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칼럼] 실망스러운 강선우 청문회…김한규 의원 질의가 부끄러운 이유

“기자의 물음 하나에 기사의 생명이 달라진다”

드라마 대사 中

공직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공직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 업무 전문성 등을 검증하는 자리다. 하지만 지난 14일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나온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의 질의 내용은 검증보다는 ‘묻지마’ 엄호에 가까웠다. ‘정답’을 유도하는 듯한 문답이 이어졌고, 국민적 의혹에 대한 추궁보다는 논리의 비약 속에 ‘해명을 미리 심어 둔 질문’으로 검증을 포기한 것과 다르지 않아 보였다. 

김 의원은 “스톡옵션이 부여된 사실을 몰라서 신고를 못한 거죠?”, “지금 행사하면 손해가 나는 거죠?” 처럼 일련의 질문을 이어가며, 강 후보자에 대한 의혹을 ‘몰랐으니까’, ‘어쩔 수 없으니까’라는 구조로 갈래를 탔다. 강 후보자는 기다렸다는 듯 줄곧 “맞습니다”, “그렇습니다”와 같은 짤막한 수세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 다음 질문은 역사에 길이 남을 명문(?)이 아닐까 싶다. “먹던 음식을 차에다 놓고 가다 보니 보좌관이 (음식물 쓰레기로 착각해) 버린 경우도 있는 모양이네요?” 질의의 핵심은 무너지고, 청문회의 품격도 함께 무너진 순간을 꼽으라면 바로 이 지점이 아닐까 싶다. 지난 1월 윤석열과 김용현이 헌법재판소에서 주고 받은 “기억이 납니까?”, “말씀하시니 기억납니다”라는 문답이 떠올랐다. 김 의원의 질의 의도를 백번 양보해 배려와 공감을 담으려 했다고 이해해도, 결과적으로 인사청문회는 국민이 기대한 엄정한 검증이 아닌, 면죄부를 주는 요식행위로 전락했다. 또 다른 내부 고발과 반박, 국민적 거부감이 청구서로 돌아왔다.

강 후보자의 낙마 여부를 떠나, 김한규 의원은 이번 청문회를 통해 회복하기 어려운 정치적 상처를 남긴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 한 장면은 잊히지만, 정치인의 태도는 유권자의 뇌리에 오래 남기 때문이다. 여당 간사로서의 그의 역할은 이해하지만, 그 역할이 공적 책무보다 우선될 수는 없다. ‘제주 정치인’을 자처한 그가 이 사실을 모른다면 더 큰 문제고, 알면서도 감행했다면 그 책임은 더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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