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8대 고의숙 제주특별자치도교육감의 핵심 공약들이 대거 축소 및 폐지 수순을 예고했다. 15일 오후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에서 열린 도민평가단 3차 회의에서 상정된 총 7건의 공약 조정 안건 중 6건이 가결됐기 때문이다. 도민평가단은 만 18세 이상 도민 23명(ARS 무작위 선발)과 학생위원 12명 등 총 35명으로 구성됐다.
▲ 입학준비금 70만원→30만원 대폭 감액
가장 관심을 모은 안건은 ‘초중고 입학 준비금 지원’이다. 당초 공약은 제9회 지방선거 당시 1대당 170만원 상당의 예산이 소요되는 드림노트북 사업을 폐지하는 대신 초등학교 신입생 70만원, 중학교 50만원, 고등학교 5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 상정된 변경안은 초등학교 신입생 30만원, 중고등학교 신입생 20만원으로 대폭 감액됐다. 조정 사유로는 지난 6월 제18대 교육감 인수위원회에서 사전 보고를 실시하고 사업 추진 방향을 검토한 결과가 인용됐다. 해당 사안을 논의한 도민평가단 분과(8명)에서 “당초 공약은 교육청 예산에서 벗어난 지원”이라는 이유로 전원 찬성이 도출됐고, 평가단 전체 투표에서는 승인 29표, 미승인 5표, 기권 0표로 안건이 최종 가결됐다.
▲ 막대한 예산 수반 시설 건립 전면 폐지 및 수정
예산이 수반되는 각종 시설 건립 및 유치 공약들도 대거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제주 4.3 평화교육관 설립’ 공약은 초기 사업 과다 예산 투입 문제 등으로 인해 ‘제주 4.3 평화 인권 교육 과정 및 파견 교사제 운영’ 등으로 내용이 변경됐다. ‘학교환경교육지원센터 설치’ 역시 재정 확보의 어려움과 기능 중복을 이유로 ‘생태전환 교육 지역 거버넌스 구축 및 연계 협력 강화’로 공약의 이름을 새롭게 바꿨다.
‘KB(한국형 IB) 국가협력센터 유치’ 공약은 국가협력센터 설립이 선행돼야 한다는 사유로 ‘센터 기반 구축’으로 조정됐고, ‘특별법 개정을 통한 교육 재정 확충’ 공약은 관계 기관 이견으로 인해 ‘세출 구조조정 추진’으로 변경,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 밖에 선거공보물에 약속했던 학생 위치 및 건강 실시간 모니터링 스마트 밴드 도입과 차량 운행 데이터(OBD) 활용 실시간 관제 도입 공약도 예산과 개인정보 보호법 등을 이유로 재검토 대상에 포함됐다.

▲ 유일한 부결 안건 ‘IB 고등학교 서부 지역 지정’
이날 회의에서 유일하게 제동이 걸린 안건은 ‘제주형 IB 교육 내실화 및 IB 고등학교 확대’다. 당초 ‘서부 지역 IB 고등학교 1개 추가 지정’에서 ‘IB DP 운영 고등학교 추가 지정’으로 서부 지역 한정을 삭제하는 내용이 상정됐다. 토의 과정에서 “표선고가 생긴 뒤 IB 자체가 다 동쪽에 몰려 있다”, “최상위 결정권자의 이행률을 신경 써 이행하기 어려운 안건에 효과적으로 접근하려는 의구심이 든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교육청은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성산고 지정과 함께 서부 지역 추가 도입도 발표해 특정 지역으로 명시할 수 없었다고 소명했으나, 승인 15표, 미승인 15표 동수로 과반을 넘지 못해 표결(부결) 처리됐다.
▲ 다음 달 최종 권고안 공개…교육감 수용 후 실천계획 확정할 듯
조정 안건 외에도 8건의 공약실천계획 평가 안건도 논의됐다. ‘독서 교육’ 안건에서는 형식적 100권 제한 규정 삭제와 독서 전담 교사 양성이 제안됐고, ‘직업 교육’에서는 다수보다는 소수 전문 인력 양성과 대기업 연계 실습이 요구됐다. ‘교육활동 보호 담당관 신설’ 안건은 학교 내 갈등조정 전문가 배치 문제로 위원들 간 이의 제기와 재투표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 밖에도 ‘탄소 중립 학교’ 시설 실효성 문제, ‘청렴도 회복’ 및 ‘행정 혁신’에서의 AI 과다 예산 책정 비판 등 교육청 사업에 대한 개선 방안이 의결됐다.
도민평가단의 최종 권고안은 다음 달 중 도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될 예정이며, 교육감은 다음 달 안으로 권고안에 대한 수용 여부와 함께 최종 공약실천계획을 확정 공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