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뉴스 톺아보기(3월 3주)

▲ 프로그램 : KBS제주방송총국 <탐나는 제주>

▲ 방송일자 : 3월 22일(월) 오후 5:30~6:00


[앵커] 꼼꼼한 언론 모니터와 분석으로 시청자 여러분의 현명한 미디어 소비를 돕는 <제주 뉴스 톺아보기> 순서입니다. 고재일 기자, 오늘은 일간지 1면 사진 소개를 좀 다른 방식으로 해주신다고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오늘은 지금 소개해 주신대로 일간지 한 곳 당 하나의 사진 대신, 주제별로 사진을 가져와 봤는데요. 차갑고 어두운 겨울을 거치고 계절이 교차하는가 싶더니 바야흐로 완연한 봄이 왔죠. 이름하여 ‘봄봄봄, 봄이 왔네요’ 입니다. 먼저 <제민일보> 15일자 1면 보시죠. ‘올해는 코로나로 힘들지 않기를’이라는 제목의 사진이 실렸는데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이글이글 타오르는 ‘COVID 19 OUT’이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보이시죠. 지난 13일 비대면으로 개최된 제23회 제주들불축제의 마지막 모습인데요. 액운을 태워 날려버리고 새로운 희망을 담는 도민들의 소망이 한 컷의 사진에 담겼습니다.

계속해서 <제민일보>의 봄 사진 하나 더 소개해 드리죠. 제주의 대표적인 벚꽃 명소죠. 제주대학교 입구에 보기만 해도 솜사탕처럼 사르르 녹을 것만 같은 연분홍 벚꽃 터널의 모습이 18일자 1면에 담겼습니다. 포근한 날씨 덕에 지난해보다 1주일 가량 일찍 꽃이 피었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제주일보>는 17일자에 ‘녹산로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연분홍 벚꽃과 노란 유채꽃밭 사이를 거닐며 완연한 봄 정취를 만끽하고 있는 상춘객들의 표정을 담았고요, <한라일보> 19일자 1면은 동백꽃 꿀을 먹기 전에 주변을 살피는 앙증맞은 동박새의 모습을 순간 포착했습니다.

[앵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의 이미지에 걸맞게 사진으로도 생기 넘치는 기운을 느낄 수가 있는 것 같은데요. 봄꽃 구경을 가시더라도 역시나 개인방역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고요. 계속해서 다음 사진 소개해 주실까요?

[고재일] 지금 봄의 다양한 표정을 살펴 보셨는데요.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마음 역시 가지각색이겠죠. 양배추를 수확하는 농민들의 모습이 <제주일보> 16일자에 실렸습니다.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한 양배추밭이라고 하는데요. 농민들의 얼굴 표정이 정확히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요즘 소비부진과 가격하락으로 양배추 농가가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가 하면 <뉴제주일보> 18일자에는 새로 심는 단호박 모종이 쑥쑥 잘 자라기를 바라는 농심이 엿보이는 사진이 실렸고요. <제주일보> 19일자에는 갯바위에 올라 푸른 바다에 낚싯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의 모습이 실렸습니다. 고기를 낚는 것인지 아니면 봄을 낚으려는 것인지 큰 때를 기다리는 마음이 돋보이는 사진 한 컷이었습니다.

[앵커] 땅과 바다에서 각자 봄을 준비하는 분들의 모습이 사진 속에 잘 담겨 있는데요. 봄이 주는 활기와 분주함이 잘 느껴집니다. 지난 한 주 도민 사회의 다양한 감동과 갈등의 순간도 1면 사진에 담겼다고요?

[고재일] 지난주 판결문의 온도라는 키워드로 도민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준 명판결문의 일부를 소개해 드리지 않았습니까? 판결문을 듣고 있던 유족들의 표정이 바로 <제주일보> 17일자에 담겼습니다. 부모 또는 가족과 친척이 영문도 모르고 사라진 그때부터 벌써 수십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픔은 지울 수가 없나 봅니다. 얼핏 기쁨의 눈물 같기도 하고 그리움의 눈물인 것도 같은데요. 저마다 그리운 분들을 떠올리며 위로를 받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민일보> 16일자에는 갈등의 순간이 담겼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하루 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 제2공항 건설 백지화를 촉구하는 모습과 대비해 같은 날 제주도의회 앞에서 제2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찬성단체의 기자회견 모습이 대비를 이뤘고요. <한라일보> 18일자 1면은 지난 주 열린 임시회 본회의에서 원희룡 도지사와 홍명환 도의원의 제2공항 질의 답변을 하며 팽팽하게 대치하는 상황이 담겼습니다.


[앵커] 네, 잘 봤습니다. 계속해서 한 주 동안 주목한 뉴스 보도를 소개해 주실 차례인데요. 제2공항과 관련해 갑자기 보도의 뉘앙스를 바꾼 기사가 있다고요?

