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 육성] ➀ 민선 8기 첫 결실이라는데…정말 가치 있는 기업인가?

<상장기업 20개 유치 및 육성>은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의 핵심 공약이다. 제주도정은 지난달 19일 "민선 8기의 첫 성과"라며 한 이전 기업의 상장 소식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편중된 제주의 경제 구조를 고려하면, 투자와 고용을 이끌어 지역 경제 생태계를 확장할 기업 유치와 육성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도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기업의 역량, 시장성, 지속 가능성, 의지 등을 면밀하게 검증하는 과정 또한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에 <제주팟닷컴>은 이번 기업 유치와 상장 지원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6회에 걸쳐 보도한다.

“아이엘커누스는 피지컬 AI 분야의 선두 주자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갖췄다.”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아이엘커누스의 코넥스 상장식에서 오영훈 지사가 밝힌 말이다. 제주도는 ‘상장기업 육성 첫 결실’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상장 사실을 적극 홍보했다. 회사 본사가 제주로 이전했고, 향후 투자와 인력 고용을 추진한다는 것이 도정의 설명이었다. 제주도는 그 대가로 코넥스 상장을 포함해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각종 행정·재정 지원을 약속했다.

제주도는 “현재 도내 2개 기업이 내년 상반기 코넥스 상장을 추진 중이며, 도외 코넥스 기업 2곳과 코스닥 기업 1곳이 제주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며 오 지사의 핵심 공약 실현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상장기업 증가로 지역 인재 유입과 협력업체 네트워크 확장, 투자 자금 유입 등 제주 경제 전반에 긍정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는 장밋빛 전망도 뒤따랐다.

행정이 지역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기업 유치와 성장을 지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공공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기업의 재무, 기술력, 사업성, 경영 의지 등을 미리 검증해 ‘옥석 가리기’를 하는 것은 필수적인 절차다. <제주팟닷컴>은 공개된 재무자료와 기술 특허, 심의 기록 등을 분석하며 아이엘커누스가 과연 도정이 홍보한 만큼의 역량을 갖춘 기업인지 다각도로 검토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부분은 회사의 재무 건전성이다.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이엘커누스의 현금성 자산은 181만 원에 불과했고, 자기자본은 –8억 원대의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특수관계자와의 단기대여금 거래가 반복되는 등 영업 기반 자체가 취약한 구조였다. 상장 비용조차 자체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주도가 코넥스 상장 수수료 5천만 원을 지원하기로 한 점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기술력에서도 꼼꼼하게 검증해야 할 부분이 보인다. 도정은 이 회사를 ‘피지컬 AI 혁신 기업’으로 소개했지만, 아이엘커누스가 보유한 대부분 특허는 출원 시간이 오래된데다 시장성을 비롯해 최근 기술 경쟁력이나 혁신성의 근거를 발견하기 어려웠다. 

제주로 이전했다고 밝힌 본사 역시 실체가 불분명했다. 회사가 기재한 주소지는 비상주 공유오피스였으며, 출입문 어디에도 명패나 안내 표기는 없었다. 상시 근무 흔적을 찾기 어려운 공간이었다. 이 기업이 제주에서 실질적인 고용과 투자를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처럼 기업의 재무 구조, 기술력, 본사 실체, 고용·투자 계획 등 핵심 정보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거나 도민사회에 제대로 설명되지 않았다. 상장기업 본사의 실체를 확인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점검하는 일은 행정 유치 정책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공공재정이 투입된 정책이라면 그 기준과 절차는 더욱 투명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이 기업이 어떤 검증을 거쳐 선정됐는지, 행정이 어떤 판단 근거로 상장 지원을 결정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도정과 실무를 맡아 진행한 제주테크노파크는 이에 대한 분명한 설명 책임이 있다. 제주가 말하는 ‘첫 성과’가 진정한 성공인지, 그 기반부터 다시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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