도록 할 방침이라 합니다.
[앵커] 그동안 사업 추진을 위해서 사업자가 고군분투했는데 개발사업심의위원회의 결정을 과연 수용할까요?
[고재일] 사실 오라관광단지는 지난 정부 당시만 하더라도 일사천리로 인허가 진행되며 특혜의혹까지 제기돼 도민 사회 우려 낳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든 절차가 흐지부지되면서 개발사업심의위의 이번 결정으로 행정소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그런가 하면 오라관광단지와 달리 최초 승인 후 15년 가량이 흐르고 사업 내용이 대폭 바뀌었는데도 그대로 추진되는 사업도 있습니다. 바로 조천읍 선흘리 동물테마파크인데요. 지난 2006년 사업 승인 당시에는 제주마와 제주돼지 등 전시하는 컨셉이었지만, 공사가 한창 동안 중단되오다 현재 사업자가 인수한 이후에 사업내용이 사자 같은 맹수를 관람하는 사파리로 변신했습니다. 동물농장을 기획하고 있었는데 어느날 아침에 라이언킹으로 바뀐 셈이겠네요.
[앵커] 둘 다 개발사업인데 하나는 여건이 바뀌었기 때문에 계획을 새로 세워야 하고, 다른 하나는 예전 평가사항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네요? 기준이 뭐죠?
[고재일] 솔직히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문제를 바라보는 정부, 환경부의 시각은 다른 것 같은데요. 지난달 3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환경부 업무보고가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동물테마파크 사업의 환경영향평가 문제점 제기했습니다. 조명래 환경부장관이 사실상 초기 사업과 지금 사업은 다른 사업으로 보인다. 환경영향평가를 다시 받아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는데요. 최근 동물테마파크 사업 추진 반대 의사를 개진했다는 이유로 람사르습지도시 지역관리위원장에 대한 퇴진 압력이 있었다는 폭로와 함께 경찰의 리사무소 압수수색 과정에서 사업자가 건넨 수억원의 자금이 확인되는 등 동물테마파크 문제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주목해야 할 이슈가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환경부 장관의 언급을 제주도가 어떻게 수용할지 궁금한데요. 관련 소식이 나오면 팡팡뉴스에서 또 정리해 주시죠. 오늘 소식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