[고재일] 그렇습니다. ’병주고 약주고’라는 말이 있습니다. ‘일부러 어려움에 빠뜨린 후 선심을 쓰며 돕는척 한다’는 정도의 뜻이겠죠. 지난주에 제2공항 보도 내용을 정리하면서 <제민일보>가 원희룡 도지사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다소간의 갈등은 불가피한 것이라는 취지의 칼럼을 게재했다고 소개해 드렸죠. 당시 <제민일보>는 “찬반 모두를 수용할 수 있는 결론을 내지 못하는 만큼 도가 확실한 입장을 내는 것이 그나마 갈등을 줄이는 방법이다.” “찬성과 반대측 가운데 한쪽을 끌고가야 하는 상황이다.” “피할수 없고,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면 일찍 매를 맞는 것도 현명한 결정일 것이다.”고 했습니다. 어차피 찬반에 따른 갈등은 불가피한 상황이니 좌고우면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도정에 보낸 것인데요. 그런데 지난 주 <제민일보> 보도를 살펴보니 지금 소개해 드린 내용과는 다소 결이 다른 보도가 나와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습니다.

[앵커]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고재일] 제2공항을 둘러싼 제주 사회의 갈등 상황에 대해 <제민일보>가 매우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더라고요. 15일 월요일 1면 톱기사 ‘심화하는 제2공항 공방 지역사회 생채기만’ 기사에서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도민여론조사와 원희룡 도지사의 정상추진 발표 이후 찬반 단체 갈등은 물론 도의회 정치권 대립까지 심화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국토부 안팎에 산재한 문제들로 쉽게 결론을 내기 힘들것으로 전망되는 등 지역 갈등만 장기화 할 것으로 우려 되고 있다.”고 전했고요.

다음날 1면 톱기사 ‘찬반 넘어 비방전 비화 커지는 갈등’ 기사에서도 “지역 사회 갈등에 중재 역할을 해야 할 정치권까지 찬반 비방전에 합세하면서 도민사회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제주 제2공항 정상추진 입장을 정부에 전달한 이후 도민사회에서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봇물.” 등의 기사를 냈습니다. 심지어 ‘심화되는 제2공항 갈등’이라는 사설을 통해서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는데요. 갈등은 불가피한 것이니 도정의 입장을 명확히 하라고 압력을 가했던 <제민일보>의 ‘병 주고 약 주고’식의 갑작스러운 태세 전환, 적절하고 납득할 수 있는 것인가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갑지가 논조가 바뀐 이유가 있겠지만 언론의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제2공항 정상 추진을 선언한 원 지사의 발언 가운데 바로 잡아야 할 뉴스도 있다고요?

[고재일] 최근 제주국제공항에서 항공기 접촉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원희룡 도지사가 해당 사고 내용을 소개하며 제2공항을 정상 추진해야 한다는 근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CBS> 라디오 김종대의 뉴스업에 출연한 원 지사 “현재 제주공항의 상황은 최근에도 활주로에서 비행기끼리 접촉사고가 났다. 이런 면에서 공항의 이용객 포화뿐만 아니라 안전까지 문제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대로 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어느 부분을 바로 잡아야 하는지 소개해 주실까요?

[고재일] 국토부가 발표한 해당 사고 경위대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지난 8일 오후 4시 50분경 에어서울 항공기가 관제지시에 따라 제주공항 원격주기장 18번에서 뒤로밀기를 완료 후 추가 관제 지시를 받기 위해 대기중이었고요. 제주항공 항공기는 관제지시를 받고 에어서울 항공기와 인접한 유도로로 이동 중이었습니다. 이때 두 항공기의 접촉사고가 발생해 제주항공 항공기 왼쪽날개 끝부분이 긁히고, 에어서울 항공기 후방 오른쪽 수평 꼬리날개에 휘어짐 손상이 있었는데요. 두 항공기 모두 사고 발생을 모르고 운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활주로에서 발생했다는 원 지사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고요. 원 지사가 규정한대로 제주공항의 혼잡이 사고의 원인인지 여부도 명확하지 않습니다. 국토부는 관제사의 관제지시가 적절했는지, 조종사나 정비사의 과실유무는 없는지 등을 살펴 보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단지 공항이 혼잡해서 사고가 났다고 하기에는 현재 제주공항의 상황이 보다 혼잡한 상황에서도 없던 일임을 감안하면 너무 단순한 진단이 아니냐는 겁니다.


[앵커] 물론 안전은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겠습니다만 하나의 원인만으로 침소봉대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일단은 정확한 사고 조사 결과를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 소식 더 소개해 주시죠?

[고재일] 영국의 한 잡지사가 도내 한 향토음식점을 아시아 최고 전통 음식점 가운데 하나로 선정됐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지난 17일 인터넷신문인 <제이누리>와 <제주의소리>가 이 내용을 다뤘는데요. ‘아시아 최고의 전통음식점 반열에 올랐다’, ‘명단에 포함된 4개의 한국 식당 가운데 유일한 비수도권 음식점이다’처럼 지역 사회 모두가 축하해야 할 쾌거인 양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쯤 들어보셨을 ‘미슐랭 가이드’를 포함해서 전 세계에는 맛집 순위를 매기는 수 많은 기구와 단체가 존재하고 있는데요. 운영진과 지역 미식가들의 추천을 바탕으로 지역별 유명 쉐프와 음식평론가, 여행작가 그룹이 투표로 선정했다는 맛집의 명단이 어느 정도 공신력을 확보하고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조금만 찾아 보더라도 해당 잡지사의 맛집 선정에 불만과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세계 7대 자연경관 투표의 기억을 갖고 있는 제주사회가 경계해야 할 보도가 아닌가 싶어 소개해 드립나다

[앵커] 오늘도 다양한 소식 감사하고요. 다음주 새로운 내용도 기대해 보겠습니다. 고재일 기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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