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칼럼] 취임 한 달 만에 인사팀장 데리고 해외출장…현장 비명 외면하는 고의숙 교육감

고의숙 제주도교육감 체제가 출범한 지 한 달 남짓 지났다.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도민의 기대 속에 첫발을 내디뎠지만, 임기 초반부터 교육당국의 아슬아슬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정무부교육감 신설을 둘러싼 입장 번복 논란부터 주요 공약 이행의 지연, 각종 안전 사안 대응 부실까지 도교육청의 행정력이 출범 초기부터 거센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산적한 현장 현안을 뒤로한 채 추진된 해외 출장 소식은 고 교육감이 현재 제주 교육의 상황을 어느 정도로 엄중히 인식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지금 제주 교육 현장은 총체적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 초등학교 이주배경 학생의 투신 시도 사건은 교육당국의 행정 부실과 안전망의 허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생명이 위협받았던 중대한 위기 상황이었음에도 학교위기관리위원회 개최 기록이나 교육청 보고 공문 등 공식 행정 기록조차 남지 않았다. 은폐·축소 의혹 속에 당시 학교 관계자들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며, 피해 학생과 목격 학생에 대한 정서적 보호 조치 역시 미흡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교육환경권 침해를 호소하는 학부모들의 절규도 외면받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영주고등학교 학부모회는 인근 첨단과학기술단지 공사로 인한 소음, 진동, 비산먼지, 통학로 안전 위협은 물론 두 차례의 수도관 파열 등 학습권과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사업시행자인 JDC가 저감 대책을 발표하는 동안, 정작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해야 할 주무 관청인 제주도교육청은 적극적인 중재나 행정 조치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이뿐만이 아니다. 故 현승준 교사 사망 사건에 대한 진상 재조사 약속은 여전히 겉돌고 있다. 당선인 시절 및 취임 직후 교육감 직속 전담 조직 신설과 재조사를 공언했으나 교직 사회가 체감할 수 있는 속도감 있는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후보 시절 “특정 업체 70% 독점은 정경유착이자 권력 농단”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던 태양광 발전시설 독과점 논란에 대해서도, 취임 후에는 해법 제시나 구조 개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이처럼 현장의 안전과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시국에 고 교육감은 싱가포르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방문단 8명은 IB 교육과정 협의 등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이번 출장은 사전 계획된 일정이 아니라 취임 후인 지난달 29일에야 결재된 건이며, 상대국의 요청이 아닌 제주도교육청이 먼저 제안해 추진된 일정이다. 시급성이나 외교적 강제성이 떨어짐에도 “9월 의회 일정 때문”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것은 현장의 엄중함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더욱 의아스러운 점은 출장단의 인적 구성이다. 방문단 8명 중 비서실장과 수행비서가 포함된 데 이어, 총무과 행정 지원 인력으로 총무팀장이 아닌 취임 후 새롭게 발탁된 ‘신임’ 인사팀장이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IB 교육이나 생태환경 협의라는 출장 목적과 인사팀장의 직무 연관성은 대단히 희박하다. 실무 지원을 빙자한 측근 챙기기이자, 인사·정무 라인을 동원한 세몰이식 출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든 대목이다. 

사건 은폐 의혹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학교 현장의 불안과 갈등이 이어지는 엄중한 상황이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신임 인사팀장까지 동행해 해외로 떠난 모습은 도민들에게 제주 교육의 현실을 지나치게 한가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충분하다. 과연 교육감에게 현장의 고통을 해결할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제주 교육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국외 교류나 측근 챙기기가 아니다. 무너진 행정의 신뢰를 회복하고, 위험과 갈등에 노출된 학생과 교사들의 목소리에 즉각 응답하는 발로 뛰는 현장 행정과 교육감의 의지다. 고의숙 교육감과 제주도교육청은 현재 제기된 여러 논란과 비판의 무게를 엄중히 인식해야 하는 이유다. 현장의 비명에 먼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정책과 행정은 도민과 교육 주체들의 지지를 결코 얻을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 comments

  1. 생각보다 교육청이 해외 견학 등을 이유로 위원회 등 구성해서 외국으로 가는 경우들이 꽤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것도 꼭 필요한 것인지 밝혀 주세요.

  2. 기사 내용
    적극
    공감입니다
    현장 지원은 외면한체
    라인 챙기기에 정신 없는 모습은
    많이 걱정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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