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동광로 간선급행버스체계(BRT) 고급화 사업을 ‘잠정 보류’했다. “도민 안전과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한 조치”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몇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때문이라는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오영훈 지사는 27일 오전 교통전문가들과 함께 제주시 광양사거리 일대를 찾아 버스와 일반 차량이 뒤섞이는 구간을 직접 점검했다. 해당 구간은 버스가 1차로에서 4차로로 급격히 진입해야 하는 곳으로, 그동안 교통 체증을 유발하는 대표적 문제 구간으로 지적되어 온 곳이기도 하다.
오 지사는 현장에서 “제주형 BRT 고급화 사업은 도민 안전이나 불편을 대가로 이뤄져서는 안 된다”며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도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불편사항을 해소해 나갈 때 BRT 사업이 온전히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제주도는 지난 9월부터 동광로 BRT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광로 구간에서 교통 불편과 민원이 이어지자, 두 달간 개선 점검을 진행한 뒤 동광로 사업을 미루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제주도가 그간 내놓은 BRT 사업의 성과와는 결이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당초 서광로 구간에 대해 제주도는 지난 5월 개통 이후 대중교통 속도는 42%, 일반 차량 속도는 47% 향상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제주도는 동광로의 경우 광양사거리 등의 급차선 변경으로 인한 정체와 사고 위험이 상존한다는 것이 이번 조치의 배경이라 설명했지만, 선거를 앞둔 정치적 셈법이 자리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제주형 BRT 고급화 사업은 2023년부터 2026년까지 318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전문가, 시민단체, 주민대표가 참여하는 ‘제주형 BRT 고급화사업안정화 전담팀(TF)’이 운영 중이지만, 실질적인 개선책이 현장에서 체감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