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발 ‘합당’ 승부수…제주 지방선거 판도 흔드나

넉 달 앞으로 다가온 6·3 지방선거 과정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공식화되면서 지역 정가가 거대한 소용돌이에 빠져들 전망이다. 당초 내후년 총선을 기점으로 예상됐던 통합 시계가 급격히 빨라지면서 도지사 선거는 물론 도의원 경선 구도까지 근본적인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꼬를 튼 것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나온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긴급 제안이었다. 이에 대해 제주시갑 지역구 의원이자 중앙당 대변인인 문대림 국회의원은 23일 SNS를 통해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정면 돌파를 선택한 정 대표의 결단은 당의 승리를 위한 시대적 책무”라며 강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문 의원은 특히 이번 합당 제안을 “대표가 결정하니 따르라는 일방통행이 아니라 당원들에게 판을 깔아주는 정공법”이라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문대림 국회의원 SNS 갈무리

합당이 현실화될 경우 가장 큰 변수는 정책적 ‘선명성’의 결합이다. 개혁의 ‘쇄빙선’ 역할을 자임해 온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에 비해 개혁적 선명성이 강한 특징을 보인다. 곧 제주 제2공항, 행정체제 개편, 각종 대규모 개발 사업 등 지역 현안에 대한 민주당의 기존 전략 수정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실용주의’와 ‘도민 의견 수렴’이라는 유연한 태도를 취해온 오영훈 지사의 재선 가도 역시 수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 조국혁신당 지지층의 환경 보호 의지와 개혁 기조가 통합 정당의 주류로 수혈될 경우, 제2공항 검증 수위나 개발 사업에 대한 규제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다만 이는 국민의힘과의 전선을 선명하게 만들겠지만, 중도 확장성에는 숙제를 안길 수도 있다. 

도의원 선거구는 더욱 직접적인 타격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최근 조국혁신당 제주도당에는 지방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인사들의 입당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도의원도 지난해 입당했다. 합당이라는 틀 안에서 민주당 현역 의원들과 경선에서 맞붙게 된다면, 일부 선거구에서는 공천 혈투도 예상된다. 

특히 민주당 내 지역 현안에 미온적이었던 현역 의원이나 하위 20%가 예상되는 지역을 겨냥한 이른바 ‘약한 고리 깨기’ 형태의 도전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스스로 만든 경선룰을 바꿀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지만, 조국혁신당 출신 도전자에게 일정 비율을 내어 줄 수 밖에 없는 것이 민주당의 운명이기도 하다. 결국 기존 민주당의 견고한 지역구 조직과 신규 유입된 조국혁신당 출신의 ‘선명성’ 세력 간의 대결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라는 관측이다. 

조국혁신당은 26일 당무회의를 열고 통합 논의를 공식 안건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전당원 투표라는 관문이 남아있지만, 일부에서는 ‘지방선거 이전 합당’은 이미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결국 이번 합당 추진은 범여권에게 ‘거대 단일 대오’라는 강력한 무기를 쥐여주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정체성을 재정립해야 하는 거친 산통을 예고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지방 정권 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단행된 이 승부수가 제주 민심에 어떤 파고를 일으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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