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신작 ‘내 이름은’ 제주서 본격 촬영 돌입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의 메가폰을 잡은 정지영 감독이 연출하는 새 영화 ‘내이름은이 4·3 사건 발발 제77주년을 맞아 크랭크인된다. 4·3 평화재단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을 기반으로 제작되는 영화는 1998년을 배경으로 4·3의 기억을 찾아가는 한 여성의 이야기로 넷플릭스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를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은 염혜란 배우의 첫 단독 주연작이다. 21일 제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지영 감독과 박선후 프로듀서는 영화의 기획 의도와 제작 과정, 그리고 앞으로의 촬영 일정에 대해 설명했다.

대본 리딩을 진행하고 있는 주연 염혜란 배우 <아우라 픽처스 제공>

4·3을 기억하는 영화, ‘내 이름은’

정 감독은 “영화는 단순히 4·3 사건을 조명하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상처받고 잊힌 이름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주인공은 50대 후반의 여성으로, 어릴 적 4·3으로 인해 기억을 잃은 채 살아오다 1998년에 접어들면서 고등학생 아들을 통해 자신의 잃어버린 과거를 되찾아가게 된다.

“1998년은 4·3 특별법 제정을 둘러싼 논의가 활발했던 시기입니다. 주인공은 자신의 과거를 찾으며 4·3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죠. 영화 제목 내이름은도 바로 그 상징성을 담고 있습니다.”

제주 곳곳에서 진행되는 촬영

영화 내이름은은 제주 전역에서 촬영될 예정이다. 서귀포, 한림, 조천, 성산, 대정 등 제주 곳곳이 주요 무대가 된다. 그러나 1998년 당시의 제주 분위기를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일부 장면은 서울 주변 영화 세트장에서 촬영된다.

“특히 표선 민속촌에서 1948~49년 배경을 촬영하고, 오라동 보리밭을 주요 배경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제주를 대표하는 풍경을 최대한 담아낼 계획입니다.”

촬영 현장을 물색하고 있는 정 감독과 제작진들 <아우라 픽처스 제공>

시민 펀딩으로 만들어지는 영화

최근 한국 영화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내이름은은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비를 마련했다. 텀블벅을 통해 한 달 만에 4억 원을 모금하며, 국내 영화 크라우드 펀딩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사례가 되었다.

“현재까지 12억 8천만 원이 확보되었고, 추가 투자 유치로 목표 제작비 30억 원 중 약 60%를 달성했습니다. 나머지 8억 원은 제주도민들의 힘으로 채우고 싶습니다. 제주도민 한 분이 1만 원씩만 투자해도 영화 제작이 가능합니다.”

제주 사투리 어느 정도 들어가나?… “전달력과 타겟 고민해 반영”

제주 사투리 사용과 촬영지 선정 등 지역색을 어느 정도 반영할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정 감독은 “가장 크게 고민이 된 지점”이라며 “배우들이 이해하기 어려워하기 때문에 어미 정도의 사투리가 섞이게 하자는 쪽으로 타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박선후 프로듀서는 “사투리가 완벽하면 좋겠지만 그럴 경우 전달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영화의 타겟이 제주도민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전국민을 대상으로 구상했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부연설명했다. 

영화는 오는 4월 3일 제주 4·3평화공원에서 크랭크인을 시작으로 6월까지 촬영을 진행한다. 개봉은 내년 4·3 주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지영 감독은 끝으로 “이 영화가 4·3의 진정한 이름을 찾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며,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기자 간담회의 자세한 내용은 아래 유튜브 링크를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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