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산간 난개발 논란…도시관리계획, 상위계획 위반 여부 조사 청구

제주도가 추진 중인 ‘중산간 지역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이 상위계획인 ‘2040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기본계획’(이하 도시기본계획)과 충돌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28일 제주도 감사위원회에 정식으로 조사를 청구했다.

도시기본계획과 배치되는 도시관리계획

제주 중산간 지역은 해발 300m 이상에 위치한 지역으로, 환경적으로 중요한 보전 자원이 밀집한 곳이다. 이에 제주도는 지난해 11월 수립한 ‘2040 도시기본계획’에서 중산간 지역을 보전, 이용, 중간 영역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을 명시했다. 특히 해발 300m 이상 지역은 보전강화구역으로 지정해 국제적 수준의 관리 기준을 적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제주도가 발표한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은 이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도시기본계획에서 보전강화구역으로 설정한 해발 300m 이상 지역을 ‘보전지역’과 ‘개발이 가능한 완충지역’으로 나누고, 완충지역에서는 대규모 관광개발을 허용하는 방침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산록도로와 평화로를 중심으로 한 해발 300m~550m 지역에서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한라산 국립공원 인근까지 관광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도시기본계획은 도민 공청회를 거쳐 원래 해발 200m 이상을 보전강화구역으로 지정하려 했으나, 최종적으로 300m 이상으로 조정된 바 있다. 이처럼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위계획인 도시관리계획이 이를 다시 완화하는 방향으로 수립된 것은 정책 일관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산간 난개발 우려…도시기본계획 취지 훼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 중산간 지역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은 상위계획인 도시기본계획의 핵심 내용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하고 특히 도로를 기준으로 보전과 개발 가능 지역을 구분한 점을 문제로 보고 있다. 제주도가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평화로, 산록도로, 남조로 등을 중심으로 개발 여부가 결정되지만, 실상 도로 반대편에는 곶자왈, 오름, 습지 등 보전 가치가 높은 지역이 분포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정은 그동안 중산간 지역 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실질적인 보전 정책을 마련하는 데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며 “그 결과 중산간 지역 난개발이 지속되고 있고, 이번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이 시행될 경우 환경 훼손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제주도는 그동안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자연경관 훼손과 환경 문제를 겪어왔다. 도시기본계획에서도 “중산간 지역 관리 수단 미흡으로 식생 파괴와 지형 훼손이 심각하다”고 진단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관리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도시관리계획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 개발 허가가 남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감사위원회 조사 결과 주목…향후 대응 논의 필요

이번 논란과 관련해 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가 제시한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은 ‘지속가능한 중산간 지역 관리’라는 제주도정의 기본 방침에도 맞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제주도 감사위원회가 이번 사안을 엄정하게 조사해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이 도시기본계획의 취지와 내용에 어긋나지는 않았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필요할 경우 관련 계획을 재검토하고, 도민 의견을 다시 수렴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도 감사위원회가 이번 조사 청구를 어떻게 처리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만약 도시관리계획 수립 기준이 상위계획을 위반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향후 제주도의 도시계획 전반에 걸쳐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시 개발과 환경 보호라는 두 가지 과제 사이에서 제주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도민들과 환경단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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