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그램 : TBN제주교통방송 <출발 제주 대행진>
▲ 방송일자 : 9월 30일(월) 오전 8:05~8:30
‘걷는 즐거움, 숨 쉬는 제주’를 주제로 한 ‘차 없는 거리 걷기 축제’가 지난 토요일 오전 8시부터 12시까지 제주시 연북로 일원에서 열렸습니다. 제주문학관에서 메가박스에 이르는 2㎞ 구간에서 진행됐는데요. 도민과 관광객, 공직자, 동호회 회원 등 사전 접수된 4천여 명과 당일 참여한 6천여 명을 포함해 총 1만여명이 동참했다고 제주도는 밝혔습니다. 이번 행사는 건강지표 개선을 위한 걷기 활성화와 도로에 대한 도민 인식 개선, 사람 중심의 보행환경 조성을 비롯해 탄소중립 달성 에너지 대전환 정책의 하나로 마련됐다고 하는데요. 8개 기관이 참여하는 걷기 기부 캠페인 업무협약도 체결됐습니다.
걷기 행사의 취지 자체는 좋습니다만, 그동안 여러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지역사회 곳곳에서 나왔는데요. 행사에 나온 오영훈 도지사는 인사말 과정에서 논란에 대한 해명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도지사로 취임하고 보니 도민 비만률과 걷기 실천률이 전국에서 가장 나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나온 결과물이라 소개했는데요. 더불어 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상징적인 방식을 고민했는데, 그 결과가 걷기 행사라는 겁니다. 결코 급조된 행사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입장도 내놨는데요. 오 지사의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도민 건강안전실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1년 전부터 수 차례에 걸친 원탁회의를 통해서 방법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1차에는 공무원들끼리 먼저 원탁회의를 준비해서 여러 가지 제반 상황을 점검했고 그리고 공모를 통해 선발된 시민 120여 분을 원탁회의 구성원으로 모셔서 충분한 논의 끝에 오늘 이 행사 개최의 방법과 그리고 시기 그리고 장소에 대해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었고 불편을 이야기하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함께 탄소 중립을 실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이 큰 명분 앞에 함께 동참해 주신 거라 믿습니다.”
내부적으로 충분한 논의가 진행이 됐고, 여기에 더해 다소간의 희생이나 불편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들립니다. 하지만 교통대란은 없었다는 제주도의 자화자찬과 달리 현장의 상황은 쉽지 않았는데요. 행사장 주요 간선 도로가 이날 아침 6시부터 낮 1시까지 통제되며, 시내 곳곳은 한때 극심한 정체를 빚기도 했는데요. 간선도로로 통하는 이면도로까지 통제돼, 차를 돌려 빠져 나오거나 통제 요원과 실랑이를 벌이는 광경도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나 제주시민복지타운과 한라체육관에서 또 다른 대규모 행사가 동시에 개최됐는데요. 대규모 행사 3개가 비교적 가까운 지역에서 동시 개최되면서 인근 주택가까지 이면주차장으로 변신하는가 하면, 이를 통제하기 위해 자치경찰이 거의 100% 동원되다시피 했습니다. 경찰도 불법 주정차 단속은 거의 하지 않는 분위기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차 없는 거리’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인근 지역까지 차를 갖고 가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그대로 재현됐는데요. 한라도서관이나 분양하우스 주차장 등에 차를 세우고 걸어가는 모습이 연출됐습니다. 다만 제주문학관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과 인원들이 눈에 띄었는데요. 오영훈 도지사를 비롯해 행사에 참여한 주요 기관장, 고위 공무원 전용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었습니다.
“실례합니다. 혹시 지사님 차량인가요? (아닙니다, 지사님 차량은 오른쪽에) 이 차량은 혹시? (농협중앙회입니다.)
도로 통제로 지역 상권의 피해도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해당 구간에는 공교롭게도 유명 식당이나 카페, 대형 마트를 비롯한 여러 사업체가 모여 있는 곳입니다. 평일 대비 2,3배의 배상을 올려야 하는 식당들은 썰렁한 분위기였고요. 행정의 일방적인 결정으로 손해를 보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었습니다. 드라이브스루 방식의 매장도 아예 안내판을 내걸고 장사를 포기한 상황이었고, 평소면 붐볐을 식자재 마트 주차장은 텅텅 빈 상태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도내 가장 큰 규모 장례식장도 도로 통제 구간 가운데 위치한 탓에 상주도, 조문객들도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불편을 겪었습니다.
제기된 여러 문제들 가운데 하나가 공무원들을 동원해서 진행된 행사라는 점인데요. 모든 참가자들을 확인할 방법은 없었습니다만, 제주도와 행정시, 읍면동 소속 공무원을 비롯해 공기업과 출자출연기관 관계자 등을 너무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제주도가 사전 참가 신청을 요청하는 공문을 모든 부서와 산하기관 등에 돌렸는데요. 공문에는 ‘가족과 함께 임직원들이 걷기 행사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해 주기 바란다’는 요청과 함께 행사 참여 인원 사전 수요 조사를 명목으로 기관별 참여 예정 인원을 회신에 첨부할 것도 요구했습니다. 부서별 경쟁을 시켜 사실상 강제 동원을 유도한 것이라 볼 수 있는데요. 심지어 자생단체까지 대규모로 참여한 것을 보면 참석에 대한 압박에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걷기 행사가 시작되자 상당수 참가자들이 샛길로 빠지는 모습을 현장 취재 과정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주도는 걷기 행사 4㎞를 완주한 참가자 일부에게 지역화폐 ‘탐나는전’ 상품권 5천 원권을 선착순 지급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참가 공무원들에게도 1인당 식대 1만 원을 지원했는데요.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지난 27일 이에 대한 논평에서 동원된 공무원들에게 도지사 재량으로 현금성 식비를 지급하겠다는 건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어긋날 수도 있다며 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해석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김승욱 국민의힘 제주도당의 이야기입니다.
“오 지사가 행사 결정을 하고 이틀 만에 업체를 결정을 해서 수의계약을 했다든지 또 하필 그 교통량이 많은 연북로에서 진행을 하는 거냐 또 공무원 동원 문제 유관기관 동원 문제 그리고 참가 독려를 하면서 사실은 출석부를 만드는 그런 느낌까지 주고 그래서 동원된 행사 보여주기성 행사가 과연 우리 제주도민의 어떤 민심과 또 민생에 어떤 영향을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저희도 상당히 궁금하거든요. 저희가 짚을 수밖에 없는 거는 공무원들을 동원하고 또 식비를 또 만 원씩 주겠다라는 부분 또 그 예산은 어디서 나왔으며 선거법이라든가 이런 데 관련된 저촉되는 사항은 없는 건지 이런 부분들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이 되기 때문에 이번에는 아주 큰 실수를 하셨다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