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의원 소유 아라동 토지서 어린이집 행사 수시로 진행
– A 원장 “부친과 알고 지내는 사이” 공짜 이용은 인정
– 선관위 “상호 호혜성 여부 살펴봐야”
재선 도전에 나선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김기환 의원(제주시 이도이동갑)이 본인 소유의 토지를 지역 유권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사실이 확인돼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 전망이다. 특히 장소를 제공한 김 의원과 수혜자로 지목된 어린이집 원장 모두 오영훈 도지사의 핵심 측근으로 사실상 ‘정치적 공동체’라는 점에서 의구심은 증폭되는 상황이다.

▲ 10년 넘게 공짜로 쓴 임야…소유주 현직 도의원
15일 확인한 제주시 아라일동 0000번지 현장은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다. 관리 및 휴게실로 보이는 철제 컨테이너가 자리한 가운데 목장 분위기를 풍기는 하얀 울타리가 눈길을 사로 잡았다. 해당 토지의 형질은 ‘임야’지만 바닥은 잔디를 입혀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일부 모종과 꽃 등이 식재되어 지속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음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임야에서는 최근까지 특정 어린이집의 농사 체험과 나무 심기 등 원생과 보호자 등이 참여하는 행사가 지속적으로 개최되어 왔다. 원장 A씨는 “토지주의 부친과 인연으로 10년 넘게 해당 토지를 사용해 오고 있다”며 별도의 요금은 내지 않는다는 무상 이용 사실을 명확히 했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토지는 김기환 제주도의원이 친족과 함께 토지의 공동 소유주로 올라 있다. 김 의원은 22살이던 지난 2013년 2월 숙부로부터 3천500만원으로 일부 지분을 사들였고, 몇 달 후에는 추가 증여를 통해 현재 공동 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 선거법 “선거구민에 금전 및 물품 등 재산상 이익 제공 금지”
문제는 선거에 출마하는 정치인의 경우 공직선거법 제112조에 따라 선거구민에게 “금전, 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이 금지”되어 있다는 것이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달 16일 도당 공관위로부터 단수 공천을 확정받았다.
다시 말하면 선출직 공무원 및 후보자는 유권자에 대한 기부행위가 금지된다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김 의원이 본인 소유의 토지를 선거구민에게 무상으로 제공했다는 논란을 부를 수도 있는 사안이 된다. 어린이집의 활동이 어린이집 체험 형식을 띠고 있으나 실제 수혜자는 학부모 등 지역구 유권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본인 소유 토지임을 인정하면서도 “실질적 관리는 아버지가 하고 있어 어린이집 행사는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법적 시비가 꼬리표로 붙을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선거관리위원회는 기부행위 성립 여부를 가릴 핵심 기준으로 ‘상호 호혜성’을 제시했다.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재산상 이익을 주는 행위는 금지되지만, 만약 양측이 정당한 임대료를 주고받았거나 토지 관리 등 상호 이익이 되는 행위를 교환한 ‘상호 호혜적 거래’라면 위반 소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김 의원 측이 무상으로 어린이집에 빌려준 것에 대해 어떤 대가를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어린이집 원장은 도지사 측근이자 김 의원 선거구 유권자
원장 A씨는 “원아 학부모 92%가 도남동 B아파트 거주자”라며 김 의원의 선거구와 무관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수혜 당사자인 A씨의 주거지가 김 의원의 지역구인 이도이동갑 선거구(구남동)에 속하는 것으로 확인된데다, 지리적으로 갑과 을 선거구가 인접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나머지 학부모 중 김 의원의 선거구민이 포함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김 의원과 A씨의 인적 관계망은 사안의 무게를 더한다. 김 의원은 오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를 지낸 최측근이며, A씨 역시 제주개발공사 비상임이사 등 요직을 거치며 최근 북콘서트 등 지사의 정치 행사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1월 도지사가 출연한 4·3 토크 콘서트 당시 홍보성 질의를 했다가 오 지사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관련기사 : “지사님 성과 궁금”…갑자기 도정 홍보장으로 변질?)
후보자의 자산이 유권자의 활동에 무상으로 쓰인 배경에 정당한 상호 호혜적 대가가 존재했는지, 아니면 법망을 피하기 위한 측근 간의 편의 제공인지는 선관위의 정밀한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비리의 온상이네 오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