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역 청소년 도박 문제가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음에도, 제주도교육청의 대책은 여전히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경찰 조사에서 다수의 학생이 도박 연루자로 확인됐지만, 교육당국은 실상 파악은 커녕 캠페인과 연수 수준의 대응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제주경찰청은 27일 브리핑을 통해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 사건을 수사한 결과, 다수의 도내 미성년자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학생은 고액 베팅을 위해 부모 명의 계좌를 도용하거나, 또래를 상대로 도박방을 중개했다”고 설명했다. 한 고등학생은 1천만원 이상의 도박자금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은 사건 발생 나흘 전인 지난 23일, 탐라교육원에서 교원 80여 명을 대상으로 ‘청소년 도박문제 대처 강화 연수’를 개최했다는 보도자료를 27일 배포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당 연수는 “확률형 아이템과 온라인 베팅 등으로 심화되는 청소년 도박의 저연령화·일상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문제는 심각해지는 청소년 도박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 당국의 대응이 전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연수 내용은 강의와 사례 소개 수준에 그쳤고, 학교 단위의 실질적 개입 방안이나 사후 관리 체계는 제시되거나 논의되지 않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원이 학생의 변화 신호를 조기에 인식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도내 학교 중 ‘도박 문제 학생을 조기 발견하거나 상담으로 해결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제시되지 못했다. 한 발 더 나가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경찰이 구체적 정보를 공유하지 않아 직접 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도민사회에서 “경찰이 수사로 드러낸 현실과 교육당국의 대응 사이에 큰 괴리가 있다”며 “도박이 단순한 일탈이 아니라 중독으로 번지고 있는데, 교육청은 여전히 연수와 캠페인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